둘 모두에게 '도박 같은 동행'...래시포드, 바르셀로나로 임대 이적→커리어 반등 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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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

2025년 7월 20일, 오후 09:16

[사진] 파브리시오 로마노 개인 소셜 미디어

[OSEN=정승우 기자] 마커스 래시포드(28, 맨유)가 결국 FC 바르셀로나 유니폼을 입는다. 선수 커리어의 반환점을 돈 시점, 래시포드는 유럽 최고의 무대에서 재도약을 꿈꾸며 도박에 가까운 선택을 감행했다.

이는 FC 바르셀로나도 마찬가지다. 재정적 한계에 내몰린 채, 이들의 동행은 서로에게 '마지막 기회'가 될 수도 있다.

영국 유력지 '텔레그래프'는 20일(이하 한국시간) "바르셀로나는 니코 윌리엄스 영입 실패 이후, 래시포드를 영입 대상으로 삼았다. 재정 상황을 고려하면 이 또한 모험이지만, 지금 래시포드에게 이보다 나은 팀은 없으며, 바르셀로나는 팬들에게 어필할 수 있는 상징적인 선수를 원했다"라고 전했다.

약 한 달 전만 해도 바르셀로나가 '한 물 간 선수' 래시포드 영입을 고려할 이유는 없었다. 아틀레틱 빌바오의 니코 윌리엄스를 원했지만, 라리가의 재정 규제에 발목이 잡혔다. 빌바오는 공개 성명을 통해 하비에르 테바스 라리가 회장과의 면담 사실까지 알리며, 바르셀로나의 '허상 같은 지출 계획'을 정면 반박했다. 30억 유로(약 4조 8,602억 원)의 부채와 지난 시즌 라리가 재정 룰 위반 전례는 바르셀로나의 손을 묶고 있었다.

[사진]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니코 윌리엄스는 결국 빌바오와 10년 재계약을 체결했다. 바르셀로나는 아직 완공되지도 않은 신구장의 VIP석 판매로 1억 유로 수익을 낼 것이라며 예산을 잡았지만, 이 수입은 실현되지 않았고 이러한 설명되지 않은 재정 공백이 있음에도, 바르사는 마커스 래시포드라는 새로운 선택지를 꺼내들었다"라고 전했다. 

래시포드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 두 명의 감독과 갈등을 겪으며 입지가 흔들리면서 새로운 출구가 필요했다.

래시포드의 바르셀로나 완전 이적 여부는 전적으로 그의 활약에 달려 있다. 지금 상황에서 래시포드는 '팔기 좋은 이름값'을 가진 선수다. 팬들에게 상징적 메시지를 줄 수 있고, 바르셀로나라는 브랜드에도 어울린다. 문제는 그의 주급 38만 5,000파운드(약 7억 2,000만 원)를 누가 얼마나 분담하느냐다. 하지만 세 당사자 모두 선택의 여지가 없다.

[사진]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바르셀로나는 여전히 라리가 챔피언이고 세계 최고의 클럽 중 하나지만, 더는 예전처럼 이적 시장을 주도하는 클럽은 아니다. 이번 여름 공식적인 이적료를 지급한 영입은 에스파뇰 골키퍼 조안 가르시아(2,500만 유로)가 유일하지만, 이조차도 아직 라리가 등록을 마치지 못했다. 매 시즌 반복되는 문제다. 주급 총액을 줄이지 않으면 선수 등록은 불가능하다.

때로는 부상자를 활용해 자리를 비우는 식의 편법까지 동원된다. 가르시아의 경우 마르크 안드레 테어 슈테겐의 이적을 추진하며 등록 공간을 확보하려는 상황이다. 

래시포드 역시 마찬가지다. 계약이 완료돼도 등록이 늦춰질 수 있다. 텔레그래프는 "바르셀로나는 이미 2022년 라리가 중계권 수익의 25%를 25년간 판매해 현재 전력을 유지하고 있다. 새 구장 입주는 9월로 연기됐고, 1억 유로 VIP 좌석 매출 역시 수익으로 잡히기 어려워졌다"라고 설명했다.

[사진]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바르셀로나는 재정적으로는 위태롭지만, 유소년 육성 시스템만큼은 여전히 유럽 최고 수준이다. 라민 야말, 파블로 가비, 파우 쿠바르시, 페드리, 로날드 아라우호 등이 1군 전력으로 올라왔고, 타 구단은 이들 유망주를 데려오는 데 번번이 실패하고 있다.

이런 팀에서 래시포드가 주전으로 뛴다는 보장은 없다. 그는 한때 맨유 유스이자 구단의 상징적인 선수였지만, 지금은 경쟁을 뚫어야 하는 입장이다. 바르셀로나는 자국 유망주들에게 기회를 주는 팀이며, 이는 곧 래시포드에게 현실적인 벽이 될 수 있다.

텔레그래프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래시포드에게는 이보다 나은 기회는 없다. 프리미어리그에서 유럽 대항전에 나서지 못하는 맨유와 달리, 바르셀로나는 챔피언스리그에 출전한다. 그는 스페인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바르셀로나에 대한 애정을 적극적으로 드러내며 가능성을 키워왔다. 이번 이적은 그의 커리어를 되살릴 마지막 승부수가 될지도 모른다"라고 알렸다.

[사진]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과거였다면, 래시포드는 바르셀로나의 여름 '빅 사이닝'이 됐을 것이다. 막대한 이적료에 꿈을 좇는 선수가 더해져 프리미어리그를 떠났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지금 이 임대 계약은 선수와 구단 모두 벼랑 끝에서 내린 결정이다. /reccos23@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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