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이윤정 기자] 국립합창단은 7월 11일 도쿄 오페라시티 콘서트홀과 15일 오사카 더 심포니홀에서 ‘2025 한일국교정상화 60주년 기념음악회’를 개최한다. 예술의 언어로 양국의 과거와 현재를 잇고, 미래를 향한 연대를 모색하고자 기획됐다.
1부에서는 민인기 단장 겸 예술감독의 지휘 아래 고전 양식의 정수를 오롯이 담아낸 프란츠 요제프 하이든의 ‘전시 미사’를 연주한다. 1796년 유럽이 전쟁의 그림자에 휩싸였던 격동의 시대 속에서 탄생한 작품으로, 인간 내면의 불안과 평화에 대한 간절한 갈망이 교차하는 고전 교회음악의 백미로 손꼽힌다. ‘전쟁의 시기 미사’라는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하이든은 신에 대한 경건한 찬미와 동시에 동시대 인간의 현실적 고통과 공포를 음악 언어로 풀어낸다. 특히 마지막 악장인 ‘아뉴스 데이’에서는 팀파니의 긴박한 울림이 죽음과 불안, 절망의 정서를 환기시킨다. 도쿄 공연은 뉴 재팬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오사카 공연은 오사카 교향악단과 협연한다
2부는 보다 정서적이고 서사적인 흐름을 통해 한일 양국의 문화 정서를 담은 가곡들을 소개한다. 김연준의 ‘청산에 살리라’는 김영랑의 시를 바탕으로 한 청정한 자연에 대한 동경이 합창을 통해 숭고한 정화의 감성으로 확장된다. 이어지는 ‘첫사랑’은 작곡가 김효근 특유의 서정적 선율과 감성적인 시어가 어우러진다. 최영섭의 ‘그리운 금강산’은 분단 이후 더욱 절절한 노래가 된 민족적 그리움의 표상이자 집단 기억의 예술화된 정수다. 마지막 곡인 임긍수의 ‘강 건너 봄이 오듯’은 봄이라는 시간의 상징성을 넘어 서로를 이해하고 기다리는 매개체로 기능한다. ‘탱자꽃’과 ‘내일이라는 날이’ 등 따뜻하고 섬세한 두 곡의 일본 가곡도 준비했다.
민인기 단장 겸 예술감독은 “합창은 서로의 소리를 경청하며 조화와 균형을 이뤄가는 예술”이라며 “서로 다른 언어, 문화, 정서 속에서 목소리로 하나 되는 이 시간을 통해 양국이 다시 마주 보고, 서로를 더 깊이 이해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