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MHN 나웅석 인턴기자) 10년간 바르셀로나 골문을 지켜온 '캡틴' 테어 슈테겐이 새로운 경쟁자와 구단의 내부 변화 속, 최대의 기로를 마주했다.
네 명의 골키퍼... 바르샤 골문을 둘러싼 피 튀기는 경쟁 시작됐다
새 시즌을 앞두고 바르셀로나 골키퍼진은 이례적으로 4명이나 됐다. 부상으로 빠진 테어 슈테겐의 빈자리를 성공적으로 채운 베테랑 보이치에흐 슈쳉스니(35)가 2027년까지 계약을 연장했고, 에스파뇰에서 날아온 신예 조안 가르시아(24)까지 가세했다.
특히, 지난 2024-2025 시즌 라리가 '올해의 팀'에 선정된 가르시아는 "나는 바르셀로나에서 뛰기 위해 왔다"며 바르샤 주전 자리에 당당히 도전장을 던졌다.
여기에 테어 슈테겐의 부상 공백을 성공적으로 메웠던 슈체스니까지 계약 연장을 선언하며 골키퍼진은 꽉 차버렸고, 기존 백업 이냐키 페냐의 이탈이 유력한 가운데, 구단은 행복하면서도 불편한 스쿼드 교통정리를 앞두게 됐다.
떠밀리는 테어 슈테겐, 끝까지 버틸까

구단이 테어 슈테겐을 밀어내려는 데는 복잡한 사연이 있다. 지난 2024년 9월, 비야레알전에서 입은 심각한 부상으로 시즌 대부분을 날린 그의 몸 상태에 물음표가 달린 상태다. 여기에 그의 막대한 연봉도 재정 위기를 겪는 구단에 큰 부담이다.
이를 두고 지난 10일(이하 현지시간), 스페인 매체 마르카는 "테어 슈테겐의 이적은 바르셀로나의 재정에 숨통을 트이게 할 것"이라며 상황을 분석했다.

더욱 불편한 것은 구단의 태도다. 바르샤의 스포츠 디렉터 데쿠는 테어 슈테겐과의 껄끄러운 면담을 플릭 신임 감독에게 미뤄버렸다. 스페인 매체 AS는 지난 8일 기사에서 이를 "더러운 일을 감독에게 떠넘겼다"고 표현하며 플릭과 테어 슈테겐의 갈등을 암시했다.
그러나 테어 슈테겐은 쉽게 물러서지 않을 분위기다. 그는 지난 6월 "바르셀로나에 남고 싶다"는 의사를 강력히 밝혔고, 그의 측근들도 그가 주전 경쟁을 자신하고 있다고 전했다. 지난 11일, 마르카의 라디오 방송은 "테어 슈테겐은 절대 움직이지 않을 것이고, 본인이 주전임을 의심하지 않는다"며 선수의 결연한 태도를 전했다.
서늘한 프리시즌, '불편한 동거'의 시작

긴장감은 이미 프리시즌부터 표출됐다. 새로운 경쟁자 조안 가르시아는 공식 소집일보다 이틀 앞서 훈련장에 나타나 열의를 보였고, 이에 자극받은 테어 슈테겐도 서둘러 휴가를 단축하고 복귀했다.
하지만 지난 14일 열린 팀의 첫 필드 훈련에는 테어 슈테겐이 보이지 않았다. 구단 측은 "그가 실내 훈련 중"이라 설명했으나, 소문과 추측이 더욱 무성해지는 상황이 됐다.
동일 기사에서, AS는 훈련 영상을 분석하며 "테어 슈테겐의 모습은 단 2초뿐이었다"고 꼬집었다. 이는 플릭 감독과의 면담 이후, 주장으로서의 입지가 얼마나 불안정한지 상징적으로 보여준다는 평가다.
플릭의 결정은? 그리고 이어지는 프랑스 이적설

이제 바르사 팬들의 눈은 오직 플릭 감독을 향하고 있다. 테어 슈테겐에게 상황을 솔직히 전달할 것으로 알려진 플릭 감독이 과연 어떤 결정을 내릴지에 관심이 집중된다. 주전이 보장되지 않는다면 독일 국가대표 주전 골키퍼를 목표로 하는 테어 슈테겐이 이적을 택할 수밖에 없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한편, 지난 6월 26일, 프랑스 매체 레퀴프는 AS 모나코가 테어 슈테겐에게 접근했다고 보도했다. 챔피언스리그 진출팀인 모나코는 그에게 주전 자리를 약속하며 유혹의 손길을 보내고 있다.
바르셀로나 골문을 10년간 지킨 철벽 수문장 테어 슈테겐. 그러나 장기 부상과 재정 위기, 그리고 새로운 경쟁자들의 등장으로 이제는 뜨거운 논란의 중심에 섰다.
그의 "떠나지 않겠다"는 굳은 다짐이 지켜질지, 아니면 구단의 뜻대로 새로운 곳에서 도전을 시작할지, 바르셀로나의 골문은 그 어느 때보다 뜨겁고 불확실하다.
사진= FC 바르셀로나 공식 SNS, 보이치에흐 슈쳉스니 SNS, 테어 슈테겐 SN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