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이후광 기자] 전반기 부상과 부진으로 ‘100억 원 FA 최대어’라는 평가에 부응하지 못한 강백호(KT 위즈)가 후반기 명예를 회복할 수 있을까.
프로야구 KT 천재타자 강백호는 예비 FA 시즌을 맞아 개막도 하기 전에 몸값 100억 원이 거론되는 뜨거운 관심을 받았다. 포스팅이 아닌 FA 신분이기에 국내가 아닌 메이저리그에 진출 가능성까지 제기됐던 터. 입단 초기부터 해외 진출의 꿈을 피력한 강백호는 지난해 10월 31일 메이저리그 진출에 성공한 김혜성(LA 다저스)과 함께 메이저리그 사무국으로부터 신분조회 요청을 받기도 했다.
그도 그럴 것이 강백호는 긴 방황을 끝내고 지난해 마침내 천재타자의 면모를 되찾았다. 데뷔 처음으로 전 경기(144경기)에 출전해 타율 2할8푼9리 159안타 26홈런 96타점 92득점 OPS .840으로 활약, 팀의 기적의 준플레이오프 진출에 힘을 보탰다. 데뷔 시즌(29개) 이후 6년 만에 25홈런을 때려냈고, 2021시즌(102타점) 이후 3년 만에 95타점을 돌파했다.
KT가 지난 1월 발표한 2025시즌 선수단 연봉 계약에 따르면 강백호는 종전 2억9000만 원에서 141.4%(4억1000만 원) 인상된 7억 원에 연봉 계약을 체결했다. 구단 역사상 최고 인상률 및 최고 인상액이었다.
하지만 예비 FA 시즌의 전반기는 강백호의 뜻대로 흘러가지 않았다. 개막 후 3월 월간 타율이 1할9푼4리에 그치며 첫 단추를 잘못 꿰었고, 4월 2할9푼6리로 오름세를 보였으나 5월 들어 2할5푼4리로 페이스가 다시 떨어졌다.
강백호는 5월 20일 수원 KIA 타이거즈전 멀티히트를 기점으로 7경기 타율 4할7푼8리 1홈런 6타점을 치며 방망이가 본격적으로 깨어날 조짐을 보였다. 그런데 불운하게도 부상에 날개가 꺾였다. 5월 27일 수원 두산 베어스전에서 귀루하다가 우측 발목이 베이스에 꺾이며 인대가 파열된 것. 강백호의 전반기 기록이 43경기 타율 2할5푼5리 7홈런 23타점 15득점 OPS .763에 그친 이유다.
강백호는 부상 당시 재활 및 회복에 8주 소견을 받았다. 이에 따라 이달 말은 돼야 1군 복귀를 바라볼 수 있을 전망. 오는 17일 후반기 개막 후 적어도 보름 정도는 강백호가 없는 라인업으로 경기를 해야 한다.
KT는 강백호가 부상 이탈한 뒤 35경기에서 18승 17패로 선전하며 전반기를 5위(45승 3무 41패)로 마쳤다. 포수 포지션은 조대현, 강현우가 주전 장성우의 뒤를 든든히 받치고 있고, 타선에서는 ‘신흥 거포’ 안현민이 등장해 엄청난 파워를 뽐내며 강백호의 이름을 지웠다. 프로는 자리를 비우면 안 된다는 말이 있듯, FA 대박을 꿈꾸는 강백호에게 불리한 흐름으로 시즌이 전개되고 있다.
그러나 KBO리그 8시즌 통산 타율이 3할5리에 달하는 강백호다. 강백호만이 할 수 있는 역할이 있고, KT가 잘 나갈 때 보면 늘 천재타자의 존재감과 한방이 상대 마운드를 위협했다.
강백호는 8월은 돼야 본격적으로 마법사군단 라인업에 힘을 보탤 전망. 순위싸움이 한창 치열한 시기 다시 천재타자의 호쾌한 스윙을 볼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예비 FA 강백호는 후반기 그 누구보다 반등이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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