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컬리 있는데…식품업계 당일·주말 배송 뛰어든 속사정

경제

뉴스1,

2025년 7월 18일, 오전 06:50


유통업계에서 빠른 배송이 핵심 경쟁력으로 자리 잡은 가운데 식품업계도 자사몰을 중심으로 본격적인 속도 경쟁에 나섰다. 신선식품처럼 품질이 배송 시점에 좌우되는 제품이 많은 만큼 당일·익일은 물론 주말과 공휴일까지 아우르는 배송 체계를 갖춰 고객 만족도와 충성도 모두를 끌어올리겠다는 전략이다.

18일 아워홈에 따르면 지난 17일부터 자사몰 아워홈몰에서 11번가 '슈팅배송'을 활용한 '오늘도착·내일도착' 서비스를 시작했다. 이 서비스는 아워홈이 11번가에 위탁을 맡긴 형태로 서울·경기 일부 지역은 오전 주문 시 센터 보유 물량에 한해 당일 배송이 가능하며 전국 대부분 지역에는 익일 배송이 이뤄진다. 일반 배송은 CJ대한통운을 통해 진행된다.

아워홈이 기존 주 5일 배송에서 주 7일로 확대해 평일은 물론 주말과 공휴일에도 상품을 받을 수 있도록 한 점도 눈에 띈다. 이를 통해 고객 편의성을 높이는 동시에 자사몰 충성 고객 확보에 속도를 내겠다는 전략이다.

CJ제일제당도 지난 4월부터 자사몰 CJ더마켓에서 '바로배송' 서비스를 시범 운영 중이다. 오전 10시부터 오후 10시 사이 주문한 상품을 2시간 이내에 배송하는 것으로 현재는 하남시·강동구·송파구 등 수도권 일부 지역에서 테스트하고 있다. 추후에는 소비자 반응과 물류 효율성을 검토한 뒤 정식 확대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다.

대상그룹 역시 육류 전문 브랜드 미트프로젝트를 통해 새벽배송과 주말배송을 도입했다. 지난 5월부터 자회사 혜성프로비젼의 콜드체인 설비를 활용해 B2C(기업소비자간거래) 물류를 강화하고 있으며 품질 유지와 배송 시간 단축을 동시에 꾀하고 있다.

서울 중구의 한 주차장에 쿠팡 배달 차량이 주차돼 있다. 2025.6.3/뉴스1 © News1 김진환 기자

식품업계가 빠른 배송에 속도를 내는 이유는 단순한 편의성 확보를 넘어서 외부 플랫폼 의존도를 낮추고 자체 물류망을 통해 수익성과 고객 접점을 동시에 확보하려는 전략적 선택으로 풀이된다. 높은 수수료와 치열한 가격 경쟁에서 벗어나 브랜드 경험을 자사몰 안에서 직접 설계하려는 움직임인 셈이다.

실제 쿠팡·컬리 등 대형 유통 플랫폼은 제품 노출이나 고객 유입 면에서는 유리하지만, 높은 수수료 구조와 가격 비교 환경으로 인해 실질적인 수익 확보가 어려운 경우가 많다. 이에 식품업계는 플랫폼 중심의 판매 구조에서 벗어나, 자사몰 생태계를 키우는 방향으로 전환하고 있다.

무엇보다 식품은 배송 타이밍이 제품 품질과 소비자 만족도를 좌우하는 대표적인 품목이다. 의류나 생필품과 달리 유통기한이 짧고 보관 상태에 따라 맛과 신선도가 민감하게 달라지는 만큼 정시 도착과 적정 온도 유지가 핵심이다. 장시간 이동하거나 물류 과정이 지연되면 포장 상태나 풍미가 떨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자사 물류망을 통한 정온·정시 배송은 품질 관리 측면에서도 효과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플랫폼에 의존하면 수수료 부담 등으로 수익성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며 "빠른 배송에 나서며 자사몰 경쟁력을 높이는 것은 플랫폼 의존도를 낮추고 품질관리와 수익성 모두 잡으려는 전략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jiyounba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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