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해(경남)=이데일리 이민하 기자] 6년 만의 귀환이다. 대명소노그룹이 4000억 원을 투자해 경남 남해 설리해변 절벽 위에 ‘쏠비치 남해’를 정식 개관했다. 국내 최대 리조트 기업이 다시 한번 프리미엄 시장에 승부수를 던진 것이다. 이번 프로젝트는 단순한 숙박시설 확장을 넘어 지중해 테마형 리조트 브랜드 세계관 완성과 함께 지역관광 및 마이스(MICE) 인프라를 재편하는 전략적 거점으로 주목받고 있다.
쏠비치 남해는 대명소노의 프리미엄 브랜드인 쏠비치 라인의 네 번째 시리즈다. 스페인의 안달루시아(양양), 그리스 산토리니(삼척), 프랑스 프로방스(진도)에 이어, 이탈리아 절벽 마을 포시타노의 감성을 차용했다. 이로써 쏠비치는 ‘지중해 건축 미학을 기반으로 한 글로벌 테마형 리조트 브랜드’라는 정체성을 구축했다.
남해가 파노라마 뷰로 보이는 쏠비치 남해 인피니티풀 (사진=이민하 기자)
핵심 경쟁력은 단연 ‘오션뷰’다. 남해 설리해변의 절벽 위에 조성된 쏠비치 남해는 451실 전 객실은 물론 레스토랑과 카페 등 모든 공용 공간에서도 남해의 청정 바다를 조망할 수 있도록 설계했다. 특히 108평 규모의 대형 인피니티풀은 ‘다도해 파노라마’라는 표현이 과하지 않을 정도의 압도적 스케일을 자랑한다. 단순 조망을 넘어 경관을 콘텐츠화하는 공간 마케팅 전략을 리조트 전반에 반영한 결과다.
쏠비치 남해 아이스비치에서 스케이팅 시범을 보이고 있는 최다빈 전 피겨스케이팅 국가대표 (사진=이민하 기자)
시설만이 아니다. 국내 최초로 사계절 상설 운영이 가능한 인공 아이스링크 ‘아이스비치’도 도입했다. 친환경 고밀도 폴리에틸렌을 활용해 실제 빙상과 유사한 질감을 구현한 아이스비치는 스포츠 시설로서뿐 아니라 마이스 유니크 베뉴로 활용할 수 있는 것도 장점이다. 실제 개관 행사에서는 피겨 국가대표 출신 최다빈 선수가 시범 무대를 선보이며 대중성과 전문성을 동시에 검증했다.
남해 다랭이 마을의 계단식 지형에서 영감을 받아 만들어진 ‘비스트로 게미’ (사진=이민하 기자)
미식 또한 대명소노의 전략적 무기가 되고 있다. ‘비스트로 게미’ 등 총 7개 식음업장은 단순 레스토랑이 아닌 지역 식재료 기반의 로컬 미식 실험실로 기획했다. ‘게미’는 ‘씹을수록 맛이 깊어지는’이라는 전라도 방언에서 따온 이름. 여기에 남해의 지형과 입맛을 반영한 계단형 구조와 메뉴 구성으로 공간 경험을 확장했다. 이재천 총괄 셰프는 “남해산 회, 통마늘, 김, 고등어 등 지역의 풍미를 감각적으로 재해석해 브랜드 미식을 완성했다”고 설명했다.
대명소노는 쏠비치 남해를 지역 기반 마이스(MICE) 행사 유치의 전진기지로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350명을 수용할 수 있는 611㎡ 규모의 회의장은 일반 특급호텔 대비 넓은 출입구를 갖추고 있어 화물 반입이 가능해 전시 부대 시설 운영에 유리하다. 김덕원 소노인터내셔널 총괄임원은 “단순한 회의실 개념을 넘어 모터쇼, 브랜드 론칭쇼 등 하이엔드 마이스 시장도 겨냥할 수 있는 공간”이라고 소개했다.
남해 바다가 한 눈에 들어오는 쏠비치 남해 객실 (사진=이민하 기자)
쏠비치 남해는 ‘콘텐츠가 있는 리조트, 지역이 살아나는 리조트’라는 대명소노의 미래 전략을 실현한 모델로 평가 받는다. 단순히 자연을 소비하는 것이 아니라 지역 정체성을 품고 이를 다시 콘텐츠화하는 순환 구조를 완성했다는 평가다. 소노인터내셔널 측은 “쏠비치 남해는 관광 산업이 양적 성장보다 질적 전환을 요구받는 시대적 흐름에 맞춰 ‘관광 인프라의 프리미엄화’, ‘마이스 산업의 지역화’, ‘식음 콘텐츠의 지역성 재해석’이라는 3가지 키워드를 모두 아우르는 상징성을 지닌 곳”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