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잠실, 한용섭 기자] 무척 닮았다. 프로야구 LG 트윈스 투수 김진성(40)과 SSG 랜더스 투수 노경은(41) 이야기다. 두 선수는 나란히 2021시즌이 끝나고 소속팀에서 방출의 아픔을 겪었다.
김진성은 NC에서, 노경은은 롯데에서 방출됐다. 각각 36세와 37세의 적지 않은 나이였다. 그러나 포기는 없었다. 새로운 팀을 찾아 나섰고, 기회를 받았다. 2022시즌, 김진성은 LG에서, 노경은은 SSG에서 각각 새출발에 나섰다.
이후 많은 이들의 예상을 유쾌하게 깨뜨렸다. 김진성과 노경은의 기록을 보면 놀랍다.
2022시즌부터 올해 전반기까지 김진성은 268경기에 등판해 KBO리그에서 가장 많은 경기에 출장한 투수다. 노경은은 241경기 등판으로 최다 출장 2위다.
이 기간 투구 이닝을 보면 노경은이 293⅔이닝을 던져 리그 불펜투수 중에서 최다 이닝을 던졌다. (선발투수로 8경기 40이닝이 포함됐다). 김진성은 243⅔이닝으로 최다 이닝 2위다.
그냥 많이 던진 것만은 아니다. 2022년부터 노경은은 92홀드(5세이브), 김진성은 81홀드(6세이브)로 홀드 1위와 2위다. 노경은은 2024년 38홀드를 기록하며 역대 최고령 홀드왕(40세) 타이틀을 수상했다.
40세가 넘은 올해도 여전히 ‘잘’ 던지고 있다. 김진성은 50경기(45이닝) 3승 2패 1세이브 21홀드 평균자책점 3.60을 기록 중이다. 노경은은 47경기(47⅓이닝) 2승 4패 2세이브 17홀드 평균자책점 2.28을 기록하고 있다.
노경은은 불펜투수 이닝 1위와 홀드 5위, 김진성은 불펜투수 이닝 5위와 홀드 2위에 올라 있다. 홀드 1위는 KIA 조상우(24홀드)다. 김진성은 18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롯데 자이언츠전에서 2-1로 앞서 8회 등판해, 1이닝 삼자범퇴로 깔끔하게 막아냈다. 시즌 22홀드째를 기록했다.
김진성과 노경은은 성남중학교 1년 선후배 사이다. 김진성은 노경은에 대해 “자주 연락한다, 중학교 선배다. 경은이 형이 ‘올해는 네가 홀드왕 먹어라’고 하는데, 내 생각은 물 건너갔고. 경은이형이 다시 (홀드왕) 할 거 같다. 조상우와 경합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세부지표를 보면 경은이 형이 워낙 잘하고 있어서, 상우도 잘하고 있지만. 경은이 형이 시즌 초반에는 홀드 갯수가 멀어졌는데, 많이 가까워졌다. 평균자책점도 1점대고(정확히는 2.28이다), 경은이형이 상우랑 경합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진성은 홀드왕 타이틀 보다는 팀 성적이 우선이다. 그는 “(홀드왕) 저도 하고 싶죠. 물 들어왔을 때 노를 저어야 된다는데, 지금은 내 노를 저을 때가 아니다. 팀이 1위를 탈환해야 하기에, 초반에 내가 홀드 1위를 하고 있었을 때는 좀 생각이 있었지만, 지금은 오히려 마음 편하게, 밑에 있기에 마음이 좀 편하더라”고 개인 타이틀은 마음을 비웠다고 언급했다.
40세 베테랑이 젊은 투수들을 제치고 리그 최고 불펜으로 활약하는 비결은 철저한 노력이다. 두 선수 모두 보강 운동을 무척 강조했다.
김진성은 “경기 전에도 러닝을 20분 정도 뛰고 끝나고 20분 뛴다. 경기 후에 보강 운동을 1시간 정도 한다. 후배들에게도 보강 운동을 하라고, 조금이라도 하라고 얘기한다”고 말했다.
베테랑끼리 서로 교감이 많다. 김진성은 “몸 관리에 대해 많이 얘기를 한다. 불펜 투수는 공을 많이 던지니까, (훈련 때) 되도록이면 공을 적게 던지고 경기에 모든 포커스를 맞추려고 한다. 이제 여름이니까 캐치볼 할 때 후배들이나 캐치볼 파트너한테 웬만하면 ‘공 적게 던지고 들어가라, 더 던지지 말아라’ 한다.
캐치볼 할 때 밸런스가 되게 좋다고 경기 때 좋은 게 아니다. 캐치볼에서 힘을 다 뺄 바에는 차라리 그 힘을 아껴서 경기 때 쓰는 게 좋으니까. 그런 거에 경은이 형하고 많이 얘기하는 것 같다. 공을 좀 적게 던지고 어떻게 하면 빨리 몸 풀고 나갈 수 있는지”라고 설명했다.
김진성은 노경은에 대해 감탄했다. 그는 “경은이형이 하는 거 보고, 밑에 후배들은 그냥 보고만 있어도 배울 점이 많다고 생각한다. 저 또한 배우고 있고, 경은이 형은 그 나이에 150km 가까이 되는 구속을 유지하는 거 보면 정말 대단하죠. 나는 안 나오니까”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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