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파이 코인' 보유분만 7조원어치…가상자산 제국 쌓는 '트럼프家'

재테크

뉴스1,

2025년 9월 03일, 오전 07:03

지난 8월 25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재명 대통령과의 워싱턴DC 백악관 오찬 회담 후 오벌오피스(미 대통령 집무실)에서 이어간 만남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5.08.31.(백악관 제공. 재판매 및 DB금지) © News1 류정민 특파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일가의 가상자산 월드리버티파이낸셜(WLFI)과 스테이블코인 USD1이 업비트를 비롯한 국내외 주요 거래소에 상장된 가운데, 트럼프 일가가 가상자산 사업을 전방위적으로 확대하고 있다.

현재 트럼프 일가는 디파이(탈중앙화 금융) 프로젝트 월드리버티파이낸셜을 비롯해 트럼프 밈코인, 비트코인 채굴 기업 '아메리칸 비트코인'에 이르기까지 여러 가상자
산 관련 분야에서 사업을 시도 중이다.

한국은 법제화도 하지 못해 가상자산을 여전히 불법 취급하고 있는 상황인데전세계 법과 질서의 상징처럼 여겨지던 미국은 현직 대통령이 직접 나서 가상자산을 돈벌이 수단에 활용하는 실정이다.

트럼프 일가 WLFI 토큰 보유분만 7조원어치…스테이블코인도 승승장구
3일 가상자산 업계에 따르면 지난 1일 바이낸스, 업비트 등 국내외 주요 거래소에서 거래를 시작한 월드리버티파이낸셜(WLFI) 토큰은 하루 만에 상장가 대비 20% 가량 하락한 가격에 거래됐다.

상장가 대비 가격이 하락한 데는 사전 판매 물량이 덤핑(대규모 매도)될 것이란 우려가 영향을 미쳤다. 트럼프 일가의 보유분이 지나치게 많다는 논란도 하락 폭을 키웠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트럼프 일가가 보유한 WLFI 가치는 50억달러(약 7조원) 규모로 추산된다. 상장 전에는 가치를 책정할 수 없었으나, WLFI 토큰이 거래되기 시작하면서 가치 추산이 가능해졌다.WLFI 발행량 1000억개 중 22.5%인 225억개는 트럼프 일가 계열사인 'DT Marks DeFi LLC'에 할당돼 있다.

월드리버티파이낸셜의 달러 연동 스테이블코인 USD1도 주요 거래소에 상장된 후 시가총액 기준 세계 5위권 스테이블코인으로 성장한 상태다. 트럼프 일가는 디파이, 스테이블코인 등으로 발생하는 월드리버티파이낸셜 플랫폼 수익의 75%를 가져갈 수 있는 권한이 있다. USD1이 성장할수록 트럼프 일가가 보유하는 가상자산 규모도 늘어나게 된다.

밈코인부터 비트코인 채굴까지…가상자산 전 분야서 사업 시도
지난 1월 22일 서울 서초구 빗썸라운지 전광판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발행한 밈 코인 '오피셜 트럼프(TRUMP)' 시세가 표시되고 있다. 당시 6만원대에 거래되던 오피셜트럼프는 현재 1만원대로 하락한 상태다. 2025.1.22/뉴스1 © News1 임세영 기자

트럼프 일가의 가상자산 사업은 월드리버티파이낸셜뿐만이 아니다. 국내 주요 거래소에서 활발히 거래되고 있는 트럼프 밈코인 '오피셜트럼프($TRUMP)'도 대통령 일가가 추진하는 대표적인 가상자산 사업이다. 영부인 멜라니아 여사 또한 밈코인을 발행한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밈코인 발행으로 지금까지 4000억원 이상을 벌어들인 것으로 추산된다. CBS 등 외신은 지난 5월 말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1월 '오피셜 트럼프'를 발행한 이후 밈 코인 수익으로만 3억 2000만달러(약 4464억원)를 벌었다고 보도했다.

밈코인 수익 증가에는 트럼프 대통령과의 저녁 식사가 크게 영향을 줬다. 지난 5월 트럼프 대통령은 밈코인 상위 보유자 220명을 저녁 식사에 초대하는 행사를 열었다. 당시 해당 보유자들은 저녁 식사권을 따내기 위해 밈코인 매수에 최소 1억 4000만달러(약 1952억원)를 지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일가는 이에 그치지 않고 미디어 기업 '트럼프 미디어'를 통해서도 가상자산 신사업에 나섰다. 트럼프 미디어는 트럼프 대통령이 평소 사용하는 소셜미디어인 '트루스 소셜'을 운영하는 기업이다.

트럼프 미디어는 지난달 26일(현지시간) 트루스소셜과 트루스 플러스 플랫폼에 크립토닷컴의 가상자산인 크로노스(CRO)를 유틸리티토큰으로 사용하는 토큰 보상 시스템을 도입한다고 밝혔다.

이에 더해 두 기업은 기업인수목적회사(스팩, SPAC)인 요크빌과 손잡고 '트럼프 미디어 그룹 CRO 전략'이라는 이름의 합작 법인을 세우기로 했다.

해당 법인의 목적은 크로노스 토큰 준비금을 보유하는 것으로, 크립토닷컴이 총 10억달러 규모 크로노스 토큰을 출자한다. 이는 발표 시점 기준으로 크로노스 총 시가총액의 19%에 해당하는 규모다.

트럼프 미디어는 크로노스 토큰의 사용처를 직접 마련함으로써 토큰 가치를 끌어올리고, 크로노스 토큰을 통해 새 수익원도 확보하게 된다.

트럼프 대통령의 차남 에릭 트럼프가 주도해 설립한 기업 '아메리칸 비트코인'도 트럼프 일가의 가상자산 사업 중 하나로 자리잡을 전망이다.

아메리칸 비트코인은 2일(현지시간) 또 다른 채굴 기업 그리폰디지털과의 합병을 통해 ABTC라는 티커로 나스닥에 상장됐다.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 에릭 트럼프 등 트럼프 형제가 보유한 아메리칸 비트코인 지분은 18% 가량이다.

이해상충 논란 지속…트럼프 코인 방지법도 등장
트럼프 일가가 사실상 가상자산 전 분야에서 사업을 시도하면서 이해상충 논란은 끊이지 않을 전망이다.

코인텔레그래프는 "트럼프 일가의 디파이 프로젝트는 물론, 비트코인 채굴 사업도 의회 내 비판의 대상이 되고 있다"며 "대통령의 가상자산 관련 이해관계가 정부 정책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고 설명했다.

대통령 일가의 사익 추구를 방지하기 위한 법안도 발의된 상태다. 지난 5월하원 금융서비스위원회 맥신 워터스 의원 등 민주당 의원들은 대통령 및 직계가족이 디지털자산을 통해 사익을 얻는 것을 금지하는 '트럼프 코인 사익 방지법(Stop Trump in Coin Act)'을 발의했다.

hyun1@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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