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선웅 서울시극단 단장이 10개월 만에 돌아온 연극 ‘퉁소소리’에 대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5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M씨어터에서 열린 프레스콜에서 고선웅 단장은 “조위한 작가는 이 이야기를 후세에 잊히지 않도록 전달하려 했던 것 같다”며 “나 역시 이 작품을 꼭 공연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고 단장은 “현 시대는 쉽게 전쟁을 일으키고, 타인의 삶을 억압하거나 경계를 넘어 침범하는 일이 쉽게 벌어진다”며 “‘(전쟁으로 인해) 이렇게 사람들이 고생하고 있지 않나’라는 이야기를 전하고 싶었다”고 강조했다. 이어 “내면이 꽉 차서 전달을 하려고 하면 그게 곧 ‘기세’가 되는 것 같다”며 “간절하고 애타게 이야기를 전달하고 싶은 ‘기세’를 지키면서 작품을 만들었다”고 부연했다.

연극 ‘퉁소소리’의 한 장면(사진=뉴스1).
고 단장은 가장 울림을 주는 장면으로 최척과 옥영의 재회 장면을 꼽았다. 그는 “꼭 눈여겨봐야 하는 장면이 있는 건 아니다”라면서도 “마지막에 온 식구들이 다 만났을 때 가장 큰 여운이 남는 것 같다”고 말했다.
작품에 등장하는 여성들은 당찬 면모를 보여준다. 옥영은 짝사랑하던 최척에게 먼저 청혼을 하고, 어머니의 반대에도 목숨까지 걸어가며 최척과의 혼인을 성사시키다. 또한 전쟁 속에 살아남기 위해 남장을 하고, 배를 타고 망망대해를 건너 결국 가족이 재회할 수 있도록 하는 강인한 여성이다. 고 단장은 “강단 있는 여성 캐릭터들의 매력이 작품을 만드는 모티프가 됐다”며 “이런 모습이 우리 조선의 어머니상이라 생각했다”고 견해를 밝혔다.
옥영 역을 맡은 정새별은 “옥영은 평범하지만 굉장한 의지를 가지고 있는 사람”이라며 “그런 캐릭터를 표현하기 위해 스스로 의지를 불태우면서 연기를 했다”고 말했다. 며느리 홍도 역의 최나라는 “이 시대에는 드물게 조선의 시어머니와 중국 며느리 두 여성이 연대하는 모습이 흥미로웠다”며 “작품을 하며 ‘민초들 가운데에도 가정을 지키기 위해 위인처럼 헌신한 여성이 있었구나’라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초연에 이어 최척 역으로 무대에 오르는 박영민은 “작년에는 최척이라는 인물 자체에 집중했다면, 올해는 몽석의 아버지라는 점이 더 크게 다가왔다”며 “무대에서 아들들을 만났을 때 ‘훗날 내가 아이를 낳으면 이런 기분이겠구나’ 하는 가장의 마음을 느꼈다”고 말했다. 공연은 오는 18일까지 세종문화회관 M씨어터에서 만나볼 수 있다.

연극 ‘퉁소소리’의 한 장면(사진=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