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후보자는 15일 인사청문회를 앞두고 제출한 답변서에서 “경쟁국에 뒤지지 않는 인센티브 등 전략적이고 적극적인 정부 주도 산업정책이 필요한 시점”이라며 반도체와 배터리 분야에서 생산세액공제 제도를 추진하겠다는 계획을 전했다.
생산세액공제는 특정 제품을 생산한 기업에 생산량만큼 세금을 공제해주는 제도다. 배터리, 태양광 패널, 청정연료 등의 생산량과 연동한 미국 AMPC와 유사한 개념이다. 이를테면 미국에 생산시설을 구축한 LG에너지솔루션, SK온, 삼성SDI 등 국내 배터리 3사는 AMPC 혜택을 받아 왔다.
한국 정부는 그동안 반도체 등에서 최대 투자금의 20% 세액공제를 일회성으로 제공해 왔다. 그런데 여기에 더해 생산량에 대한 세액공제까지 추가로 추진하는 것이다. 이는 이재명 대통령의 대선 공약이기도 하다. 업계는 세계적인 흐름에 맞춰 정부가 적극적인 산업정책 의지를 피력하는데 기대를 거는 기류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이 한국판 AMPC를 통해 얻을 세제 혜택이 수조원에 달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올 정도다.
다만 직접 보조금이 사실상 어려워진 데 대한 아쉬움도 일각에서 나온다. 반도체업계 한 인사는 “사후적으로 혜택을 주는 생산세액공제는 시설투자와 함께 사전적으로 주는 보조금보다 정책 효과가 덜할 수밖에 없다”며 “다만 어려운 재정 여건 속에서 지원책이 계속 나온다는 점은 긍정적”이라고 했다.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후보자가 지난달 30일 서울 강남구 한국기술센터에 마련된 인사청문회 준비사무실로 첫 출근하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