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명훈 여기어때 대표는 단호했다. 여행업계가 다시 도약을 준비하는 이 시점에서, 여기어때는 패키지 여행 시장 진출이라는 새로운 행보를 선언했다. 숙박과 항공, 티켓을 넘어 이제 ‘여행 전체의 설계’를 자신들의 역할로 규정한 것이다. 8일 여기어때가 배포한 보도자료에는 이 같은 포부가 고스란히 담겼다. “고객의 불편을 줄이고, 여행 선택의 자율성과 신뢰도를 높이기 위한 결정이었다”는 설명이 이어졌고, “단순한 확장이 아니라, 여행의 소비·공급·운영 구조를 바꾸는 시도”라는 점을 강조했다.
그 중심에는 ‘데이터’가 있다. 지금까지의 패키지 여행이 감과 추천에 의존했다면, 여기어때는 가격, 포함 서비스, 일정, 가이드 정보까지 모두 구조화해 사용자 스스로 비교·선택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만들었다. 여기에 ‘스타 가이드’ 제도와 공급처 평가 시스템을 더해, 단순 판매자가 아닌 생태계 참여자로서의 입지를 설계한다는 복안이다. 여행을 고르는 방식부터, 현장의 품질, 그리고 공급자와의 관계까지 바꾸려는 의지가 정 대표의 설명 곳곳에서 묻어났다.

정명훈 여기어때 대표(사진=여기어때)
Q. 여기어때가 패키지 여행 시장에 진출하게 된 이유는 무엇입니까?
A. 고객 요청이 시작이었습니다. 자유 여행을 선호하던 분들도 가족 여행이나 동창 모임처럼 ‘함께하는 여행’에서는 패키지를 원한다는 걸 확인했습니다. 그런데 여기어때에는 그 수요를 채워줄 수단이 없었죠. “여기어때에 패키지가 없어 아쉽다”, “신뢰할 수 있는 플랫폼에서 예약하고 싶다”는 피드백이 계속 들어왔습니다. 그래서 아예 시작하게 됐습니다.
Q. 기존 패키지 여행과 여기어때의 차별점은 무엇인가요?
A. 가장 큰 차이는 ‘정보의 명확성’입니다. 그동안 패키지 여행은 오프라인 대리점이나 홈쇼핑을 통해 예약되다 보니, 고객이 스스로 선택하고 비교할 수 있는 정보가 부족했습니다. 우리는 상품마다 가격, 일정, 포함 서비스, 숙소, 팁 여부까지 모든 항목을 코드화해 데이터베이스로 관리합니다. 고객은 직접 탐색하고, 투명하게 판단할 수 있죠.
Q. 단순한 온라인화 이상의 의미가 있는 것 같습니다.
A. 맞습니다. 단순히 인터넷으로 파는 게 아닙니다. 정보에 대한 신뢰를 쌓는 구조를 만든 겁니다. 고객은 추천을 받아 수동적으로 예약하는 게 아니라, 자신이 선택한 정보로 여행을 계획합니다. 그게 요즘 시대 여행 소비자의 기본 욕구입니다. 그리고 우리는 그 기본을 가장 정밀하게 구현했다고 자부합니다.
Q. 여행의 품질은 현장에서 결정되기도 합니다. 현장 서비스는 어떻게 차별화할 계획인가요?
A. 핵심은 가이드입니다. 조사에서도 ‘여행이 일정대로 진행됐는가’와 ‘가이드가 누구였는가’가 만족도를 좌우했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스타 가이드’ 시스템을 만들고 있습니다. 고객 피드백이 좋고, 콘텐츠가 풍부하며, 분위기를 잘 이끄는 분들을 선별해 여기어때 패키지의 얼굴로 세울 겁니다.
Q. 스타 가이드 제도, 조금 더 설명해 주시겠습니까?
A. 학원에 ‘스타 강사’가 있듯, 여행에도 ‘믿고 떠날 수 있는’ 가이드가 필요합니다. 단순한 동행자가 아니라 여행을 풍부하게 만들어주는 사람이죠. 우리는 검증된 가이드를 중심으로 상품을 구성하고, 고객 만족도가 높은 분에게는 인센티브와 보너스를 제공합니다. 가이드 역시 플랫폼의 일원으로 인정받는 구조를 만들겠다는 겁니다.
Q. 여기어때는 패키지뿐 아니라 다양한 여행 상품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패키지가 그 안에서 어떤 위치를 차지하나요?
A. 이제 우리는 항공, 숙소, 렌터카, 레저, 티켓에 이어 패키지까지 다룹니다. 하나의 호텔에 자유여행객, 항공+숙소 고객, 패키지 이용자까지 동시에 연결할 수 있는 플랫폼의 ‘크로스 수요’ 역량이 커졌습니다. 덕분에 공급처에도 더 많은 비즈니스를 제공할 수 있고요. 다양한 수요를 한 플랫폼 안에서 풀어낼 수 있는 게 우리의 강점입니다.
Q. 단순한 상품 확장이라기보다는, 여행 생태계를 바꾸려는 시도로 보입니다.
A. 맞습니다. 우리는 플랫폼이자 생태계를 설계하는 입장입니다. 고객은 정확한 정보를 바탕으로 여행을 선택하고, 가이드는 좋은 평가를 받으면 더 많은 기회를 얻고, 공급사는 다양한 고객층을 만날 수 있는 구조. 이게 선순환 모델입니다. 데이터와 신뢰를 바탕으로 사람과 사람을 잇는 것, 그게 우리가 바꾸려는 여행의 모습입니다.
Q. 국내 패키지 여행 시장은 이미 치열한 경쟁 상태입니다
A. 국내 패키지 시장은 연간 약 6조 원 규모입니다. 경쟁은 치열하지만, 개선의 여지가 많습니다. 우리는 단순한 후발주자가 아니라 신뢰할 수 있는 정보, 검증된 가이드, 강력한 유저풀을 갖춘 플랫폼입니다. 이미 1200만 회원을 보유하고, 국내 여행 플랫폼 중 최다 이용자 수를 자랑합니다. 이번 확장을 통해 40~60대 구매력 있는 고객층까지 넓혀갈 계획입니다.
Q. 마지막으로 여기어때 패키지의 지향점을 한 문장으로 요약한다면?
A. 데이터로 신뢰를 만들고, 신뢰로 여행을 바꾸겠습니다. 그리고 그 여행이 다시 사람을 바꾸는 경험이 되도록 하겠습니다. 우리는 그 생태계를 설계하는 플랫폼이 되고자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