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타에 송곳 아이언샷까지 장착한 방신실, 하이원 여자오픈 역전 우승..상금·다승 경쟁 불지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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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2025년 7월 14일, 오전 12:10

[정선(강원)=이데일리 스타in 주영로 기자] ‘장타퀸’ 방신실이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하이원리조트 여자오픈(총상금 10억 원)에서 장기인 장타를 앞세워 대역전극으로 시즌 2승을 따내며 상금과 대상, 다승왕 경쟁에 불을 지폈다.

방신실이 13일 강원도 정선군 하이원 컨트리클럽에서 열린 KLPGA 투어 하이원리조트 여자오픈 마지막 날 4라운드 3번홀에서 티샷을 하고 있다. (사진=KLPGA)
방신실은 13일 강원도 정선군 하이원 컨트리클럽(파72)에서 열린 대회 마지막 날 4라운드에서 버디 5개를 뽑아내고 보기는 1개로 막아 4언더파 68타를 쳤다. 최종 합계 14언더파 274타를 적어낸 방신실은 김민주와 홍정민(이상 11언더파 277타)을 3타 차로 제치고 역전 우승했다.

4월 넥센 세인트나인 마스터즈에서 시즌 첫 승을 거둔 방신실은 3개월 만에 시즌 두 번째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려 통산 4승을 기록했다.

선두 김민주에 이어 2타 차 2위로 최종일 경기에 나선 방신실은 경기 중반까지 타수 차를 좁히지 못해 역전 우승이 어려워 보였다. 10번홀까지 방신실과 김민주 모두 버디 3개에 보기 1개씩 적어내 2타 차 간격이 좁혀지지 않았다.

11번홀(파5)에서 역전의 시동을 걸었다. 특유의 장타가 돋보였다. 티샷을 324야드 보낸 뒤 200야드 지점에서 친 두 번째 샷을 그린 옆 러프까지 보냈다. 세 번째 샷을 홀 바로 옆에 붙인 방신실은 버디를 잡아내며 파에 그친 김민주를 1타 차로 추격했다.

이후 방신실은 15번홀에서 기어코 동타를 만들었다. 이날 버디가 가장 많이 나온 파5 홀에서 드라이버 대신 페어웨이 우드로 티샷을 하는 등 처음부터 전략적인 공략을 한 게 딱 들어맞았다. 이 홀은 전장 496야드다. 방신실의 시즌 평균 드라이버샷 거리는 257야드로 잘 쳐도 2온이 어렵다. 페어웨이 우드로 230야드를 보냈고, 두 번째 샷으로 187야드를 보내 홀까지 88야드를 남겼다. 이어 세 번째 샷으로 공을 홀 1.8m에 붙인 뒤 버디 퍼트를 넣어 파에 만족한 김민주와 동타를 이뤄 공동 1위로 올라섰다.

경기 막판 공동 선두를 허용한 김민주는 크게 흔들렸다. 이어진 16번홀(파3)에서 3퍼트 보기를 하면서 1타를 잃어 2위로 내려왔다. 홀까지 남은 거리가 5m에 불과했지만, 3퍼트라는 치명적인 실수를 했다.

기세가 오른 방신실은 17번홀(파4)에서도 버디를 추가해 2타 차 선두로 달아나 우승을 예약했다. 마지막 18번홀(파4)에서는 방신실이 파를 기록해 이변 없이 역전 우승으로 시즌 2승을 장식했다.

2023년 데뷔해 2승을 거둔 방신실은 지난해 우승 없이 시즌을 보냈지만, 올해는 개막 4개월 만에 2승을 따내며 상금과 대상, 다승왕 경쟁에 시동을 걸었다. 이날 우승으로 대상 포인트 부문 7위에서 4위로 올라섰고, 상금 순위는 8위에서 3위(약 6억 1827만 원)로 5계단 상승했다. 다승왕 경쟁에선 시즌 3승을 거둔 이예원에 이어 2위에 올랐다. 우승 상금은 1억 8000만 원이다.

장타를 뒷받침할 정교한 아이언샷도 역전 우승의 원동력이 됐다. 방신실은 이번 대회에 앞서 아이언샷의 로프트를 1도씩 높이는 변화를 줬다. 무더워진 날씨에서 아이언샷의 거리를 일정하게 맞추기 위한 시도였다. 방신실은 이번 대회 나흘 동안 80.56%의 높은 그린적중률을 기록했다. 그린 적중 시 평균 남은 거리는 7.02야드로 전체 선수 평균 7.79야드보다 훨씬 가깝게 붙였다.

방신실은 “마지막 날 경기에 나서면서 우승할 거라는 기대를 하지 못했고 경기에만 집중하자고 생각했는데 좋은 결과가 나와 행복하다”며 “이번 대회에 앞서 아이언 로프트를 1도씩 높이는 변화를 준 게 샷의 일관성을 높이는 효과가 있었고, 좋은 경기력을 유지했다”고 말했다.

KLPGA 투어는 이번 대회를 끝낸 뒤 31일 개막하는 오로라 월드 레이디스 챔피언십까지 약 2주간 짧은 휴식에 들어간다. 방신실은 “2주 동안 체력과 부족하다고 느낀 쇼트게임과 퍼트를 보완하는 데 집중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4월 iM금융 오픈에서 프로 데뷔 첫 승을 거뒀던 김민주는 3개월 만에 시즌 2승의 기대를 부풀렸으나 이날 뼈아픈 역전으로 홍정민과 함께 공동 준우승에 만족했다.

박현경과 김소이가 나란히 10언더파 278타를 쳐 공동 4위로 대회를 마쳤고, 투어 2년 차 유현조는 합계 8언더파 280타를 쳐 공동 8위에 올라 7개 대회 연속 톱10 행진을 이어갔다. KLPGA 투어 역대 연속 톱10 기록은 고우순(1989년), 故 한명현(1985년), 강연순(1985년)이 기록한 10회 연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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