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서정환 기자] 지도자 없이 선수들만으로 뭉친 팀이 있다.
NH농협은행 2025 정선 글로벌 유소년 농구 슈퍼컵(이하 슈퍼컵)이 18일 정선 사북청소년장학센터에서 개최됐다. 올해 4회째를 맞은 슈퍼컵은 U9, U10, U11, U12, U13, U15, U18, 여자초등부까지 9개 종별에서 총 70개팀, 1200여 명의 선수단이 참가하는 대규모 국제행사로 거듭났다.
U18부에서 화제의 팀은 LPS였다. 다른 팀들은 지도자들의 지도와 부모님들의 지원하에 대회에 참가한 경우가 대부분. 하지만 LPS는 순수하게 선수들끼리 뭉쳐서 대회에 참여했다. 대회신청도 선수가 하고 숙소 예약도 직접했다.
하지만 경기력은 뛰어났다. LPS는 19일 예선 두번째 경기에서 홍천스포츠를 49-27로 제압하고 1승 1패를 기록했다.
경기 후 주장 안성빈(용인초당고3)을 만났다. 그는 “저는 세이커스 유소년출신이다. 고2까지 엘리트농구를 하다가 좋은 기회가 있어서 팀을 만들어서 왔다. 감독 없이 전국에서 선수들을 모아서 대회에 출전했다”고 소개했다.
대회를 뛰고 싶다는 열정으로 선수들이 직접 팀을 만든 것이다. 안성빈은 “대회에 나가고 싶은데 선수가 없었다. 전국에서 대회에 나가고 싶은 선수들을 직접 모아서 팀을 구성했다. 팀원들은 과천, 안양, 평택, 용인 등 경기도 각지에서 왔다. 나이도 제각각 다르다. 아무래도 팀원들이 각지에 있다보니 한 번 밖에 맞춰보지 못하고 대회에 참가했다. 믿음으로 가는 농구”라며 웃었다.
급조한 팀이지만 기량은 훌륭했다. LPS는 빠른 농구로 상대를 휘저었다. 안성빈은 “우리팀은 모든 친구들이 어리고 빠르고 속공농구를 한다. 전원이 3점도 가능하고 올라운더 선수들이다. 원래 12명인데 5명이 부상을 당해서 불참했다. 첫 경기를 5명으로 치러 어려운 경기를 했다. 두 번째 경기부터 센터 둘이 가세해서 편하게 했다”며 긍정적으로 생각했다.
아무래도 지도자가 없다는 점은 아쉽다. 하지만 선수들이 원하는 색깔을 내는 장점도 있다. 안성빈은 “제가 주장, 선수, 감독, 매니저까지 다하고 있다. 숙박도 직접 예약하고 대회안내문도 제가 받고 선수들에게 공지해주고 바쁘다. 지도자가 있으면 좋겠다. 지고 있을 때 흔들리는 부분은 아쉽다. 하지만 선수들끼리 하는 것도 좋은 경험인 것 같다. 우리의 플레이 보여줄 수 있어 좋은 점도 있다”며 성숙한 답을 했다.
LPS는 앞으로도 꾸준히 대회에 참가할 생각이다. 안성빈은 “LG의 유기상 선수를 좋아한다. 이번 대회에서 좋은 성과를 거두고 목표는 1등이다. 선수들이 안 다치고 각각의 플레이를 보여주고 싶다”고 다짐했다. / jasonseo34@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