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호주 교포 그레이스 김(한국이름 김시은)이 13일 프랑스 에비앙 레뱅의 에비앙 리조트 골프클럽에서 열린 LPGA 투어 메이저 대회 아문디 에비앙 챔피언십에서 연장 끝에 우승한 뒤 트로피를 들고 환하게 웃고 있다. 이 대회는 전통에 따라 우승자 국적의 국기를 게양한다. (사진=아문디 에비앙 챔피언십)
그레이스 김의 교포 2세다. 부모는 모두 한국인이다. 호주에서 태어났고, 한국 이름은 김시은이다. 현재는 호주 시드니에서 살고 있다. 2000년생으로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에서 활동 중인 박혜준과 주니어 시절 경쟁한 사이다.
골프선수로는 주니어 시절부터 주목받았다. 호주 여자 골프의 레전드인 카리 웹이 주는 장학금을 4차례나 받았고, 2018년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열린 유스올림픽에서 골프 여자 개인전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프로 데뷔 직전인 2021년엔 호주 여자 아마추어 챔피언십을 제패했고, 그해 프로가 됐다.
프로 전향 후엔 부모님의 조국인 한국에서 투어 활동을 고민하기도 했다. 하지만, 더 큰 무대에서 뛰기 위해 LPGA 투어로 방향을 정했다.
2023년 10월 경기도 파주의 서원밸리 컨트리클럽에서 열린 LPGA 투어 BMW 챔피언십에서 처음으로 한국의 코스를 밟았다.
그레이스 김은 지난해 하와이에서 이데일리와 만난 뒤 “한국에는 열정적인 팬이 많아 깜짝 놀랐다”며 “한국에 가서 맛있는 음식도 먹고 화장품 등을 사는 것도 좋았다. 기회가 된다면 KLPGA 투어 대회에서도 경기해보고 싶다”고 국내 팬들과의 만남을 기대했다.
극적으로 메이저 퀸이 된 그레이스 김은 새로운 기록을 추가했다.
LPGA 투어 우승은 두 번째다. 2023년 루키 시즌 롯데 챔피언십에서 데뷔 첫 승을 거뒀다. 메이저 우승은 이번이 처음이다.
아문디 에비앙 챔피언십에선 3년 연속 메이저 첫 우승자가 나왔다. 2023년 셀린 부티에(프랑스), 2024년 후루에 아야카(일본)에 이어 그레이스 김까지 모두 메이저 첫 승을 장식했다. 이 대회를 통해 메이저 첫 우승을 차지한 선수는 그레이스 김이 7번째다.
올해 열린 메이저 대회에선 KPMG 위민스 PGA 챔피언십을 제패한 이민지를 제외하고 사이고 마오(셰브론 챔피언십), 마야 스타르크(US여자오픈)에 이어 그레이스 김까지 모두 처음 메이저 퀸으로 등극했다.
호주 선수로는 메이저 대회에서 우승한 5번째 선수다. 같은 시즌에 호주 선수가 메이저 대회에서 두 번 이상 우승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카리 웹은 2000년과 2001년에 혼자 한 시즌 두 개 메이저 대회에서 우승했다.
우승으로 CME 글로브 포인트 650점을 획득한 그레이스 김은 85위에서 26위로 상승했다. 우승상금으로 120만 달러를 받아 시즌 총상금은 140만 5468달러로 늘렸고, 투어 통산 상금은 317만 151달러를 기록했다.

그레이스 김이 아문디 에비앙 챔피언십에서 우승한 뒤 호주 국기를 어깨에 두른 채 트로피에 입을 맞추고 있다. (사진=아문디 에비앙 챔피언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