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정부, 경제·통상 투톱 출격…D-12 한미 관세협상 ‘총력전’

경제

뉴스1,

2025년 7월 20일, 오전 08:00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자가 17일 서울 여의도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의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2025.7.17/뉴스1 © News1 유승관 기자

한미 관세 협상 종료 시한(8월 1일)이 열흘여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이재명 정부의 경제·통상라인이 본격적으로 구축됐다. 구윤철 부총리겸 기획재정부장관과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의 국회 인사청문보고서 채택이 마무리되고, 내주 취임함에 따라 미국과의 관세 협상도 고위급 차원의 심화 단계로 접어들 전망이다.

협상 시한이 촉박한 만큼, 당장 내주부터 미국 워싱턴 D.C 현지에서 양국 간 막판 협상이 진행될 예정이다. 구 부총리는 이르면 22일 방미 일정을 조율 중이며, 김 장관 역시 방미 여부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두 고위급 인사의 방미가 성사될 경우, '2+2(재무·통상 수장) 고위급 협의체' 재가동 가능성도 제기된다.

구윤철 이르면 22일 방미 조율…관세 협상 지원·환율 정책 논의
20일 관계 부처에 따르면 구 부총리는 취임 직후인 22일 또는 23일쯤 방미길에 오르는 일정을 미국 측과 최종 조율 중이다. 현지에서는 카운터파트인 스콧 베선트 재무장관과의 회담 일정도 함께 조율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구 부총리가 취임과 동시에 긴급히 방미를 추진하는 배경에는 내달 1일로 예고된 한미 관세 협상 종료 시한이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미국이 한국에 부과한 25%(기본관세 10%+국가별 차등관세 15%)의 상호관세 요율을 낮추기 위한 협상 시한이 열흘 남짓 남지 않은 상황에서, 구 부총리의 방미는 관세 협상 지원 성격으로 해석된다. 양국 간 교착 상태에 빠졌던 환율 정책 논의도 재개될 가능성이 거론된다.

지난 4월 열린 1차 '2+2 고위급 협의'에서 당시 최상목 경제부총리와 안덕근 산업부 장관은 스콧 베선트 미 재무장관, 하워드 러트닉 상무장관과 △관세·비관세 조치 △경제안보 △투자협력 △통화·환율 정책 등 4개 핵심 분야에 대해 논의를 구체화 해나가기로 한 바 있다.

하지만 이후 최 전 부총리의 사임과 조기 대선 국면 돌입 등으로 인해, '2+2 협의체'를 포함한 양국 간 고위급 협의는 사실상 중단 상태에 놓여 있었다.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후보자가 1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산업통상자원위원회 전체회의장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의원 질의를 듣고 있다. 2025.7.17/뉴스1 © News1 이광호 기자

협상 종료 D-12…트럼프 마음 돌릴 최종 카드는
관세 협상의 최일선에 선 통상당국도 구 부총리의 방미에 맞춰 김정관 장관 또는 여한구 통상교섭본부장의 방미 일정을 조율 중이다. 상호관세 유예 종료 시한(8월1일)이 임박한 만큼, 미국 측에 제시할 최종 협상 카드를 면밀히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통상당국 등에 따르면 기존에 유력하게 검토되던 미국산 LNG 수입 확대나 조선업 및 제조업 협력, 또 이와 별개로 트럼프 대통령의 환심을 사기 위한 '알래스카 가스관 프로젝트'에 더해 최근에는 소고기 수입 월령 제한 조치 철폐나 쌀 수입 쿼터물량 확대, 사과 수입 개방, 고정밀 지도 해외반출 등의 비관세장벽 해소 카드도 전향적으로 검토되고 있다.

2차 방미 협상을 마친고 돌아온 여한구 통상교섭본부장은 지난 14일 기자들과 만나 협상 진척 상황과 향후 추진 방향을 설명하며 '농축산물 분야 비관세장벽 해소'를 대(對)미 협상 카드로 활용할 수 있음을 밝힌 바 있다.

여 본부장은 "어떤 나라와 자유무역협정(FTA)을 해도 농산물 분야는 항상 고통스러웠지만, 결과적으로 산업 경쟁력은 강화됐다"고 평가했다. 이어 "농산물 분야는 분명 민감하고 지켜야 할 부분이 있지만 전체 협상 틀 속에서 전략적으로 판단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그동안 농축산물 분야 비관세장벽 완화와 관련해 언급을 자제해 온 이전과 달리 협상 카드로서의 가능성을 처음 시사한 것이다.

여 본부장은 그러면서 "우리가 할 수 있는 안을 충실히 만들어 랜딩존(착륙지점, 합의점)에 도달할 수 있다고 판단될 때 다시 한번 미국으로 갈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이 예고한 협상 시한(8월 1일)이 보름도 채 남지 않은 상황에서, 우리 정부가 내밀 협상 카드를 구체화해야 하는 시점으로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다만 소고기 월령 제한 수입 조치 해제나, 쌀 수입 쿼터 물량 등과 같은 농축산 분야 시장 개방 카드에 대해선 국내 반발 여론이 만만치 않아 선뜻 결정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한편 한미 관세 협상은 오는 8월 1일 최종 시한을 앞두고 있다. 미국이 우리나라에 예고한 상호관세는 기본관세 10%에 국가별 차등관세 15%를 더한 '25%'다.

관세 협상은 미국이 우리나라에 부과한 고율 관세를 줄이고, 자동차(25%), 철강·알루미늄(50%) 품목에 대해 전 세계 공통으로 부과한 품목 관세 조치에서 우호적인 대우를 이끌어내기 위해 진행 중이다.

euni1219@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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