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배터리 공장서 韓 직원 300여명 체포…협력사 직원 다수(종합2보)

경제

뉴스1,

2025년 9월 05일, 오후 08:02

미국 이민당국이 4일(현지시간) 조지아주에 위치한 현대자동차와 LG에너지솔루션이 공동으로 건설 중인 조지아주 브라이언 카운티 소재 전기차 배터리 공장 건설현장을 급습해 불법체류자 혐의가 있는 450여명을 체포했다. (ATF 애틀랜타 X 계정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2025.9.5/뉴스1 © News1 김진환 기자

미국 사법당국이 조지아주(州) 서배나에 위치한 현대차그룹과 LG에너지솔루션의 합작 배터리 공장 건설 현장에서 대대적인 불법 체류자 단속을 벌여 한국인 300여 명이 구금된 것으로 5일 전해졌다.

현장에서는 오는 10월 준공을 앞두고 장비 설치 등 막바지 작업이 진행 중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단속된 직원 170여 명은 인테리어 관련 작업자, 나머지는 생산장비 협력업체 직원으로 전해졌다.

이번 단속으로 공장 가동이 예상보다 미뤄질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정부는 미국 측에 '우려와 유감'의 뜻을 전하고, "미국의 법 집행 과정에서 우리 투자업체의 경제 활동과 우리 국민의 권익이 부당하게 침해되어선 안 된다"라는 입장을 밝혔다.

외신과 정부 등에 따르면 이날 미 이민세관단속국(ICE)은 공사 현장에서 불법체류 혐의 등으로 현장 근로자를 체포했다. 체포된 이는 총 450명에서 560명 사이로 이 가운데 한국인은 300여 명에 달한다.

공장에서는 협력 업체 직원들이 각종 장비 설치, 인테리어 등 막바지 작업이 진행 중이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시공사인 현대엔지니어링과 그 협력업체 직원이 다수 체포됐으며 특히 협력업체 직원 170여 명이 체포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이들 전원이 한국인은 아닌 것으로 전해진다.

나머지 130여 명은 공장 가동에 필요한 장비를 공급하는 LG에너지솔루션 협력업체 직원으로 알려졌다.

단속 대상이 된 공장은 2023년 하반기에 현대차그룹과 LG에너지솔루션이 지분 50%씩 총 43억 달러(약 6조 원)를 들여 짓기 시작했다. 연간 약 30기가와트시(GWh), 전기차 약 30만대분의 배터리셀을 양산할 수 있는 규모로 준공 시점은 10월로 알려졌다.

이번 단속으로 공장 가동 시점은 다소 늦어질 전망이다. 남은 인원으로 공사를 이어갈 수 있지만, 작업 지연이 불가피해 공장 가동 시점이 늦어지면서 기업의 피해가 예상된다.

정부는 대응에 총력을 다하고 있다. 이재웅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주미국대사관 총영사와 주애틀랜타 총영사관의 영사를 현장에 급파하고 현지 공관을 중심으로 현장 대책반을 출범시킬 것을 지시하는 등 상황에 적극 대처 중"이라며 "본부에선 오늘 주한미국대사관을 통해 우리의 '우려와 유감'의 뜻을 전달하고 우리 국민의 정당한 권익이 침해당하지 않도록 각별히 유의해 줄 것을 당부했다"라고 했다.

체포된 인력 대부분은 전자여행허가(ESTA)나 회의 참석 등을 위한 상용비자(B1) 비자를 발급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구금된 300여 명의 한국인의 비자가 무엇이었는지는 아직 구체적으로 파악되지 않았다.

ICE 등 미 당국은 이번 체포 및 구금 과정에서 우리 측에 사전 통보를 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외교부 당국자는 이날 "공관을 통해서 관련 사안을 인지했다"라며 "필요한 내용을 계속 파악 중"이라고 설명했다.

미국 현지 관계자는 "체포된 인원들은 인터뷰를 통해 혐의가 없다고 판단되면 바로 풀려나는 경우도 있다"며 "비자 종류와 어떤 업무를 했는지에 따라 달라진다"고 설명했다.

한편 지난 2020년에도 미국 조지아주 SK배터리아메리카(SKBA) 공장 건설 현장에서 한국인 근로자가 13명이 불법체류 혐의로 체포됐다 자진 출국을 약속한 뒤 15시간 만에 풀려난 적이 있다. 이들도 건설 현장에서 일하던 협력업체 직원들로 미국에서 일하는 데 필요한 단기취업비자(H-2B)를 받지 않고 현장에서 근무한 것으로 알려졌다.

pkb1@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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