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고성환 기자] 콜 파머(23, 첼시)가 시상대에서 내려가지 않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보며 당황스러움을 감추지 못했다.
미국 'AP 통신'은 14일(한국시간) "파머는 트럼프와 클럽 월드컵 포디움 스포트라이트를 공유하면서 깜짝 놀랐다. 그는 주장 리스 제임스가 우승 트로피를 받는 동안 뒤에서 점프하고 있었고,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파머와 골키퍼 로베르트 산체스 사이에 서 있었다"라고 보도했다.
첼시는 같은 날 미국 뉴저지 매트라이프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5 국제축구연맹(FIFA) 클럽 월드컵 결승전에서 PSG를 상대로 3-0 완승을 거뒀다. 이로써 첼시는 2024-2025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컨퍼런스리그(UECL)에 이어 2관왕에 올랐다.
클럽 월드컵은 지금까지 1년마다 열려 왔지만, 이번 대회부터 월드컵과 똑같이 4년 주기 개최로 변경됐다. 참가팀도 32개 팀으로 바뀌었다. 상금 규모도 총 10억 달러(약 1조 3782억 원) 수준으로 대폭 상승했다. 그 덕분에 첼시는 우승 상금까지 포함해 9200만 파운드(약 1711억 원)에 달하는 '잭팟'을 터트리게 됐다.
다소 일방적인 경기였다. 첼시는 전반에만 3골을 몰아치며 일찌감치 승기를 잡았다. 파머가 혼자서 2골 1도움을 올리며 PSG를 무너뜨렸다. PSG는 후반 들어 반격을 시도해 봤지만, 경기 막판 주앙 네베스가 상대 머리를 잡아당겨 퇴장당하는 악재까지 겹치면서 무득점으로 패배했다.
경기 최우수 선수(POTM)는 단연 파머였다. 그는 전반 22번 정확한 슈팅으로 선제골을 터트렸고, 전바 30분 역습 상황에서 다시 한번 골망을 흔들며 멀티골을 기록했다. 여기에 전반 43분 중앙선 뒤에서 박스 근처까지 빠르게 공을 몰고 올라간 뒤 절묘한 패스를 찔러넣으며 주앙 페드루의 쐐기골을 도왔다.
파머는 결승전 POTM뿐만 아니라 대회 최우수 선수도 수상했다. 그는 대회 전체를 통틀어 최고의 활약을 펼친 선수에게 수여되는 '골든볼'도 거머쥐며 우승 트로피까지 무려 트로피 3개를 한 번에 손에 넣었다.
경기 후 시상식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눈길을 끌었다. 그는 잔니 인판티노 FIFA 회장과 함께 자국에서 열린 대회 결승전을 관람했고, 첼시의 우승을 축하하기 위해 시상대에 올랐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승 트로피를 첼시 주장 제임스에게 직접 전달하기도 했다.
이후 다소 당황스러운 장면이 연출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예상과 달리 시상대를 내려가지 않고 꿋꿋이 자리를 지킨 것. 보통 시상사는 트로피만 주고 자리를 떠나는 경우가 많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제임스가 트로피를 번쩍 들어 올릴 때까지 바로 옆에 남아서 웃으며 박수를 쳤다. 첼시 선수들에게 축하 메시지를 건네며 대화를 나눈 것으론 모자랐던 모양이다.
이 때문에 몇몇 첼시 선수들은 트럼프 대통령을 의아하다는 듯한 표정으로 쳐다봤다. 특히 파머는 제임스가 트로피를 높이 치켜들 때도 트럼프 대통령에게서 눈을 떼지 못했다.
이를 본 팬들은 "트럼프가 아직도 저기에 있다", "트럼프가 왜 대체 가운데 있는지 알려줄 사람?", "제임스는 트럼프가 내려가길 기다렸지만, 트럼프는 뻔뻔스럽게도 거기 서 있다" 등의 반응을 남겼다.
영국 매체들도 '기이한(bizarrely)'이라는 표현을 쓰면서 '신스틸러'가 된 트럼프 대통령의 행동에 의문을 표했다. '첼시 뉴스'는 "아무도 첼시가 이렇게 쉽게 우승할 거라고는 예상하지 못했던 것 같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이 첼시의 트로피를 들어 올릴 것이라고는 예상하기 더 어려웠다!"라고 전했다.
파머도 시상식을 마친 뒤 "트럼프가 여기 올 줄은 알았다. 하지만 그가 트로피를 들어 올릴 때도 시상대에 있을 줄은 몰랐기 때문에 조금 혼란스러웠다"라고 고백했다.
트럼프 대통령에게 트로피를 건네받았던 제임스 역시 "그가 우리와 함께 트로피를 들어 올릴 줄 몰랐다"라며 하지만 대회의 규모가 얼마나 큰지 알 수 있을 것 같다. 그는 내와 팀을 향해 그냥 축하하면서 지금 이 순간을 즐기라고 했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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