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항공 참사 200일…항공안전 안녕하십니까

경제

이데일리,

2025년 7월 14일, 오전 10:43

[인하공업전문대학 항공경영학과 이휘영 교수] 2024년 12월 29일 오전 9시, 태국 방콕발 전남 무안행 제주항공 7C2216편 여객기가 무안국제공항 활주로로 동체 착륙을 시도하던 중 활주로를 벗어나 콘크리트 구조물과 충돌했다.

전남 무안군 무안국제공항에서 탑승객 181명을 태운 여객기가 착륙 중 활주로를 이탈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날 오후 소방 당국이 사고 수습작업을 하고 있다. (사진=이데일리 노진환 기자)
탑승객·승무원 181명 중 179명이 사망하는 대형참사였다. 국토교통부 산하 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회가 7개월째 원인을 규명하고 있고 조사는 장기화할 전망이다. 다시 한 번, 삼가 희생자들의 명복을 빌며 유가족 위로·보상 및 진상 규명이 원활히 이뤄지기를 바란다.

제주항공 참사가 발생한 지 오는 7월 17일로 200일이 되지만 이후 항공사고들이 끊이지 않았다. 올해 1월 김해공항에서 이륙하려던 에어부산 여객기에서 화재가 발생, 탑승객 총 176명이 전원 대피했다. 2월에는 김해에서 일본 오키나와로 이륙하던 진에어 항공기 엔진에서 굉음이 나 1시간여 만에 회항했고, 5월에는 제주항공 여객기가 베트남 다낭공항에 착륙한 뒤 활주로를 일시 이탈했다. 다행히 인명 피해가 없었지만 참사 이후에도 발생하는 크고 작은 항공사고에 승객들은 불안에 떨고 있다.

지난 200일 동안 항공사 정비인력 확충, 안전 훈련, 운항 스케줄 조정 등 사태 재발방지를 위한 나름의 조치가 있었지만 저비용항공사(LCC)를 중심으로 한 불안 심리는 더욱 확대되고 있다. 최근에는 한 LCC 기장이 익명 커뮤니티에 “7~8월에 비행기 타지 말라”라고 밝히며 충격을 줬다. 비행기 1대당 국토부 조종사 권고 인원(기장 6명·부기장 6명)을 지키더라도 실제 현실에서 무리한 스케줄을 소화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또 다른 현직 정비사는 “착륙 시간이 겹치는 항공기를 동시 점검 중이며 해외 출장 후 다음 날도 근무 중”이라고 지적했다. 운항관제사들까지 나서 “타 항공사보다 1.5배 인력이 부족하다”고 과로를 호소했다.

인하공전 항공경영학과 이휘영 교수
초대형 참사 이후 정부와 항공업계의 노력에도 구조적으로 개선해야 할 점이 많다는 방증이다. 그만큼 항공안전은 어렵고 오랜 기간 뿌리 깊게 내려온 ‘관행’이 완전한 개선을 어렵게 하고 있다. 항공안전에 99%는 없으며 100%를 지향해야 한다. 그러려면 치열한 경쟁 가운데 해이해질 수밖에 없는 정비 관행 개선, 직원 과로 등 문제를 세밀하게 개선해야 한다. 정부뿐만 아니라 사업자들도 까딱하다간 제2의 참사는 필연이라는 절박한 심정으로 끊임없는 개선에 나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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