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언론인의 팩폭, "우리 문제는 지도자가 아니라 선수 실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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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

2025년 9월 06일, 오전 12:19

[OSEN=서울월드컵경기장, 지형준 기자] 중국이 예고했던 놀랄 일은 없었다. 한국이 무난하게 중국을 잡아내며 '공한증' 역사를 이어갔다.김도훈 임시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축구대표팀은 11일 오후 8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 C조 6차전에서 중국을 1-0으로 꺾었다.이날 승리로 한국은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 황선홍 감독, 김도훈 감독 등 세 명의 감독으로 2차 예선을 치루면서 승점 16(5승 1무)라는 성적으로 조 1위를 확정했다. 또한 3차 예선에서 아시아 랭킹 3위로 일본, 이란에 이어서 톱시드 자리를 확보하는데 성공했다.중국 선수들이 국민의례를 하고 있다. 2024.06.11 / jpnews@osen.co.kr

[OSEN=이인환 기자] "감독 바뀌면 뭐하냐".

중국축구협회(CFA)는 5일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새로운 주기를 맞아 남자대표팀의 경쟁력을 높이고 FIFA 랭킹을 끌어올려 2030년 월드컵 본선 진출을 달성하기 위해 국가대표팀 감독직을 공개 모집한다”고 발표했다. 말 그대로 이력서를 받아 감독을 뽑겠다는 파격적 방식이다.

협회가 내세운 조건은 상당히 까다롭다. 국제축구연맹(FIFA)이나 대륙연맹 주관 대회 본선에서 국가대표팀을 지휘한 경험이 있거나, 유럽·아시아 등 고수준 리그에서 감독 경험이 있어야 한다. 원칙적으로 만 60세 이하이며 국적 제한은 없다. 전임 근무와 뛰어난 의사소통 능력, 사회적 이미지, 건강 상태까지 요구된다. 도핑·범죄 전력도 없어야 한다.

지원자는 9월 20일까지 이메일을 통해 지원서, 자격증, 신분증, 최근 6개월 내 건강검진서를 제출해야 한다. 담당 부서는 협회 기술부로, 문의도 가능하다.

중국 언론 반응은 차갑다. 베이징 청년일보는 “중국축구협회가 감독 공개 모집을 시작하며 새로운 코칭 라운드에 들어갔다. 이미 여러 후보자로부터 지원서를 접수했다”며 “국가대표팀 감독직은 여전히 인기 있는 자리”라고 전했다.

[OSEN=서울월드컵경기장, 지형준 기자]하지만 동시에 “신임 감독은 젊고 활력이 넘치며 국제대회 경험을 갖추고 즉시 투입 가능한 인물이 되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사실상 ‘당장 성과’를 요구하는 셈이다.

후보자의 국적 제한은 없지만, 다수 소식통은 60세 이하 유럽·미국 출신 지도자가 될 가능성을 높게 점쳤다. 중국축구협회가 세계적 명장 영입을 노리고 있다는 의미다. 하지만 현실적으로는 중국 사정에 맞는 실용적인 감독을 데려올 수밖에 없다는 비관론도 동시에 나온다.

협회의 시간도 부족하다. 중국 대표팀은 오는 10월 새 훈련캠프를 꾸리고 국제 친선경기 두 차례를 소화할 계획이다. 최종 감독이 마감일 안에 정해지지 않는다면 임시 감독 체제를 활용할 수밖에 없다. CFA는 기술 부서를 통한 전문가 자문과 엄격한 절차를 강조했지만, 불과 몇 주 안에 감독을 결정해야 하는 현실은 쉽지 않다.

중국 축구의 현주소를 보여주는 단면이다. 불과 20여 년 전만 해도 월드컵 본선 무대를 밟았지만, 지금은 아시아권에서조차 존재감을 잃은 지 오래다. 최근 월드컵 아시아 예선 탈락, 동아시안컵에서의 연이은 완패는 팬들의 자존심을 무너뜨렸다. 결국 감독 공개 모집이라는 ‘극약 처방’이 등장했다.

[OSEN=서울월드컵경기장, 이대선 기자]중국 현지에서도 이번 공채 방식이 ‘해결책’이 될 수 있냐에 대한 회의론이 적지 않다. 대표적인 축구 언론인 지수양은 자신의 웨이보를 통해 “조건에 맞는 감독을 찾는 건 어렵지 않다. 하지만 실제로 성공할 수 있는 감독을 찾는 건 전혀 다른 문제”라고 지적했다.

중국축구협회의 행보에 대해 강한 불만을 나타낸 지수양은 “중국 대표팀의 가장 큰 약점은 지도자가 아니라 선수들의 질과 기량이다. 아무리 명장을 데려와도 기본적인 선수 역량이 받쳐주지 않으면 결과는 달라지지 않는다”며 뼈아픈 현실을 꼬집었다.

/mcadoo@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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