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엔솔 이어 SK온도 美서 LFP 양산…ESS 시장서 中과 2차전

경제

뉴스1,

2025년 7월 15일, 오전 07:29

미국 조지아주(州) 잭슨 카운티에 자리한 SK온 배터리 공장 전경<자료사진>(SK온 제공).


SK온이 미국에서 에너지저장시스템(ESS)용 리튬·인산·철(LFP) 배터리 생산을 추진한다. 지난달 미국 현지에서 ESS용 LFP 배터리 양산한 LG에너지솔루션에 이어 SK온도 생산 채비에 돌입한 것이다.

그간 니켈·코발트·망간(NCM) 배터리 위주로 생산하던 국내 기업들이 ESS 시장 공략을 위해 중국이 선점한 LFP 배터리 추격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엘앤에프 LFP 양극재 전문법인 설립…SK온 美 LFP 배터리 생산 때 납품

15일 배터리 업계에 따르면 SK온은 배터리 소재사 엘앤에프와 LFP 배터리용 양극재 공급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지난 10일 체결했다. 북미 ESS 시장을 겨냥한 것으로 양사는 향후 공급 물량과 시기 등을 논의한 뒤 중장기 공급 계약을 맺을 예정이다.

그동안 SK온은 배터리 미국 현지 생산에 주력해 왔다. 2022년 미국 조지아1·2공장 독자 가동을 시작한 게 대표적이다. 이에 더해 미 켄터키·테네시 일대에서 포드와의 합작 공장을 건립 중이다. 조지아에는 현대차그룹과의 합작 공장이 들어선다.

이 중 일부 생산라인을 전환해 LFP 배터리 현지 생산 체제를 신속히 갖춘다는 게 SK온의 구상이다. SK온 관계자는 "납품 고객사가 선정되면, 합작 공장을 포함해 미국 공장 중 최적의 장소에서 LFP 배터리를 생산하게 된다"고 말했다.

이에 발맞춰 엘앤에프는 최근 LFP 사업을 위한 법인 '엘앤에프엘에프피'(가칭)를 설립했다. 총 3365억 원을 투입해 연 6만톤 규모의 LFP 양극재 생산능력을 갖출 계획이다. 해당 물량은 SK온과 계약이 체결되면 북미 시장에 ESS용 배터리로 공급된다.

LG에너지솔루션 미국 미시간 홀랜드 공장에서 직원이 배터리 생산 공정을 점검하는 모습<자료사진>(LG에너지솔루션 제공).


LG엔솔 생산라인 조정, LFP 생산 1년 앞당겨…중국산에 밀린 전기차 배터리서 교훈

앞서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달 초부터 글로벌 주요 배터리 업체 중 최초로 미국 미시간 공장에서 ESS용 LFP 배터리 대규모 양산에 돌입했다. 생산 제품은 롱셀 기반 ESS 전용 파우치형 LFP 배터리다. 에너지 효율과 안전성, 가격 경쟁력을 확보해 이미 테라젠, 델타 등 주요 고객사 공급이 확정됐다.

이번 양산은 일부 생산라인 조정에 따른 결과다. 당초 ESS용 LFP 배터리는 미국 애리조나에 신규 공장을 건설해 2026년 양산에 들어갈 예정이었지만, 전기차용 배터리를 생산해 온 미시간 공장 공간을 ESS 생산 라인으로 신속히 전환해 양산 시기를 1년 앞당겼다.

국내 배터리 업계가 미국에서 ESS용 LFP 배터리 생산을 서두르는 건 그만큼 현지 시장 수요가 커져서다. 인공지능(AI) 데이터 센터 확산이 수요를 견인하고 있다.

산업조사기관 블룸버그NEF는 미국 내 ESS 누적 설치량이 2023년 19기가와트(GW) 규모에서 2035년 250GW로 13배 이상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상당수는 LFP 배터리가 들어갈 전망이다. 국제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2023년 글로벌 ESS 시장 내 LFP 배터리 점유율은 80%에 달했다.

전기차 배터리 시장에서 국내 기업들이 내세웠던 NCM 배터리가 중국의 LFP 배터리에 밀리고 있는 상황도 ESS용 LFP 배터리 생산 결정에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NCM 배터리는 높은 에너지 밀도로 긴 주행거리와 강한 출력을 자랑하지만 LFP 배터리 대비 가격이 비싼 편이다.

시장조사기관 SNE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1~5월 글로벌 전기차 배터리 시장에서 국내 배터리 3사(LG에너지솔루션·삼성SDI·SK온)의 합산 점유율은 전년 동기 대비 4.5%포인트(p) 하락한 17.9%에 그쳤다. 그 사이 중국 CATL과 BYD의 합산 점유율은 2.6%p 증가해 55.5%를 기록했다.

한국 배터리업체들이 계속 NCM 배터리만 고집할 경우 전기차처럼 ESS 시장에서도 중국에 밀릴 가능성이 큰 셈이다.

seongskim@news1.kr

이시간 주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