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자를 삼킨 강렬한 해치백…푸조 308 스마트 하이브리드[시승기]

경제

뉴스1,

2025년 7월 19일, 오전 08:08

12일 경기 고양 일산서구에서 촬영한 푸조 준중형 해치백 '308 스마트 하이브리드' GT 트림의 모습. 2025.07.12/뉴스1 김성식 기자

프랑스 푸조를 대표하는 준중형 해치백 '308'이 지난 4월 마일드하이브리드(MHEV) 모델로 한국 시장에 상륙했다. 그간 판매됐던 디젤 모델과 달리 가솔린 엔진과 전기 모터를 결합해 한국 소비자들의 전동화 흐름에 발맞췄다.

강렬한 외관과 미래 지향적인 실내 등 기존 3세대 디젤 모델에서 호평받았던 요소들은 계승했다. 특히 사자의 눈매와 발톱을 각각 전·후면 램프에 형상화해 도로 위에서 다른 운전자들의 시선을 한눈에 받게 했다.

지난 11일 푸조 308 스마트 하이브리드, 상위 트림 GT를 빌려 이틀간 약 88㎞를 주행했다. 서울 강남에서 차를 받아 꽉 막힌 강남대로에 진입하는 순간 이 차가 일반적인 마일드하이브리드와는 다르다는 것을 강하게 느꼈다. 가다 서기를 반복하는 구간에서 정차했던 차량이 주로 전기 힘으로 출발했기 때문이다.

통상 마일드하이브리드는 전기모터가 내연기관 구동을 돕는 데 그친다. 이와 달리 푸조 308은 순수 전기(EV) 힘으로 도심에서 최대 50%를 주행할 수 있다. 회생 제동도 순수 전기차처럼 강하게 작동해 도심 정체 상황에서 차가 속력을 줄일 때마다 출발 시 사용했던 배터리를 바로 충전했다.

12일 경기 고양 일산서구에서 촬영한 푸조 준중형 해치백 '308 스마트 하이브리드' GT 트림의 모습. 2025.07.12/뉴스1 김성식 기자

강변북로에 진입해 차량의 속력을 높이자 이 차의 정숙한 면모를 발견할 수 있었다. 정체 구간에선 엔진 배기음과 전기차 특유의 고주파 음이 번갈아 가며 차량 내부로 전달됐지만, 차량이 본궤도에 오르자 엔진과 모터 소리가 크게 날 일이 없었기 때문이다.

액셀을 강하게 밟을 때는 엔진 배기음이 크게 나와 내연기관 특유의 스포티한 감성을 뽐냈다. 3기통 1.2L 가솔린 엔진에 48V 리튬이온배터리의 조합으로 합산 최고출력 146마력(PS), 합산 최대토크 28.7㎏·m를 발휘한다. 이 차의 공차 중량이 1.4톤에 불과하기 때문에 사흘간의 일상 주행에선 출력이 부족하다고 느끼지는 못했다.

외관은 직선 위주로 설계해 강렬한 존재감을 드러냈다. 전면에는 날카로운 칼로 조각한 듯 정교한 헤드램프가 사자의 눈을 떠오르게 했다. 그 옆에는 사자의 송곳니를 형상화한 주간주행등이 탑재됐다. 후면의 테일램프는 세줄 대각선이 그어져 마치 사자 발톱이 할퀴고 간 자리처럼 보였다. 해치백 특유의 갈수록 낮아지는 루프 라인은 차량을 더욱 역동적으로 보이게 했고 공기저항계수를 0.28Cd로 낮췄다.

실내에선 직선의 미학이 더욱 두드러지게 드러났다. 스티어링 휠은 곳곳이 깎여 원형이 아닌 8각형에 가까웠다. 대시보드는 비대칭적인 선들의 반복으로 마치 피카소가 그린 큐비즘 작품을 보는 것 같았다. 센터패시아에는 10인치 디스플레이가 자리했는데, 터치형 제어장치 '아이-토글'과 함께 이어져 있어 비행기 조종실을 연상케 했다.

12일 경기 고양 일산서구에서 촬영한 푸조 준중형 해치백 '308 스마트 하이브리드' GT 트림의 모습. 2025.07.12/뉴스1 김성식 기자

편의·안전 사양으로는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ACC)과 교통 표지 인식 시스템, 차선 이탈 경고 시스템 등이 기본으로 들어간다. 여기에 더해 상위 GT 트림에는 차선 유지 보조, 360도 파노라믹 카메라, 풀 LED 매트릭스 헤드라이트 등이 추가로 적용된다.

차량이 교통 표지판을 스스로 인식하기 때문에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을 켜면 초기 속도값이 제한속도로 자동으로 설정돼 편리했다. 또한 차선 유지 보조 기능은 반응 속도가 빨라 차량이 커브 길에서도 차로 정중앙에 계속 위치하게 도와줬다.

내장 내비게이션은 제공됐으나 갈림길에서 어디로 가야 하는지, 현재 도로 정체 상황은 어떻게 되는지 등 한국 소비자들이 원하는 부가 정보를 알려주지 않았다. 길 안내 목소리도 외국인이 한국말을 하는 것처럼 어눌했다. 차량 인포테인먼트 부문에서 현지화가 좀 더 필요해 보였다.

연비도 기대했던 것만큼 높지는 않았다. 이 차의 공인 연비는 복합 15.2㎞/L다. 그러나 이틀간 약 88㎞를 주행한 뒤 트립 컴퓨터가 집계한 실제 연비는 11.7㎞/L에 그쳤다. 강한 회생 제동에 거부감이 있어 △노멀 △에코 △스포트 등 3가지 주행 모드 중 노멀과 스포트를 주로 사용한 결과일 수 있다. 그럼에도 공인 연비를 크게 밑도는 수치라 아쉬웠다.

11~12일 푸조 준중형 해치백 '308 스마트 하이브리드' GT 트림을 88㎞가량 주행한 뒤 계기판을 확인하니 연비가 11.7㎞/L로 표시됐다. 2025.07.12.


seongskim@news1.kr

이시간 주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