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이인환 기자] "나나 구단 모두를 위한 결정".
일본 대표 수비수 도미야스 타케히로가 아스날을 떠나게 된 배경과 진심을 18일(한국시간) 일본 언론 ‘사커킹’과의 인터뷰에서 직접 밝혔다. 그동안 침묵을 지켰던 도미야스는 “아스날과의 결별은 갑작스러운 통보가 아니었으며, 어느 한 쪽의 일방적 결정도 아니었다”고 힘주어 말했다.
아스날은 4일 구단 홈페이지를 통해 "도미야스가 아스날을 떠난다. 우리는 그의 계약을 즉시 종료하는 데 상호 합의했다"라고 공식 발표했다. 도미야스는 아직 계약 기간이 1년 더 남아있었지만, 빠르게 각자의 길을 걷기로 했다.
아스날은 "안타깝게도 도미야스는 지난 두 시즌간 부상 때문에 출전 시간이 제한됐다. 그는 지난 시즌 교체로 한 경기 출전이 전부였다. 따라서 그가 커리어의 새로운 챕터를 시작할 수 있도록 상호 합의로 계약을 종료했다"라며 "클럽의 모든 사람들은 도미야스의 기여에 감사드리며 그와 그의 가족에게 앞으로 행운만 가득하길 바란다"라고 전했다.
결국 부상에 무릎 꿇은 도미야스다. 영국 'BBC'는 "일본 국가대표 수비수 도미야스는 지난 시즌 단 6분밖에 뛰지 못한 뒤 무릎 수술에서 회복 중이다. 그는 2월에 받은 수술로 재활을 계속하면서 최대 5개월을 더 재활해야 한다"라며 "아스날은 이미 발렌시아 센터백 크리스티안 모스케라를 타깃으로 삼으며 수비 보강을 검토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도미야스는 지난 2021년 여름 세리에 A 볼로냐를 떠나 아스날 유니폼을 입었다. 이적료는 총 2300만 유로(약 341억 원) 수준. 그는 미켈 아르테타 감독 밑에서 준수한 수비력을 선보이며 데뷔 시즌 22경기 1도움을 기록했다.
이후로도 도미야스는 훌륭한 로테이션 멤버로서 아스날에 힘을 보탰다. 문제는 고질적인 유리몸 기질. 그는 매 시즌 부상으로 자리를 비웠다. 2022-2023시즌도 무릎 수술로 시즌을 조기 마감했고, 그 다음 시즌에도 종아리 부상으로 4달 가까이 결장했다.
그럼에도 아르테타 감독은 공개적으로 도미야스를 칭찬했고, 지난해 3월 재계약을 맺으며 변함없는 신뢰를 보냈다. 하지만 폭탄이 터지고 말았다. 도미야스는 작년 여름 프리시즌부터 무릎 문제로 고생했고, 지난해 10월이 돼서야 경기장 위로 돌아왔다. 그는 사우스햄튼전에 교체 출전하며 추가시간 제외 6분을 소화했다.
그리고 이 경기가 도미야스의 복귀전이자 마지막 경기였다. 그는 또 다시 무릎 부상으로 쓰러지면서 1분도 뛰지 못했다. 결국 도미야스는 다시 한번 수술대에 올랐고, 시즌 아웃이 확정됐다. 2024-2025시즌 기록은 고작 1경기 출전에서 멈췄다. 도미야스는 2025년 내에 돌아올 수 있을지도 불투명하다.
결국 아스날은 상호 합의로 도미야스와 계약을 해지했다. 풋볼 존은 "도미야스는 오른쪽 측면과 왼쪽 측면, 중앙 수비까지 폭넓게 커버하는 다재다능함을 살려 팀에 기여했다. 그러나 잦은 부상으로 풀타임 활약을 펼친 시즌은 한 번도 없었다. 특히 이번 시즌 한 경기 출전에 그쳤다"라며 안타까워했다.
이어 매체는 "도미야스가 아스날에서 보낸 4년 동안 그가 부상으로 누워있던 일수는 690일이나 된다. 클럽과 대표팀을 합해 100경기를 훌쩍 넘게 결장했다. 아스날에서 공식 출전 기록은 84경기에 불과하다. 경기장에 나오면 수준급 퍼포먼스를 보여줬던 만큼 아르테타 감독도 답답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 다른 일본 매체 '사커 다이제스트' 역시 "도미야스가 부상 악몽으로 비참한 결말을 맞고 말았다. 그는 몸 상태가 좋을 때는 귀중한 옵션이었다"라며 "너무나 바라지 않던 최후가 되어 버렸다"라고 한숨을 내쉬었다.
실제로 구단과 본인 모두 논의 끝에 이별이 최선임을 인정했고, 그 결정을 받아들였다는 게 도미야스의 설명이다. 무엇보다 도미야스의 마음에 가장 큰 그림자는 지난 시즌 극심한 부상과 출전 부족이었다. “2024-2025시즌에는 5분밖에 뛸 수 없었다”고 자성한 그의 고백은, 스스로도 선수로서의 자존감에 심각한 고민이 따랐음을 보여준다.
반복된 재활과 압박, 불확실한 미래 앞에서 ‘정말 이게 맞는 길인가’라는 착잡함이 컸다. 아스날을 떠나기로 결심한 뒤 도미야스는 코칭스태프와 동료 선수 한 명 한 명에게 직접 작별 인사를 전했다. 그 과정에서 구단 식구들이 전하는 진심 어린 격려와 애정이 오히려 더 크게 각인됐다고 도미야스는 털어놨다.
도미야스는 “떠나겠다고 말하니 모두 정말 놀랐다”고도 밝혔다. 스스로 계약 해지 결정은 동료들에게도 다소 충격이었다. 하지만 그는 결국 선수로서 커리어를 다시 시작하고 싶다는 의지를 분명히 했다. 남은 계약기간과 상관없이, 스스로와 아스날 양측 모두의 발전을 위해 내린 결정임을 강조했다. /mcadoo@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