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MHN 애리조나(美) 이상희 기자) 샌프란시스코 중견수 이정후가 올스타 휴식기를 마치고 다시 한 번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이정후는 지난 5월과 6월 두 달 연속 타석에서 극심한 부진을 겪었지만 데이터는 그의 회복 가능성을 말해주고 있다. 때문에 이정후의 후반기 반등은 단순한 ‘감’이 아닌 ‘수치가’ 뒷받침 해준다.
이정후는 메이저리그 데뷔 첫 해부터 특유의 정교한 타격 능력을 보여줬다. 메이저리그 ‘스타케스트(MLB Statcast)’ 자료에 의하면 이정후의 헛스윙(Whiff) 비율은은 고작 12.4%로 리그 상위 4%에 속한다. 삼진률(K) 또한 9.3% 밖에 되지 않아 리그 상위 3%에 해당할 만큼 좋은 기록이다. 이는 이정후가 타석에서 헛스윙하는 비율이 적고, 배트에 공을 맞추는 능력이 메이저리그 상위그룹에 속한다는 뜻이다.

이정후는 또 스트라이크 존 밖으로 형성되는 공을 따라가는(Chase) 비율 또한 21.7%로 낮은 편이다. 이는 불필요한 스윙을 억제하며 정확도를 유지하는 데 탁월하다는 뜻이다. 메이저리그 타자들을 평가할 때 타석에서 얼마나 절제력이 좋은지를 평가하는 기준이 된다.
물론, 이정후에게 아쉬운 점도 있다. 배트 중심에 공을 정확히 그리고 강하게 맞추는 능력인 ‘하드 히트(Hard hit)’ 비율은 27.8%로 리그 평균보다 낮은 편이다. 때문에 타석에서 파워보다는 정확성과 라인드라이브에 집중된 타격성향을 보인다.
이정후는 올 시즌 개막 후 4월 한 달간 3할 중반의 고타율을 기록하며 좋았다. 하지만 5월과 6월에는 부진했다. 이유가 있다. 상대팀 투수들이 이정후의 약점으로 떠오른 스트라이크 존 외각 낮은 코스에 변화구를 집중적으로 던졌기 때문이다. 이정후는 이를 제대로 공략하지 못해 내야 땅볼이나 뜬 공으로 물러나는 일이 많았다.

하지만 7월 들어 변화가 감지됐다. 같은 외각 공을 좌측으로 밀어쳐 강한 타구로 만드는데 성공하며 올스타 휴식기 기준 최근 10경기에서 타율 0.324로 좋아졌다. 출루율과 장타율을 합한 OPS도 0.852로 향상됐다. 이는 이정후가 단순한 적응을 넘어 전략적 대응에 성공하고 있다는 뜻이 된다.
타석에서 보여준 이정후의 뛰어난 컨택 능력은 비록 슬럼프에 빠지더라도 이를 빠르게 회복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된다. 미국통계전문 사이트 ‘팬그래프스’는 이정후의 올 시즌 최종 성적으로 타율 0.275, 12홈런 WAR 3.8~4.2를 예상했다. 만약, 후반기에 타율 0.320 수준의 페이스를 보여준다면 WAR 4.5이상도 노릴 수 있다.
올 시즌 후반기 이정후의 성패는 단순한 타율 수치보다는 상대팀 투수 패턴에 대한 분석과 대응 능력 그리고 지속적인 타격 발사각도 조절 능력에 달려 있다. 그는 이미 외각 공을 대처하는데 진전을 보여줬고, 최근에는 강한 라인드라이브 타구 비율도 증가하고 있다.

결국, 이정후의 정밀한 스윙과 빠른 적응력 그리고 변화에 능동적으로 반응하는 ‘데이터 기반 반등’ 능력은 올 시즌 후반기 선수 본인은 물론 샌프란시스코 타선의 핵심 변수가 될 전망이다.
물론, 여기에는 메이저리그 풀타임 총 162경기를 처음 경험해 보는 이정후의 체력이 얼마나 끝까지 그 힘을 유지할 수 있을까 라는 변수도 있다.
사진=이정후©MHN D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