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이인환 기자] 중국 축구가 또다시 감독 교체라는 익숙한 루틴에 돌입했다.
'베이징청년보'에 따르면, 중국은 신임 감독 연봉을 코칭스태프 포함 200만 유로(약 30억 원)로 제한할 예정이다. 축구계에선 이 같은 방침을 두고 "누굴 데려오겠다는 건가"라는 반응이 지배적이다. 감독에게는 젊고, 건강하며, 유럽식 전술 개념을 갖춘 데다 아시아 축구 경험까지 요구하면서, 그 대가로는 중소 클럽 수준의 연봉만 제시하겠다는 계산이다.
중국은 지난 15일 15일 용인 미르스타디움에서 열린 2025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E-1 챔피언십 3차전에서 홍콩을 1-0으로 꺾었다. 한국과 일본에 연패했던 중국은 이 경기로 1승 2패, 승점 3점을 기록하며 대회를 3위로 마무리했다. 홍콩은 3전 전패로 최하위에 그쳤다.
중국은 경기 초반부터 주도권을 잡았으나 골 결정력 문제는 여전했다. 전반 5분 왕위동이 왼발 슈팅을 시도했지만 골문을 벗어났고 8분에는 장위닝이 결정적인 찬스를 잡았으나 옆그물을 때리며 고개를 떨궜다. 수차례 기회를 잡고도 득점으로 연결하지 못한 장면이 계속됐다.
답답한 흐름을 깨고 전반 20분 선제골이 나왔다. 장위닝과 황정위가 패스를 주고받은 뒤 황정위가 오른발 대각선 슈팅을 시도했고, 공이 느리게 굴러가 골문 안으로 들어갔다. 중국은 대회 세 경기 만에 기록한 첫 득점에 크게 환호했다.
중국은 이후에도 여러 차례 결정적인 기회를 잡았으나 추가골은 나오지 않았다. 특히 4~5차례나 확실한 골 찬스를 날리며 해결 부족을 드러냈다. 결국 중국은 1-0 승리에 만족해야 했다. 경기 내내 주도권을 쥐고도 파울이 많았고, 거친 플레이가 이어지며 승리에도 불구하고 경기 내용과 매너 모두 아쉬움을 남겼다.
그러나 이 대회에서 한국-일본에게 단 하나의 골도 넣지 못하고 최약체 홍콩 상대로 힘겹게 이긴 순간 주르제비치 감독의 정식 감독 전환은 어려워진 상황. 결국 중국은 발빠르게 새 감독 선임에 나서고 있다. 공식적인 절차는 아직 개시되지 않았지만, 대표팀 재정비가 시급한 상황에서 물밑 작업은 이미 시작된 것이다.
이로 인해서 중국 대표팀은 9월 예정됐던 전지훈련과 국제 평가전 일정을 포기한 상태다. 반면, 10월 평가전 일정은 예정대로 진행된다. 협회 입장에서는 새로운 감독 선임을 서두를 수밖에 없는 입장이다. 이에 따라 신임 감독은 체력적으로 건강하고 젊어야 한다는 것.
나이가 우선 조건이기에 장기적으로 팀을 안정적으로 이끌 수 있는 인물이 우선 고려 대상이 되고 있다. 이미 카를로스 케이로스와 같은 고령 감독은 명단에서 제외됐다.
연봉 역시 핵심 조건이다. 중국 축구 협회는 이전 감독 사례를 반면교사 삼아, 엄격한 예산 기준을 적용할 계획이다. 협회는 이번 코칭스태프 전체 연봉이 200만 유로를 넘지 않도록 하겠다는 방침이다. 동시에 유럽 출신으로 현대적인 전술 개념을 보유한 감독을 선호하고 있으며, 아시아 축구에 대한 이해와 실무 경험도 중시된다.
후보군도 이미 거론되고 있다. 광저우 에버그란데와 톈진 톈하이에서 감독 경험이 있는 이탈리아 출신 파비오 칸나바로가 유력 후보 중 한 명이다. 칸나바로는 중국 무대에서 오랜 기간 활동한 만큼 중국 축구에 대한 이해도가 높다. 그는 지인을 통해 감독직 복귀 의사를 은근히 내비쳤다는 후문이다.
또 다른 후보로는 멕시코 대표팀 감독을 지낸 후안 카를로스 오소리오의 이름도 거론된다. 중국 축구 협회는 이들 후보 외에도 다양한 경로를 통해 감독 후보자들을 접촉하고 있으며, 신중한 심사 과정을 거쳐 최종 선임을 확정한다고 한다. 단 현실적이지 않다는 지적도 많다.
일부 중국 축구 팬들은 해당 기사를 보고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라거나 "그런 돈을 받고 젊은 명장이 중국에 와서 감독을 한다는 것이 말이 되냐"라고 어이 없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말 그대로 중국 축구의 어이 없는 구인 공고가 어디까지 이어질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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