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이인환 기자] 청두 룽청의 사령탑 서정원 감독과 구단 프런트의 갈등이 극한에 달했다.
중국 매체 ‘즈보 닷컴’은 17일(한국시간) “서정원 감독이 더는 참지 않겠다고 작심발언을 터트렸다”며 “지난 6개월간 구단의 일방적 행보와, 선수단 이적·임대조차 전혀 공유되지 않는 현실을 폭로했다”고 전했다.
톈진 진먼후와의 경기를 하루 앞두고 실시된 공식 기자회견에서 서 감독은 “6개월 동안 클럽을 참아왔다. 감독으로서, 더 이상 방관만 할 수 없다”며 “코칭스태프 불신, 이어진 의료진과 통역 해고, 3월에 이르러서야 체결된 코치 계약까지 줄줄이 불공정이었다”고 쏟아냈다.
이어 “이적·임대 등 아무것도 전달받지 못했으며, 감독으로서 더는 묵과할 수 없다”라며 “구단이 진즉 코칭팀에 불만이 있다면, 공개적으로 입장을 밝혀라. 빨리 결정을 내릴 수 있도록 소통하자”는 최후통첩까지 날렸다.
서정원 감독은 2020년 12월 부임 직후 청두를 단숨에 1부 승격시켰고, 지난해엔 역대 최고인 CSL 3위와 함께 AFC 챔피언스리그 엘리트 진출을 이뤘다. 본 시즌 역시 16라운드 기준 리그 3위(선두 베이징 궈안과 승점 4점차)로 경쟁 중이다. 전반기엔 창단 첫 선두까지 맛봤다.
그러나 청두는 “우승 실패” 등을 이유로 재계약 조건 이행조차 미루며, 서 감독의 입지를 흔들고 있다는 게 현장 분석이다. 계약기간 역시 2025년말 종료를 앞두고 있어, ‘미완의 명장’ 잔류 여부도 오리무중이다.
이런 상황에서 중국 언론의 ‘서정원 흔들기’도 거세다. 언론인 쉬장은 “무면허 한국 의료진 불법 고용, 심지어 골절 오진, 책임 회피” 등의 의혹을 제기했다.
넷이즈는 “서정원의 연봉(코치진 포함 약 4000만 위안·77억 원)은 CSL 최고, 투입 대비 결과가 미흡하다”며 “구단 내부정보를 한국 언론에 흘려 분란을 조장했다”는 음모론도 함께 제기했다.
심지어 “계속해서 팬들도 구단과 한마음이 되어야 하고, 산둥처럼 클럽의 피를 빨아먹는 이가 되지 말라”는 ‘팬 심리전’까지 펼치고 있다.
반면, 팬심은 서 감독 편에 쏠린다. 한 중국 팬은 "서정원이 칼을 들고 4000만 위안을 주라고 강요한 것도 아니다. 모두 청두가 기꺼이 계약을 체결한 건데 무슨 도덕적 해이를 따지는가? 정말 창피하다!"라고 일갈했다. 또 다른 팬은 "계약이 이렇게 체결됐으니 구단에서 돈을 줘야 한다. 국제축구연맹(FIFA)에 고소당해도 배상해야 한다"라고 꼬집었다.
다른 팬들도 "설령 정말 이 액수더라도 계약서는 양측이 서명하기로 합의한 게 아닌가? 설마 누가 총을 겨누고 강제로 서명하게 했나?", "계약 정신이 전혀 없다. 중국과 중국 축구의 명성을 더럽히고 있다"라며 황당한 언론 플레이를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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