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갑 여는 속도 빨라진 한국…소비심리 상승폭 OECD 33개국 중 '1위'

경제

뉴스1,

2025년 7월 16일, 오전 06:05

지난달 서울 시내 한 대형마트에서 시민들이 장을 보고 있다. (자료사진) /뉴스1 © News1 김성진 기자

최근 한국의 소비심리가 주요국 가운데 가장 빠르게 회복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민간소비는 연초 저점을 찍은 뒤, 지난 2분기(4~6월) 증가 전환에 성공한 것으로 분석됐다.

16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소비자 바로미터(Consumer Barometer)에 따르면, 지난달 한국은 0.81을 기록하며 통계를 확인할 수 있는 33개국 중 가장 높은 수치를 보였다. 이는 미국(0.68)과 일본(0.32) 등 주요국을 모두 앞선 수치다.

소비자 바로미터는 OECD가 회원국과 주요 비회원국을 대상으로 작성하는 소비자신뢰지수(CCI)의 월간 증가율을 뜻한다. 각국 소비자의 재정 상황 평가과 향후 경기 전망, 소비심리 등이 한 달 동안 얼마나 개선됐는지를 보여줘 국가 간 비교에 유용한 지표로 활용된다.

한국은 지난 5월에도 룩셈부르크(0.87)에 이어 조사 대상국 중 2위(0.84)를 차지했다. 이후 6월 들어 룩셈부르크가 마이너스로 떨어진 반면 한국은 상승세를 이어가며 1위에 올라섰다.

국내 소비심리가 연초 부진을 딛고 회복 국면에 접어든 것으로 풀이된다.

The OECD Consumer Barometer (2025 6월, 초록색일수록 높음)

특히 지난달 대선과 새 정부 출범을 전후로 불안정했던 정치 여건이 진정되고, 새 정부 경제 정책에 대한 기대감이 확산한 점이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실제로 한국은행은 최근 민간소비가 회복세로 돌아섰다고 판단하면서, 그 이유로 정치 불확실성 해소 등에 따른 경제 심리 호조를 꼽았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지난 10일 통화정책방향 간담회에서 "1분기 중에 감소했던 민간소비가 국내 정치 불확실성 해소 등으로 경제 심리가 살아나면서 2분기에는 증가 전환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소비가 큰 양은 아니지만 5월에 생각했던 것보다 조금 더 좋아지는 모습"이라고 덧붙였다.

(한은 제공)

앞으로도 소비심리는 개선이 기대된다. 당장 오는 21일 민생안정 지원금 지급이 시작되는 등 2차 추가경정예산(추경)이 풀리면서 심리 개선을 뒷받침할 것으로 예상된다.

정원일 상상인증권 연구원은 "조만간 지급될 지원금은 자금 조달에 대한 민간 주체의 부담을 줄이는 요소"라고 분석하면서 "소비 심리가 추가로 확대돼 실물 경기 순환에 기여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은도 앞서 "3분기에는 추경과 금리 인하 효과 등으로 내수가 회복세를 이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하반기 경기는 심리 개선만으로 낙관할 수 없다. 미국 트럼프 2기 정부의 관세로 수출 타격이 우려되기 때문이다.

한은은 "2분기 수출은 반도체 중심으로 증가하면서 성장세가 당초 예상에 부합했다"면서도 "3분기 이후에는 관세 영향이 본격화되면서 둔화될 전망"이라고 예상했다.

전문가들은 내수 회복이 당분간 성장을 지탱할 수 있지만, 향후 관세 협상 결과에 따라 성장 개선이 상쇄되거나 아예 하락세로 꺾일 수 있다고 우려했다.

정용택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트럼프 관세 영향이 이번 하반기부터는 실제로 반영된다"면서 "상반기와 비교하면 경제 성장률이나 체감 경기가 반등하긴 하겠지만 추세적으로는 상당히 위축된 상태일 가능성이 높다"고 평가했다.

정 연구원은 "안도감을 갖기에는 우리 경제가 처한 대외적 현실이 차갑고 불안정하다"며 "하반기 초반의 강한 기대가 오히려 하반기 후반에는 차가운 현실에 막혀 실망감으로 돌아올 가능성도 염두에 둬야 한다"고 덧붙였다.

icef08@news1.kr

이시간 주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