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LG전자가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유럽 최대 가전전시회 'IFA 2024'에 '공감지능으로 새롭게 그려내는 AI홈'을 주제로 참가했다고 8일 밝혔다. 사진은 독일 메세 베를린(Messe Berlin) 내 LG전자 전시관이 관람객들로 북적이고 있는 모습. (LG전자 제공) 2024.9.8/뉴스1
LG전자(066570)가 중국 가전업체와 손잡고 유럽 시장에 60만 원대 초저가 냉장고와 세탁기를 출시한다. 중국 업체에 생산을 맡길 뿐 아니라 제품을 함께 기획·개발하는 '합작 개발 방식'을 채택해 LG전자의 브랜드 가치를 지키면서 생산비용을 절감해 유럽 볼륨존(보급형) 시장을 공략한다는 계획이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LG전자는 이르면 다음 달 중국 가전업체와 협력해 만든 드럼세탁기와 냉장고를 유럽 전역에서 판매한다. 중국 중견 가전업체인 스카이워스와 9㎏짜리 드럼세탁기, 오쿠마와 400L급 2도어 냉장고를 공동 개발했다.
앞서 LG전자는 지난해 중국 실버스타그룹과 JDM 방식으로 생산한 로봇청소기 '로보킹 AI 올인원'을 국내 출시한 바 있다. JDM은 설계와 생산을 하청업체에서 담당하는 제조자개발생산(ODM)과 설계를 직접하고 생산만 위탁하는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의 중간 형태다.
LG전자가 국내 시장이 아니라 글로벌 시장에서 중국 기업과 JDM 방식으로 생산한 제품을 판매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LG전자는 프리미엄 시장에서는 탄탄하게 입지를 구축하고 있지만, 볼륨존 시장에서는 중국 기업과 가격 경쟁에서 고전하고 있는 만큼 점유율을 확보하기 위해 승부수를 띄운 것으로 풀이된다.
조주완 LG전자 최고경영자(CEO)는 올해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25' 기자간담회에서 중국 업체들의 약진에 대한 대응으로 △제품 경쟁력 우위 유지 △원가경쟁력 향상 △사업 모델 및 방식 차별화 등 방안을 제시한 바 있다. 공장 자동화율 증가 등으로 원가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중국 업체들이 워낙 낮은 가격에 좋은 품질의 제품을 내놓고 있어 볼륨존 경쟁은 쉽지 않은 상황이다.
냉장고와 세탁기 가격은 각각 500달러(약 68만원) 수준으로 책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이센스 등 중국 브랜드의 제품보다 조금 비싼 수준이지만, LG의 브랜드와 사후서비스(AS) 가치를 고려하면 경쟁력 있는 가격으로 평가된다.
이번에 출시하는 냉장고와 세탁기의 유럽 판매 실적에 따라 향후 다른 지역 및 제품군으로 중국 업체와 협력이 확대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jupy@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