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이인환 기자] 미소로 돌아온 손흥민(33, 토트넘)에게 구단의 시선은 이제 쓸쓸한 이별을 준비 중이다. 그동안 토트넘에 헌신한 ‘클럽 레전드’를 바라보는 구단의 태도가 너무나도 냉정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영국 풋볼 인사이더는 15일(한국시간) 미크 브라운 전 맨유 수석 스카우트의 입을 빌려 “토트넘은 이미 손흥민과의 작별을 결심했고, 이번 여름을 적기로 본다”라고 보도했다.
손흥민은 가족과의 사전 약속으로 인해 프리시즌 합류가 다소 늦었지만, 이제는 동료들과 함께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이번 복귀는 단순한 훈련 참가가 아니라, 토마스 프랭크 신임 감독과의 첫 공식 면담이 임박했다는 신호다.
프랭크 감독은 이미 모하메드 쿠두스 영입 등 공격진 재편에 착수했다. 젊은 선수들을 대거 1군에 포함시키며 팀 리빌딩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번 프리시즌 투어는 선수단 정리와 동시에 핵심 선수들의 미래를 결정짓는 무대다. 손흥민 역시 그 중심에 서 있다.
손흥민의 이적설은 여전히 뜨겁다. “10년 가까이 헌신한 레전드를 보내기 아쉽다”는 팬심과 “이제는 현실적으로 이별을 준비해야 한다”는 목소리 등 양쪽 의견이 팽팽하다.
손흥민은 지난 시즌도 많은 공격 포인트를 기록하면서 팀의 유로파리그 우승을 이끌었다. 하지만 경기력 저하와 세대교체 흐름 속에서 입지가 흔들리고 있다.
심지어 엔지 포스테코글루 감독을 대신해서 부임한 프랭크 감독 체제에서 벤치 멤버로 밀릴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이처럼 구단은 손흥민의 마지막 무대를 예고하면서도 시장에서는 연일 새로운 영입 소식을 쏟아냈다. 모하메드 쿠두스(웨스트햄), 모건 깁스-화이트, 에베레치 에제 등 다수의 선수와 적극적으로 연결되며 손흥민의 빈자리를 채울 그림만 그리고 있다.
손흥민이 토트넘에서 올린 173골 101도움. 프리미어리그 역사에 남을 압도적 기록이다. 2015년 입단 이후 454경기에서 기록한 수치는 ‘클럽 레전드’로 부족함이 없다. 17년 만의 구단 트로피, 유럽 무대 사상 첫 챔피언스리그 결승이라는 역사를 함께 썼다.
하지만 토트넘의 최근 행보는 손흥민의 축적된 가치와는 동떨어져 있다. 구단 브랜드·유니폼 판매·한국 시장 파급효과 등 손흥민이 창출한 경제적 효과는 약 2,200만 파운드 이적료를 훌쩍 뛰어넘는다는 점에서 내보내려는 구단의 이별 드라마가 더욱 씁쓸하다.
사우디와 미국 등 해외 리그의 구체적 오퍼가 속속 도착하면서도, 토트넘은 ‘합당한 이적료’만 바라보고 있다. 거기다 토트넘 현지 팬들도 “레전드는 남아야 한다”는 감성, “세대교체가 현실”이라는 냉정 사이에서 갈팡질팡 한다. 하지만 분명한 사실은 손흥민은 해리 케인이 떠난 라커룸에 마지막까지 남았던 최후의 레전드였다는 것이다.
이제 결정을 내릴 시간은 얼마 남지 않았다. 토트넘은 손흥민에게 진심으로 고마움을 전하고, 그의 선택을 존중해야만 한다. 마지막까지 배은망덕이 아닌, 따뜻한 배웅을 남길 수 있을지가 팬과 언론의 진짜 관심사다. 손흥민의 거취는 곧 결정된다.
손흥민이 토트넘에 남든 떠나든 이별만큼은 그간의 헌신에 합당한 방식이어야 한다. 지금 토트넘에 필요한 건, 그가 쏟아부은 시간과 열정에 걸맞은 마지막 예우다.
/mcadoo@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