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국내 화장품의 올 상반기 수출 규모는 55억달러(한화 약 7조 6213억원)를 잠정 기록하며 전년 동기보다 14.8% 증가했다. 이는 역대 최대 상반기 수출액이다. 대(對)중국 수출액이 감소했음에도 불구하고 미국, 일본 등에서 수출액이 증가한 영향이다. 또 K뷰티 화장품 수출국은 지난해 172개에서 176개로 4개국이 늘었다. 유럽, 중동, 서남아시아, 중남미 등으로 수출이 확대되면서다. 유형별로는 기초화장품이 41억 1000만달러로 가장 많았고, 색조화장품(7억 5000만달러), 세정용품(2억 7000만달러), 두발용 제품류 (2억 2000만달러)가 뒤를 이었다.

호주의 한 뷰티 매장에 한국 브랜드 화장품들이 진열돼 있다. (사진=김지우 기자)
조선미녀는 전통 한방 재료를 강조해 브랜드 정체성을 확립했다. 대표 제품인 맑은살 선크림은 미국, 유럽, 호주, 인도 등 세계 100여 개국에서 큰 인기를 얻고 있다. 조선미녀는 아마존 블랙프라이데이 기간 선크림 부문 1위를 기록하기도 했다. 아누아는 어성초 등 자연유래 성분을 강조해왔다. 현지 수요와 맞물리면서 어성초 클렌징 오일과 토너는 미국 아마존에서 베스트셀러에 오르기도 했다.
부스터스의 ‘이퀄베리’도 자연 성분 콘셉트를 적용한 스킨케어를 앞세워 해외 시장에 진출했다. 이퀄베리는 해외 진출 1년 만에 북미, 동남아, 오세아니아 등 세계 70개국으로 판로를 확대했다.
인디 브랜드들은 미국, 일본 등에서 유통채널을 다각화하는 한편 새로운 시장 개척에 나서고 있다. 에이피알은 메디큐브를 미국 뷰티 편집숍 울타 뷰티에 입점시키며 북미 시장 공략을 본격화했다. 또 일본에선 현지 유통업체를 통해 생활용품 전문점 돈키호테 등으로 판로를 확대했다. 아누아는 미국과 일본 아마존에서 높은 판매 성과를 거둔 데 이어, 유럽, 중동, 호주 지역 내 아마존에 공식 입점했다. 최근 아누아는 영국 최대 드럭스토어 ‘부츠’ 매장 650개에 입점했다. 매장별 판매 품목도 기존 7개에서 15개 이상으로 확대했다.
이퀄베리는 온라인으로 진출한 130여 개국에서 오프라인 채널에 진입하기로 했다. 영미권 국가를 비롯해 유럽, 싱가포르, 베트남 등 동남아에서 마케팅을 강화하겠다는 생각이다. 부스터스 관계자는 “레티놀의 안심 대체 성분으로 부상 중인 바쿠치올 등의 성분들을 발굴해 나갈 계획”이라며 “이러한 성분을 원료로 한 제품의 탄생 과정을 콘텐츠로 만들어 SNS 플랫폼 등을 통해 마케팅을 전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