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서도 없어서 못파는 팰리세이드, 파업에 출고 더 늦어지나

경제

이데일리,

2025년 9월 05일, 오후 04:53

[이데일리 이배운 기자] 현대차 노조가 파업에 돌입하면서 전 차종 생산 차질이 불가피해졌다. 특히 ‘없어서 못 판다’는 팰리세이드의 생산·출고 지연 우려가 커지고 있다.

현대차 팰리세이드. (사진=현대차)
5일 현대차(005380)에 따르면 전국금속노동조합 현대자동차지부는 지난 3일부터 사흘간 부분 파업을 진행했다. 현대차는 공시를 통해 “전 차종에서 부분적 생산 차질이 발생할 수 있다”고 밝혔다. 노사는 올해 임금 및 단체협약(임단협) 교섭에서 기본급 인상, 정년 연장, 통상임금 확대 등을 놓고 대립 중이다.

금속노조 현대자동차지부가 지난달 울산 북구 현대자동차 지부 2층 대회실에서 2025년 단체교섭 결렬에 따른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번 파업으로 울산공장 제4공장에서 생산되는 팰리세이드 역시 일정 차질이 불가피해 보인다. 신차 구매 플랫폼 ‘겟차’에 따르면 9월 기준 팰리세이드 출고 대기기간은 가솔린과 하이브리드 모델 모두 약 3개월이다. 대부분 차종이 2주~1개월 내 출고되는 점을 감안하면 이례적으로 길다.

특히 팰리세이드는 국내뿐만 아니라 미국에서도 판매 돌풍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달 팰리세이드의 미국 시장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38.8% 증가한 1만 5560대로, 월간 최다 기록을 경신했다. 현대차의 미국 시장 점유율 확대와 브랜드 이미지 제고에 핵심 역할을 하고 있다는 평가다.

이처럼 주문이 밀려 납기 단축이 시급한 상황에서 노조가 파업 모드에 들어가면서 출고 대기 기간은 더 늘어날 수밖에 없다. 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시장에서 신차 납기 지연은 브랜드 신뢰도와 직결된다”며 “미국처럼 차 수입 비중이 크고 경쟁이 치열한 시장에서 납기가 거듭 늦어지면 소비자들은 금방 다른 브랜드로 눈을 돌릴 수 있다”고 지적했다.

문제는 노사 간 입장차가 큰 탓에 추가 파업 및 총파업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점이다. 현대차 노조는 기본급 14만 1300원 인상, 순이익의 30% 성과급, 상여금 900% 등을 요구하고 있다. 반면 회사는 대내외 악재를 이유로 기본급 9만 5000원 인상, 성과급 400%, 1400만원과 주식 30주 지급 등을 2차 안으로 제시했다.

이런 가운데 기아 임단협 교섭에도 먹구름이 드리웠다. 기아 노조는 기본급 14만 1300원+a 인상, 영업이익 30% 상당 성과급, 주 4일제 도입, 특근 개선지원금 등 현대차보다 높은 수준의 인상안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측이 즉각 수용하기 어려운 조건인 만큼 교섭 과정에서 기아 노조 역시 파업에 나설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기아 노조가 파업할 경우 대표 인기 차종인 스포티지의 출고 지연이 불가피해 보인다. 9월 기준 스포티지 출고 대기기간은 가솔린 모델 4개월, 하이브리드 모델 2개월에 달한다.

스포티지는 지난달 기아의 미국 시장 최다 판매 모델로 팰리세이드와 함께 ‘효자’ 차종으로 꼽힌다. 특히 하이브리드 모델 판매는 전년 대비 81% 급증하며 역대 최다 기록을 세웠다.

업계 관계자는 “미국은 전기차·하이브리드 보조금 제도가 까다롭고 시기에 따라 혜택이 달라지기 때문에 출고가 늦어지면 세제 혜택을 놓친 소비자의 불만이 빠르게 확산될 수 있다”며 “브랜드 경쟁력 관리 차원에서도 더 이상 납기 지연 사태가 없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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