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아 ev2
유럽 전기차 시장에서도 '소형차' 강세가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판매량 상위 '톱10' 중 절반을 소형차가 차지했다.
현대자동차(005380)·기아(000270) 역시 소형 전기차를 앞세워 유럽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낸다는 전략이다. 특히 오는 11월부터 강화된 유로7 환경규제가 적용돼 현지 전기차 판매는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
20일 시장조사기관 JATO Dynamics에 따르면 5월 유럽에서 가장 많이 팔린 전기차는 테슬라 모델Y가 차지했다. 총 1만357대가 판매됐고 그 뒤를 △스코다 Elroq △폭스바겐 ID.7 △폭스바겐 ID.4 △폭스바겐 ID.3 △기아 EV3 △BMW iX1 △아우디 Q6 e-tron △스코다 Enyaq △르노 5가 10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유럽에서 가장 많이 팔린 전기차 상위 10개 모델 중 절반 이상이 소형차로, 유럽의 전통적인 소형차 선호 문화와 '가성비' 지향적 소비 트렌드가 결합한 결과로 풀이된다.
현대차·기아는 이 같은 유럽 전기차 수요 변화에 발맞춰 소형 전기차 라인업을 확대한다. 현재 유럽에서 판매되는 소형 전기차는 5월 판매량 6위에 위치한 기아 EV3와 유럽에서 '인스터'란 이름으로 판매되는 현대차 캐스퍼 일렉트릭 2종류다. 인스터는 5월에 3148대가 팔리며 19위에 자리했다.
현대차·기아는 여기에 아이오닉2(가칭)와 EV2를 투입한다. 지난 2월 스페인에서 공개한 소형 전기 SUV EV2는 유럽 맞춤형 모델로 유럽 슬로바키아 공장에서 생산해 내년부터 판매할 예정이다. 아이오닉 2 오는 9월 독일에서 열리는 IAA모빌리티 쇼에서 공개된다. 두 모델 모두 유럽을 겨냥한 소형 전기차로 EV3, 인스터와 함께 유럽 시장을 공략할 핵심 라인업을 구성할 전망이다.
소형 전기차 라인업 확대는 단순 판매 확대를 넘어 유럽의 강화된 환경규제에 대응하기 위한 현실적 이유도 있다. 유럽연합(EU)은 오는 11월부터 강화된 환경 규제 '유로7'을 적용한다. 질소산화물(NOx), 입자상물질(PM), 브레이크·타이어 마모 입자까지 포함하는 포괄적 배출 규제로, 내연기관차의 생산 및 판매 부담이 크게 늘어난다.
현대차·기아의 친환경차로 불리는 하이브리드 차량조차도 이 기준을 충족하지 못할 가능성이 높아 브랜드 전체 평균 배출량 관리를 위해선 전기차 판매 확대는 '필수' 사항이다. 이호근 대덕대 교수는 "유럽이 환경규제에 대응하기 위해 현대차그룹은 소형차 중심의 전기차 개발과 출시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소형 전기차의 국내 출시 여부도 관심사다. 올해 상반기 국내에서 EV3(1만2299대), 캐스퍼 일렉트릭(4826대) 등이 판매되며 각각 전기차 판매 순위 2위와 5위를 기록했다. 국내에서도 합리적 가격의 소형 전기차 수요가 적지 않은 것으로 풀이된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시장에서도 합리적 가격의 전기차를 선호하는 흐름이 분명히 있다"며 "보다 다양한 전기차 라인업을 갖춰 소비자 선택권을 넓히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pkb1@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