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스틴 포이리에가 자신의 은퇴 경기를 마친 뒤 맥스 할로웨이와 뜨거운 포옹을 나누고 있다. 사진=AFPBBNews

더스틴 포이리에가 맥스 할로웨이에게 강력한 펀치를 적중시키고 있다. 사진=AFPBBNews
세 명의 부심 모두 48-47 49-46 49-46으로 할로웨이의 손을 들어줬다. 이날 경기는 BMF 타이틀전으로 열렸다. ‘the Baddest MotherF***er’(지구상에서 가장 못된 놈)의 줄임말인 BMF는 UFC 정식 타이틀은 아니지만 ‘터프한 상남자’라는 타이틀 답게 늘 화끈한 경기가 펼쳐지기 때문에 팬들의 관심이 뜨겁다.
BMF 챔피언 벨트와 함께 파이터 인생을 마무리하려고 했던 포이리에의 바람은 끝내 이뤄지지 않았다. 하지만 고향 팬들의 아낌없는 박수와 응원을 받으며 유종의 미를 거뒀다. 통산 전적은 40전 30승 10패 1무효다. 2011년 UFC 데뷔 이후에는 22승 8패 1무효를 기록했다.
포이리에는 정식 챔피언에 한 번도 오르지 못했다. 잠정 챔피언만 한 차례 지낸 바 있다. 하지만 늘 옥타곤에 오를 때마다 명승부로 팬들을 열광시켰다. 특히 UFC 최고의 슈퍼스타인 코너 맥그리거(아일랜드)와 세 차례 싸워 두 번이나 이긴 것이 그의 최고 업적이다.
포이리에는 이 경기 전까지 UFC 최다승 5위(22승), 최다 피니시 5위(15), 최다 KO승 3위(11), 최다 녹다운 5위(14), 최다 보너스 4위(15) 등 수많은 기록을 남겼다. 마지막 경기에서도 비록 승리를 거두진 못했지만 할로웨이를 벼랑 끝까지 몰고 가면서 이름값을 톡톡히 했다.
이번 경기는 포이리에와 할로웨이의 세 번째 경기다. 앞선 두 번의 대결에선 모두 포이리에가 이겼다. 2012년 2월 UFC 143에서 열린 첫 번째 대결에선 1라운드 서브미션 승리를 거뒀다. 경기 초반 할로웨이의 타격을 잘 막아낸 뒤 테이크다운에 이은 트라이앵글 암바로 경기를 끝냈다.
2019년 4월에 열린 두 번째 맞대결 역시 포이리에가 할로웨이를 제압했다. 이때는 첫 대결과 달리 할로웨이가 ‘탑독’이었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포이리에가 경기를 압도했다.
세 번째 대결에선 포이리에가 웃지 못했다. 1라운드에서 일방적으로 밀린 것이 뼈아팠다. 할로웨이는 라운드 1분 30초를 남기고 오른손 스트레이트로 포이리에를 다운 시켰다. 큰 충격을 받은 포이리에는 밑에 깔린 채 할로웨이의 파운딩을 막기에 급급했다. 거의 레퍼리 스톱이 나올 뻔 했지만 간신히 버텨냈다.
2라운드도 할로웨이가 거세게 몰아붙였다. 포이리에는 할로웨이의 연타를 막기에 급급했다. 하지만 포이리에는 펀치력에서 할로웨이보다 한 수위였다. 라운드 후반 강력한 주먹을 적중시키면서 분위기를 바꿨다. 할로웨이도 포이리에의 펀치를 허용한 뒤 주춤하는 기색이 역력했다.
이후에도 할로웨이와 포리이레는 치열한 난타전을 이어갔다. 하지만 타격의 정확도에서 할로웨이가 근소하게 앞섰다. 포이리에도 강하게 반격했지만 마지막 라운드에서 할로웨이의 펀치 연타가 불을 뿜으면서 강한 인상을 남겼다.
경기 후 할로웨이는 승자임에도 옥타곤 인터뷰를 길게 하지 않았다. 그는 “지금은 더스틴의 순간이다. 내 인터뷰는 여기까지다”라며 모든 스포트라이트를 포이리에에게 양보했다.
포이리에는 “정말 감사한 마음이다. 나는 UFC에서 활약하면서 가족을 돌볼 수 있었고, 많은 인연을 만났으며, 내 꿈을 이룰 수 있었다”며 “지금도 여전히 꿈을 쫓고 있다. 너무 아름답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어 “종합격투기는 내게 모든 것을 가르쳐줬다”며 “이렇게 내 선수 인생을 마칠 수 있어 너무 고맙다”고 말한 뒤 글러브를 벗어 옥타곤 바닥에 내려놓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