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체부 `위기의 韓영화` 심폐소생 나선다…내년 예산 669억 증액

생활/문화

이데일리,

2025년 9월 05일, 오후 03:21

[이데일리 김미경 기자] 이재명 정부가 ‘위기의 한국영화’ 회복을 위한 심폐소생술에 나선다.

문화체육관광부는 ‘2026년 영화 분야 예산 정부안’이 1498억 원으로 확정됐다고 5일 밝혔다. 이는 2025년 대비 669억 원(80.8%) 증가한 수치다. 코로나19 긴급 지원이 편성됐던 2022년을 제외하면 역대 최대 규모다.

최휘영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4일 서울 중구 모두예술극장에서 열린 취임 한 달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코로나 이후 극장 관객 수 회복이 지연되면서 한국 영화산업 침체가 장기화할 것이라는 우려가 이어지는 가운데 이번 예산안은 한국영화 회복을 위한 지원이 절실하다는 영화계의 목소리를 적극 반영한 결과다. 최휘영 장관도 최근 영화계 현장 관계자들과 만나 “한국 영화를 살리기 위한 심폐소생술 수준의 긴급대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한 바 있다.

지난 4일에는 출입기자들과 만나 “올해 국내에서 제작되는 제작비 30억 원 이상의 영화가 20편도 안 된다”며 “투자가 멈춰 영화 제작 현장에 돈이 말랐다. 영화인들이 생계를 이어 나갈 수 없을 정도로 영화 산업의 생태계가 무너지고 있다”고 우려했다.

문체부는 이번 예산안을 통해 영화계와 관객 모두가 체감할 수 있는 전방위적 지원 체계를 마련한다. 먼저 영화 기획개발지원(80억 원, 33억 원 증액)을 확대하고, 2023년까지 이어왔던 개봉 실적이 있는 제작사에 차기작 기획개발비를 지원(17억 원)하는 예산을 별도로 편성한다. 대중성과 예술성을 겸비한 중예산영화의 제작지원(200억 원, 100억 원 증액)도 강화한다. ‘볼 만한’ 한국 영화의 공급을 대폭 늘림으로써 한국 영화산업에 활기를 불어넣겠다는 계획이다.

또한 한국영화의 토대인 독립·예술영화의 관객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상영 지원사업(18억 원)을 신설하고, 국내외영화제 육성 지원(48억 원, 15억 원 증액)을 강화한다.

영화 투자의 마중물 역할을 하는 모태펀드 영화계정의 출자(700억 원, 350억 원 증액)는 전년 대비 두 배로 증액, 1400억 원 규모의 펀드를 조성하여 영화 투자 활성화를 위한 기반도 강화할 방침이다.

아울러 첨단 기술이 영화산업에 적극 활용될 수 있도록 인공지능(AI) 기반 영화제작(22억 원, 신규)을 새롭게 지원하고, 부산기장촬영소 내 ‘버추얼 프로덕션 스튜디오’(164억 원, 신규)를 구축해 기반 조성에도 힘쓴다.

정상원 문체부 콘텐츠정책국장은 “뛰어난 역량의 인적자원과 풍부한 창의력을 바탕으로 눈부시게 성장해 온 한국 영화산업이 조속히 회복되어, ‘K-콘텐츠’의 미래를 이끌 주역으로 다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문체부는 아낌없는 지원을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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