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6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막을 올린 '2025 서울국제주류&와인박람회'에서 방문객들이 와인을 시음하고 있다. 2025.6.26/뉴스1 © News1 오대일 기자
무더위가 길어지면서 화이트와인이 뚜렷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13일 한국무역협회(KITA) 수출입무역통계에 따르면 5월 화이트와인(HS코드 2204212000, 흰 포도주 2L 이하) 수입액은 전년 동월 대비 23.4% 증가한 1003만 5000달러(한화 약 137억 원)로, 2022년 6월 이후 처음으로 월간 1000만 달러를 돌파했다.
올해 들어 화이트와인 수입은 4월을 제외하고 매달 두 자릿수 증가율을 기록 중이다. 특히 1·2월 수입액은 전년 동기 대비 40% 이상 급증했으며, 5월 누계 기준으로도 14.1% 증가한 4357만 3000달러(한화 595억 7300만 원)를 기록했다. 반면, 전체 와인 수입액은 같은 기간 7% 이상 역성장했다.
성장 배경에는 '길어진 여름'이 있다. 와인은 제품 특성상 연말·연초에 판매율이 높지만, 화이트와인은 차게 마셔야 산미가 또렷해지고 상쾌한 맛이 살아나 7~8월에도 판매량이 많다. 실제로 여름철 가장 많이 판매되는 품목인 소비뇽블랑의 경우 레드와인보다 약 8도 낮은 온도로 마시는 것이 일반적이다.

아영FBC는 올해 하반기부터 지난해 출시한 '디아블로 비라이트' 등 화이트와인 중심의 마케팅을 전개할 방침이다.(아영FBC 제공)
소비뇽블랑·샤르도네 판매 급증…업계, 화이트와인 마케팅 강화
업계에서도 화이트와인 성장에 주목하고 있다. 아영FBC는 △본테라 샤르도네 △본테라 소비뇽블랑 △디아블로 소비뇽블랑 △아멜리아 샤르도네 △알파카 모스카토 등 주요 화이트와인 제품군의 판매량이 전년 대비 평균 200% 이상 증가했다고 밝혔다. 특히 '아멜리아 샤르도네'는 판매량이 3배 이상 급증했다.
올해 하반기에는 지난해 출시한 '디아블로 비라이트' 등 화이트와인 중심의 마케팅을 전개할 방침이다. 이는 알코올 도수가 8.5%인 제품으로 일반적인 화이트와인의 도수가 12.0 ~12.5%인데 비해 약 20% 낮으며, 열량도 30%가량 적다.
신세계L&B도 최근 칠레산 G7 캔와인 2종(샤르도네, 소비뇽블랑)을 출시하고, 미국산 프리미엄 샤르도네인 '샤또 몬텔레나' 수입을 확대하는 한편, 뉴질랜드 소비뇽블랑 제품군 강화도 검토 중이다.
직영 채널 '와인앤모어'의 화이트와인 판매 역시 올해 들어 전년 대비 9.4% 성장하며 전체 와인 시장 정체 속에서 선전하고 있다.
주류업계 관계자는 "화이트와인, 특히 소비뇽블랑은 날씨가 더워질수록 소비가 느는 품목으로, 여름이 길어진 최근 기후와 맞물려 수요가 이례적으로 증가하고 있다"며 "낮은 알코올 도수와 가벼운 맛으로 '헬시플레저' 트렌드에도 부합해 당분간 상승세가 이어질 전망"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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