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MHN 박승민 인턴기자) 좌완 불펜 기근으로 고생하던 롯데이지만, 이번 시즌 활용 가능한 자원이 많이 늘어났다.
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는 이번 시즌에만 6명의 좌완 투수를 구원 등판시켰다. 정현수, 송재영, 홍민기, 김진욱, 심재민, 이영재 순으로 많은 이닝을 소화했다. 좌완 불펜 기근으로 최근 몇 년간 시달리던 롯데 자이언츠였지만, 정현수의 성장과 송재영, 홍민기의 등장으로 더욱 풍부한 불펜 운용이 가능해졌다.
특히 정현수는 이번 시즌에만 54경기에 출장하며 33.2이닝을 소화 중이다. 구원 WAR(대체 선수 대비 승리 기여도) 0.62를 기록하며 쏠쏠한 활약을 펼치고 있다. 필승조와 좌완 원포인트를 오가며 팀의 승리에 이바지했다. 이번 시즌 증가한 포심 패스트볼의 구위와 구속, 기존 주무기로 가지고 있던 슬라이더와 커브를 적재적소에 활용하며 타자를 공략하고 있다. 김태형 감독의 믿음을 사며 이번 시즌 팀에서 전천후로 활용되고 있다.

홍민기와 송재영은 드래프트 1년 차 선후배이다. 홍민기는 2020년 신인 드래프트 2차 1라운드 전체 4순위 지명을 받고 롯데에 입단했다. 송재영은 2021년 2차 4라운드 전체 31번으로 롯데에 입단했다. 각각 이번 시즌 구원 투수로 각각 11이닝, 22.1이닝을 소화하며 평균자책점 4.84와 0.82를 기록하고 있다. 두 선수 모두 이번 시즌에 들어서 출장 경기 수가 크게 늘었다.
좌완이며, 직구와 슬라이더를 중심으로 던지는 투수라는 점에서 공통점이 있지만 두 선수의 스타일은 다소 차이가 있다. 홍민기는 평균 구속 150.1km에 달하는 강속구를 중심으로 각이 큰 슬라이더를 곁들이는 좌완 파이어볼러 유형의 투수이다. 존에 형성되는 강속구로 윽박지르다 예리한 슬라이더를 우타자 몸쪽으로 파고들게 던지는 홍민기는, 이번 시즌 좌타자(피안타율 .265)에 비해 우타자(.088) 상대로 더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반면 송재영은 평균 구속 141.1km 수준의 패스트볼을 던진다. 홍민기에 비해 공은 빠르지 않지만, 좌타 상대 강점을 보인다. 송재영은 이번 시즌 좌타 상대로 피안타율 .190을 기록 중이다. 반면 우타자 상대 피안타율은 3할이 넘는다. 장단점이 뚜렷한 탓에 주로 좌타자 상대 원포인트로 활용된다. 이번 시즌 좌타자 상대 16.2이닝, 우타자 상대 5.2이닝을 소화했다.

시즌 초 선발 자원으로 분류되던 김진욱은 부진으로 인해 이민석에게 자리를 내준 이후 불펜으로 등판하고 있지만, 그마저 순탄치 않다. 불펜에서도 5.1이닝을 투구하는 동안 평균자책점 8.44를 기록하며 부진했다.
지난 2023시즌 트레이드를 통해 롯데로 이적한 심재민은 지난 시즌을 수술과 재활로 휴식했다. 그리고 이번 시즌 전반기 막바지에 복귀해 좋은 모습을 보였다. 선발과 필승조 모두 경험한 이력이 있는 심재민이 남은 시즌 다양한 역할을 수행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영재는 2025년 신인드래프트 7라운드 전체 64순위로 지명된 루키 투수이다. 퓨처스에서 15경기 동안 26.1이닝을 소화하며 평균자책점 3.76을 기록했다. 역시 전반기 막바지 1군의 부름을 받았지만 아웃카운트를 잡지 못하고 마운드를 내려갔다. 다시금 2군에서 담금질을 반복할 이영재가 남은 시즌 한 번 더 1군에 모습을 비출 수 있을지도 관심이 쏠린다.

롯데는 전통적으로 좌완 불펜 기근에 시달렸다. 이명우와 강영식이 동시에 활약하던 2010년대 초반을 제외하면 좋은 모습을 보인 좌투수를 찾기 힘들었다. 최근 수년간 이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 트레이드를 통해 진해수와 심재민을 영입한다던가, SSG 랜더스에서 방출된 임준섭을 영입하는 등 문제를 타개하기 위해 다양한 방법을 시도했다.
하지만 이번 시즌 롯데가 뽑고 키운 선수들이 1군에서 경쟁력 있는 좌완 불펜으로 성장했다. 이 선수들이 남은 시즌 동안 좋은 활약을 통해 롯데의 가을 무대 진출에 힘을 보탤 수 있을지 주목된다.
한편, 롯데는 18일 오후 6시 30분 잠실에서 LG 트윈스와의 맞대결을 갖는다.
사진=롯데자이언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