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그 1위 '이 구종' 살려... 단 '3승'에도 가치 증명한 나균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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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HN스포츠,

2025년 9월 06일, 오전 12:00

롯데 자이언츠 나균안
롯데 자이언츠 나균안

(MHN 박승민 기자) '3승'에 가려진 눈부신 활약이다.

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의 투수 나균안은 이번 시즌 26경기(24선발)에 등판해 130이닝 동안 3승 7패 평균자책점 3.88을 기록 중이다. 최근 등판이었던 지난 31일 두산 베어스 상대 홈 경기에서는 3이닝 동안 무실점 행진을 기록하고 있었지만, 타구를 어깨에 맞으며 조기 강판됐다. 구단은 이후 나균안의 실전 등판에 이상이 없음을 알려 왔다.

어느덧 규정 이닝에 진입했는데, 지난 시즌 부진을 딛고 수준급의 성적을 기록 중이다. 나균안은 지난 시즌 26경기(14선발)에 등판해 73이닝 동안 4승 7패 평균자책점 8.51을 기록, 투수 전향 이후 최악의 시즌을 보냈다. 대체 선수 대비 승리 기여도를 나타내는 WAR 지표에서도 야구 통계 사이트 '스탯티즈' 기준 마이너스(-) 0.64를 기록했다. 이 시즌 WHIP(이닝 당 출루 허용률)이 2.21에 달하는 등 좋지 않은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이번 시즌 어느덧 WAR을 3.24까지 누적했다. 남은 등판에서 페이스를 유지한다면 지난 2023시즌 기록했던 커리어 하이 수준(3.34)를 가볍게 뛰어넘을 전망이다. 3.24의 WAR은 리그 토종 투수 중 11위이다. 롯데에서 활약한 투수 중 알렉 감보아(3.89)와 터커 데이비슨(3.83)을 이어 3위이다. 토종 투수 중에서도 박세웅(2.24), 김원중(2.18)을 제치고 당당히 1위에 올라섰다.

여러 지표에서 개선된 부분이 엿보인다. 우선 지난 시즌 5.80개에 달했던 9이닝당 볼넷이 이번 시즌 들어 3.12개로 개선됐다. 커리어하이를 기록한 지난 2023년 수준(2.90)으로 회귀시키며 안정적인 제구력을 되찾았다. 지난 시즌 14회 선발 등판하며 퀄리티 스타트가 2번에 불과했는데, 이번 시즌에는 24번의 선발 등판 중 9번 달성했다.

특히 부진했던 5월을 극복하고 기록한 성적이 눈에 띈다. 6월부터 나균안은 15경기에 등판해 75.1이닝 동안 3승 4패 평균자책점 3.11을 기록했다. 감보아(2.37), 박진(2.81), 김원중(3.03)을 이은 팀 내 4위이다. 박세웅(6.35)이 어려움을 겪는 동안 팀 내에서 실질적 토종 에이스 역할을 맡아 수행했다.

주목할 만한 부분은 포심 패스트볼의 평균 구속이 급격히 상승했다는 점이다. 지난 2023시즌과 2024시즌 모두 142.6km/h 수준에 머물렀던 포심의 평균 구속이 이번 시즌 들어 145.2km/h 수준까지 급상승했다. 포심의 피안타율 역시 지난 시즌 .351 수준에서 이번 시즌 .273으로 급격히 개선됐다. 구속 상승과 제구 안정의 효과를 보고 있다.

여기에 구사율 38% 수준의 포크는 투수 전향 이후 가장 좋은 수준이다. 포크의 피안타율은 .207, 피장타율은 .298 수준이다. 타자를 공략하는 데 효과적으로 활용되며 구종 가치가 25.7에 달한다. 리그 전체에서 가장 높은 포크 구종 가치를 누적했다. 2위 LG 트윈스 요니 치리노스(21.7)를 뛰어넘었다.

이처럼 좋은 활약을 펼치고 있음에도 여전히 시즌 3승에 머물러 있다. 이번 시즌 극악의 득점 지원에 기인한 나쁜 승운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나균안이다. 나균안의 이번 시즌 9이닝당 득점 지원은 3.3점으로, 규정이닝 이상을 소화한 리그 투수 중 최소 2위이다. 1위는 SSG 랜더스 드류 앤더슨(2.8점) 이다. 압도적 구위로 실점을 억제해 낮은 득점 지원에도 불구하고 시즌 10승을 달성한 앤더슨이지만, 나균안은 선발 기회에서 2승을 거두는 데 그쳤다. 구원으로 두 경기 등판에 그쳤는데 구원승 하나를 거두고 있다. 

시간이 갈수록 투수를 평가하는 데 있어 '승리'의 가치가 감소하고 있지만, 투수 개인에 있어서 승리는 큰 의미를 가지는 기록이다. 이번 시즌 그 개수는 3에 그치지만, 나균안은 그 이상의 가치를 담을 수 있는 활약을 펼쳤다. 팀의 8년만 가을 무대 진출에 남은 시즌 사력을 다할 나균안이 남은 시즌 펼칠 활약에 팬들의 관심이 쏠린다.

사진=롯데자이언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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