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MHN 나웅석 인턴기자)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의 열기만큼이나 축구장 안팎의 범죄 문제도 여전히 뜨거운 것으로 나타났다.
영국 내무부(Home Office)가 지난 17일(이하 현지시간) 발표한 '2024-2025시즌 축구 연관 범죄 및 경기장 출입 금지 명령 통계'에 따르면, 지난 시즌 축구와 관련해 총 1,932건의 체포가 이루어졌다. 이는 전 시즌 대비 11% 감소한 수치지만, 코로나19 팬데믹 이전보다는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악명 높은' 서포터스는? 맨유 체포 1위, 웨스트햄 출입금지 1위

가장 많은 팬이 체포된 구단은 맨유였다. 한 시즌 동안 무려 121명의 맨유 팬이 체포되며 해당 부문 1위를 기록했다. 라이벌 구단인 맨체스터 시티가 94명으로 2위, 웨스트햄 유나이티드가 77명으로 그 뒤를 이었다. 맨유 팬들의 주요 체포 사유는 폭력 행위와 공공질서 문란(각 34건)이었다.
한편, 법원이 부과하는 '경기장 출입 금지 명령'이 가장 많이 내려진 구단은 웨스트햄(112건)으로, 2년 연속 1위를 차지했다. 맨유(108건)와 첼시(80건)가 각각 2, 3위에 올랐다.
폭력은 여전, 음주는 감소, 마약은 급증...달라지는 범죄 양상

지난 시즌 가장 흔한 체포 사유는 공공질서 문란(32%)과 폭력 행위(22%)였다. 하지만 주목할 만한 변화는 'A급 마약 소지' 혐의 체포가 19%를 차지하며 세 번째로 높은 순위를 기록했다는 점이다.
A급 마약 소지가 범죄 목록에 포함된 2022-2023시즌(9%)과 비교하면 두 배 이상 급증한 수치다. 반면, 과거 훌리건의 상징처럼 여겨졌던 음주 관련 범죄는 8%까지 감소하며 대조를 이뤘다.
체포 건수는 줄었지만, 출입 금지 명령은 10년이래 '최고'
전체 체포 건수가 소폭 감소했다고 해서 경기장이 안전해졌다고 보기는 어렵다. 오히려 당국의 제재는 더욱 강화되는 추세다. 지난 6월 1일 기준, 영국 내에 발효 중인 축구 경기장 출입 금지 명령은 총 2,439건으로, 전년 대비 12% 증가했으며 이는 2012-2013시즌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이는 당국이 단순 체포보다는 장기적인 격리 조치를 통해 상습적인 훌리건들을 관리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가장 체포율이 높은 대회는?

대회별 관중 10만 명당 체포율을 분석한 결과,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한 것은 FA컵(6.6명)이었고, 유럽 대항전(5.2명)과 프리미어리그(4.5명)가 그 뒤를 이었다. 이는 토너먼트 대회의 단판 승부가 팬들의 과열된 분위기를 더욱 조장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영국 내무부의 이번 통계는 축구장 내 범죄가 감소세에 접어들었다기보다는, 마약과 같은 새로운 유형의 문제로 진화하고 있으며 당국의 제재 역시 이에 맞춰 더욱 엄격해지고 있음을 명확히 보여준다.
사진=연합뉴스, 맨체스터유나이티드 공식 SNS, 에미레이츠 FA컵 공식 SN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