일본, 올 가을 쌀값 다시 오르나…가격상승 기대치 역대 최고

재테크

이데일리,

2025년 9월 05일, 오후 04:49

[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올해 가을 일본에서 쌀값이 재차 오를 것이라는 우려가 농가와 시장 전반에서 확산하고 있다. 실제로 ‘가격상승’ 기대치가 사상 최고폭으로 뛰었다.

(사진=AFP)


5일 니혼게이자이(닛케이)신문에 따르면 일본 쌀안정공급지원기구가 이날 발표한 8월 쌀 수급·가격 전망 조사에서 3개월 안에 쌀값이 오를 것이라는 ‘가격동향지수’(DI)가 69로 한 달 만에 무려 23포인트 상승했다. 이는 정부 비축미가 방출되기 전인 올해 1월 조사(77) 이후 최고치이며, 특히 상승폭은 역대 최대를 기록한 것이다.

올 가을 이후 쌀값이 다시 오를 것으로 업계와 소비자 모두 예상하고 있다는 의미다. 기구는 일본 내 전국 쌀 생산자와 집·출하업자, 쌀 도·소매 및 외식기업 등을 상대로 거래 상황과 수급 동향, 가격 수준 등을 매월 조사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들 가운데 50%가 향후 쌀 가격 상승을 전망하는 이유로 ‘조달 상황 악화’를 꼽았다. 전월(42%)보다 8%포인트 상승한 수치다.

이는 산지협회(JA)들이 농가에 매입 선지급금(개산금)을 크게 높여 쌀 확보 경쟁에 나선 것에서 확인된다. 개산금이란 쌀 수확기 초기에 산지협회가 농민들로부터 쌀을 사들일 때 일정액을 미리 지급하는 제도다.

최근 쌀 수급이 불안해지면서 산지협회와 민간 유통업체 간 매입 경쟁이 치열해졌고, 더 많은 쌀을 확보하기 위해 농가에 더 유리한 조건을 제시하다보니 개산금이 크게 오르게 된 것이다. 올해 쌀값 하락 요인이었던 정부 비축미 방출 영향도 약화한 상황이다.

이에 일본 내 최대 쌀 산지인 니키타현에서는 고시히카리 품종 기준 60킬로그램(kg)당 매입가가 지난달 3만엔을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달 매입가가 1만 3000엔이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무려 76%나 인상된 것이다.

일반 소비자 입장에서도 앞으로 쌀값이 더 오를 것이란 심리가 강해졌다. 최근 가뭄·폭염 등 기상이 악화한 데다, 정부의 감산정책, 생산량 감소 등으로 쌀 공급이 부족해지고 있다는 걸 체감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실제 이번 조사에서 18%가 쌀값 상승 요인으로 ‘작황 우려’를 지목했다. 이외에도 외식 회복, 관광객 증가 등으로 쌀 소비가 늘어난 것도 사재기 심리를 부추기고 있다는 진단이다.

유통 현장에선 민간업체와의 경쟁 심화, 신규 쌀 출하 지연 등으로 5kg당 소매가가 4000~~4500엔대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 일본 농림수산성에 따르면 지난달 18~24일 기준 전국 평균 소매가는 5kg당 3770엔 전후로 집계됐다. 전주보다는 28인(0.7%) 내린 가격이지만 11주 연속 3000엔대 후반에 머무르고 있다.

닛케이는 “올 가을 본격적인 수확기에 접어 들고 새로운 쌀이 입고된 이후에도 5kg당 4000엔을 웃돌 것이란 견해가 우세하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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