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자산 내재가치 없다더니"…이억원, '코인 테마주' 투자

재테크

뉴스1,

2025년 9월 02일, 오후 05:56

이억원 금융위원장 후보자 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회 정무위원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 출석해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2025.9.2/뉴스1 © News1 이승배 기자

가상자산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밝힌 이억원 금융위원장 후보자가 정작 '코인 테마주'로 불리는 비트코인 최대 보유 기업 '스트래티지(마이크로스트래티지)'에 투자한 사실이 드러나 논란이다.

이 후보자는 2일 오전 국회 정무위원회 인사청문회에서 "총 7000만 원을 주식에 투자했고, 그중 1100만 원을 미국 주식에 투자했다"고 밝혔다. 현 정부가 한국 증시 부양을 강조하는 상황에서 금융정책 수장이 해외 주식에 투자한 것이 적절하냐는 지적에 대한 답변이다.

앞서 국회에 제출된 인사청문 요청안에 따르면 이 후보자의 주식·펀드 투자액은 총 7126만 원으로 집계됐다. 이 중 눈에 띄는 점은 미국 소프트웨어 기업 '스트래티지' 주식 보유다.

스트래티지는 마이클 세일러 창업자의 주도로 지난 2020년부터 비트코인을 꾸준히 매수했으며, 현재 세계 상장 기업 중 가장 많은 비트코인을 보유하고 있다.

이날 오후 3시 47분 코인게코 기준 스트래티지의 비트코인 보유량은 총 63만 2457개로, 업비트의 비트코인 1개 가격(1억 5344만 원)을 기준으로 약 97조 원에 달하는 규모다.

이에 따라 스트래티지의 기업 가치는 비트코인 가격에 연동돼 움직인다. 연기금이나 보험사처럼 위험자산에 직접 투자하기 어려운 기관들은 스트래티지에 투자해 사실상 상장지수펀드(ETF)처럼 비트코인에 간접 투자하는 효과를 얻는다.

문제는 이 후보자의 과거 발언과 이번 행보가 상반된다는 점이다. 가상자산은 '내재적 가치'가 없다고 부정적인 입장을 밝힌 그가 정작 비트코인 투자회사를 통해 간접 투자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이 후보자는 지난달 31일 정무위에 제출한 인사청문회 서면답변에서 "(가상자산은) 내재적 가치가 없어 예금·증권 등 전통 금융상품과 다르다"며 "가격 변동이 커 화폐의 본질적 기능을 수행하기 어렵다"고 주장한 바 있다.

가상자산 관련 정책에 대해서도 이 후보는 "노후 안정적 소득 보장을 위한 퇴직·개인 연금에서 (가상자산에) 투자하는 것을 우려하는 시각이 많다"며 "비트코인 현물 ETF 도입도 다양한 기대와 우려가 공존한다"고 다소 부정적인 입장을 내놨다.

한 업계 관계자는 "가상자산은 내재적 가치가 없다고 밝힌 상황에서 '코인 테마주'로 불리는 스트래티지에 투자한 사실이 알려지며 아이러니하다는 시각도 있다"며 "미국 대통령 일가도 관련 사업에 뛰어들고 국회에서도 입법이 활발히 진행되는 만큼 보다 전향적이고 긍정적인 검토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 후보자는 "시장이 어떻게 작동하는지 보기 위해 (투자를) 했다"고 해명했다.

chsn12@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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