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우충원 기자] 토트넘 홋스퍼의 상징인 손흥민이 프리시즌 첫 경기에서 기대 이하의 경기력을 보이며 불안한 출발을 했다. 경기 후 현지 언론의 냉정한 평가가 이어졌고, 이적 가능성까지 다시 수면 위로 떠올랐다.
토트넘은 19일(이하 한국시간) 영국 레딩 셀렉트 카 리징 스타디움에서 열린 프리시즌 경기에서 레딩을 2-0으로 제압했다. 상대가 잉글랜드 리그 원 소속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무난한 결과였지만 토마스 프랭크 감독이 새롭게 팀을 지휘하는 첫 무대였다는 점에서 경기력에 대한 관심이 컸다.
손흥민은 전반전을 벤치에서 지켜봤다. 주장 완장은 크리스티안 로메로가 착용했고, 알피 디바인과 마이키 무어 등 일부 유망주를 제외하면 주전급 선수들이 대거 출전했다. 그러나 토트넘의 전반전 내용은 답답했다. 빌드업으로 경기를 풀어나가려 했지만 파이널 써드에서 마무리가 허술했고, 도미닉 솔란케는 전방에서 고립됐다. 브레넌 존슨과 무어 역시 위협적인 장면을 만들어내지 못하며 흐름이 지지부진하게 이어졌다.
후반 시작과 함께 프랭크 감독은 대대적인 교체를 단행했다. 손흥민과 루카 부슈코비치, 미키 반 더 벤, 굴리엘모 비카리오, 모하메드 쿠두스, 윌 랭크셔가 투입됐다. 손흥민은 주장 완장을 다시 차고 왼쪽 측면에서 활약했지만, 기대와 달리 팀의 공격에 변화를 주지 못했다.
몇 차례 돌파를 시도했지만 터치가 매끄럽지 않았고, 공을 쉽게 잃었다. 박스 근처에서 시도한 크로스도 대부분 상대 수비에게 차단됐다. 휴가 직후라는 점을 감안해도 주장으로서의 영향력을 보여주지 못한 점은 뼈아팠다.
축구 통계 매체 풋몹에 따르면 손흥민은 약 47분 동안 패스 성공률 64%(9/14), 슈팅 1회, 드리블 성공률 0%(0/3), 공격 지역 패스 1회, 크로스 성공률 0%(0/1)를 기록했다. 현지의 반응도 냉정했다. 풋볼 런던의 알라스데어 골드는 “터치가 불안했고 흐름을 끊는 장면이 많았다”고 평가하며 손흥민에게 팀 내 최저 평점인 5점을 매겼다.
문제는 부진한 경기력에만 그치지 않는다. 손흥민의 미래를 둘러싼 구단 내부의 기류가 심상치 않다는 보도가 잇따르고 있다. 영국 기브 미 스포츠는 “토트넘이 손흥민에게 이적 허용 의사를 전달했다. 10년간 이어진 동행이 끝을 향하고 있다”고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손흥민은 현재 주급 19만 파운드(약 3억 5,500만 원)를 받고 있지만 더 이상 핵심 전력으로 분류되지 않는다. 쿠두스, 마이키 무어, 마티스 텔, 윌손 오도베르 등 젊은 측면 자원들이 빠르게 자리를 잡으며 손흥민의 입지가 좁아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토트넘이 손흥민을 당장 내보내진 않을 것으로 보인다. 손흥민의 아시아 내 상업적 가치는 여전히 막강하며 토트넘은 곧 아시아 투어를 앞두고 있다. 현지 복수 매체들은 “손흥민의 이적은 아시아 투어 이후로 미뤄질 가능성이 높다. 토트넘은 이 기간 동안 그의 상업적 가치를 최대한 활용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프랭크 감독의 반응도 명확하지 않다. 그는 “손흥민은 여전히 팀의 중요한 선수”라고 말했지만 주장직 유지 여부에 대해선 말을 아꼈다. “새 시즌 주장은 아직 결정하지 않았다. 주장은 내가 정한다”고 단호히 말했다. / 10bird@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