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상 속 동화적 풍경"…임현정 '마음의 아카이브: 태평양을 건너며'

생활/문화

뉴스1,

2025년 7월 14일, 오전 07:20

Hyunjeong Lim, Bryce Point(2024) (아뜰리에 아키 제공)

갤러리 아뜰리에 아키가 8월 28일부터 10월 4일까지 시애틀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임현정 작가의 개인전 '마음의 아카이브: 태평양을 건너며'를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작가가 한국, 미국 서부, 유럽을 오가며 쌓은 경험과 마음의 변화를 보여주는 작품 20여 점으로 이루어져 있다.

임현정은 '직관적 드로잉'이라는 자신만의 방법으로 그림을 그린다. 이는 손이 가는 대로 즉흥적으로 그리며, 마음속 감정이나 기억, 상상 속 공간을 꿈같은 풍경으로 표현하는 방식이다. 작가의 그림은 정해진 이야기 대신, 기억과 감각, 꿈을 바탕으로 자유롭고 유연하게 펼쳐진다.

작가는 "손이 가는 대로 상상 속 마음 풍경을 그리고 있다"며 "이것은 내가 사는 현실의 경험과 감정을 보여주면서 동시에 환상적이고 초현실적인 세상을 그림으로 나타내려는 시도"라고 말한다.

전시 제목인 '마음의 아카이브'는 작가가 2018년부터 미국 서부에서 살면서 겪었던 여러 일들, 마음의 움직임, 그리고 문화의 경계에서 느꼈던 감각들을 마치 마음속 기록처럼 그림에 담아낸 데서 나왔다. 그는 샌프란시스코와 시애틀의 자연과 다양한 사람들과의 교류 속에서 자신만의 독특한 그림을 완성했다.

Hyunjeong Lim, Lake day(2024) (아뜰리에 아키 제공)

이러한 그림들은 옛 유럽 화가들의 작품(히에로니무스 보쉬, 피터 브뤼겔)에 대한 존경심을 담고 있다. 동양 산수화의 신비로운 이상향과 미국의 넓은 자연을 그림 속에 섞어 표현한 것이기도 하다. 그래서 신화와 현실, 작가 개인의 이야기가 그림 안에서 자유롭게 어우러진다.

부제인 '태평양을 건너며'는 작가가 태평양을 오가며 한국 미술과 서양 미술, 옛것과 새것이 만나는 지점에서 자신만의 예술을 만들려는 강한 의지를 보여주는 것이다. 그림 속 자연의 모습, 빛, 날씨, 해안 풍경은 작가가 실제로 여행하며 느낀 감각이면서, 동시에 동양의 몽유도원도처럼 꿈과 환상 속 이상적인 세계를 그림으로 표현한 것이기도 하다.

이번 전시는 정해진 기억의 창고가 아니라, 끊임없이 움직이고 넓어지는 임현정의 '마음 풍경'을 보여준다. 삶과 예술, 현실과 상상, 자신과 다른 사람이 만나는 지점에서 그림을 통해 진정한 소통이 가능함을 탐구하는 자리다.

임현정은 서울대학교에서 서양화를 전공하고, 영국 센트럴 세인트 마틴스에서 순수예술을 전공했다. 그의 작품은 국립현대미술관 정부미술은행, 부산현대미술관,서울대 미술관, OCI 미술관 등의 기관에 소장돼 있다.

acenes@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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