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시헌과 로이 존스 주니어. 사진=로이 존스 주니어 SNS
해당 영상에는 박시헌이 존스 주니어가 살고 있는 미국 플로리다주 펜서콜라를 방문한 모습이 담겼다. 30년의 세월이 훌쩍 지나 재회한 두 사람은 서로의 안부를 물으며 반가운 인사를 나눴다.
박시헌은 존스 주니어와 손을 맞잡은 채 “36년(실제로는 35년) 동안 기다렸다”고 오랜 기다림을 전했다. 이어 메달 하나를 꺼내더니 “이건 1988 서울 올림픽 금메달”이라며 “서울 홈에서 금메달을 가져갔는데, 지금은 잘못된 걸 알고 존스 주니어의 홈에서 메달을 돌려주고 싶다”면서 금메달을 건넸다. 존스 주니어는 박시헌의 말을 듣고 눈물을 훔치며 감정이 북받치는 모습을 보였다.
존스 주니어는 영상과 함께 “난 1988년 복싱 역사상 가장 큰 논란 속에 금메달을 뺏겼다”며 “몇 년 전 박시헌이 한국에서 우리 집까지 찾아와 메달을 돌려준 건 마땅한 일이다. 나만큼 이 순간을 즐기길 바란다”고 적었다.
미국 현지 언론에 따르면 해당 영상은 2023년 촬영된 것으로 알려졌다. 1988년 서울 올림픽 후 35년 만이다. 박시헌은 당시 결승전에서 존스 주니어를 판정에서 3-2로 꺾으며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하지만 편파 판정 논란이 일었고 이후 아마추어 복싱 판정 기준이 바뀌는 계기가 됐다.
이 소재는 2023년 개봉한 진선규 주연 영화 ‘카운트’의 모티브가 되기도 했다. 편파 판정 논란 후 박시헌은 글러브를 벗고 지도자로 변신했다. 이후 모교 경남 진해중앙고 체육 교사를 거쳐 2001년 국가대표팀 코치, 2016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국가대표 총감독을 역임했고 현재 제주 서귀포시청에서 선수 양성에 힘쓰고 있다.
복싱 관계자는 “존스 주니어 측에서 몇 년 전부터 박시헌을 미국으로 초청하고자 했다”며 “실제 금메달을 전달했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