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광주, 이선호 기자] " 팬들과 선수 안전이 우선이다".
광주광역시에 극한호우가 내려 2025 프로야구 후반기에 돌입하자마자 전면 스톱됐다. KIA 타이거즈는 지난 17일 광주-기아 챔피언스필드에서 NC 다이노스와의 첫 경기를 펼칠 예정이었으나 기상청 창설 이래 최초로 하루 426.4mm 역대급 폭우가 내려 취소했다.
광주시는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극한호우에 속수무책이었다. 시내 곳곳이 침수피해를 입었고 도시 기능이 마비상태에 빠졌다. 경기가 취소되자 야구장에서 훈련을 마치고 퇴근하던 KIA 선수단과 NC 선수단은 공포심까지 느낄 정도였다. 다음 날에도 오후 4시부터 폭우가 쏟아져 또 취소됐다.
챔피언스필드도 비상이 걸렸다. 바로 앞에 평소 낮게 흐리던 서방천의 범람 경보까지 나왔다. 넘치면 야구장으로 흐를 수 밖에 없었다. 다행히 비가 잦아들어 침수피해를 당하지 않았다. 그러나 이틀 동안 많은 비가 내려 그라운드는 몸살을 앓았다. 바닥 모래는 상당 부분 유실됐고 투수들이 오르는 마운드는 흙을 걷어내도 물이 차올랐다.
선수들은 이날 훈련을 하면서 아찔한 평가를 했다. 포수 김태군은 "그라운드가 최악이다. 잔디쪽은 괜찮은데 내외야의 땅에 흙이 없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결국 오석환 KBO 경기운영위원은 비가 내리지 않았는데도 경기진행이 어렵다고 판단해 이날도 그라운드 사정으로 취소했다.
이것이 끝이 아니었다. 그라운드 사정으로 취소했지만 곧바로 예보에 없던 폭우가 또 쏟아졌다. 이날까지 사흘 누적 강수량은 500mm를 넘겼다. 이로인해 20일 예정된 4차전도 취소 우려를 낳고 있다. 구단은 오전 일찍부터 그라운드 키퍼들을 투입해 경기를 준비할 예정이다. 그러나 물폭탄에 그라운드 상태가 악화되어 있어 장담하기 어렵다.
KIA 구단도 바쁘게 움직였다. 오전부터 관중 안전을 위해 대대적인 긴급 안전 전검을 했다. 최준영 대표이사, 심재학 단장, 설진규 지원실장을 비롯해 구단 전직원이 오전부터 챔피언스필드 시설 전반에 대한 점검에 나섰다. 주전기실, 덕아웃, 불펜, 상품창고, 정화조 관리실 등 침수 우려가 있던 시설과 관중석, 관중 이동 통로 등을 둘러 보았다.
최 대표이사는 "팀 성적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건 팬들과 선수들의 안전이다"라고 강조하며 "어느 해 보다 프로야구의 열기가 높은 이 때 팬들이 안전하게 야구장을 찾을 수 있도록 더욱 노력하자"는 당부를 했다. 야구장을 찾는 팬들의 안전을 위해 만반의 준비를 주문한 것이다. /sunn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