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정승우 기자] "당신 가족이라면 어떻게 느꼈을까? 이건 명백한 수치다."
영국 '미러'의 13일(한국시간) 보도에 따르면, 잉글랜드 대표 수비수 출신 리오 퍼디난드가 노니 마두에케의 아스날 이적을 반대하는 일부 팬들의 움직임을 강하게 비판했다. 퍼디난드는 "이적을 축하받아야 할 순간에 한 선수 개인을 짓밟는 일은 절대 정당화될 수 없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최근 아스날은 첼시의 공격수 노니 마두에케 영입을 추진하고 있으며, 이적료는 약 5,500만 파운드(약 1,023억 원)에 이를 것으로 전해졌다. 마두에케는 최근 몇 시즌 동안 첼시에서 입지를 다지지 못했고, 새로운 자원들의 합류로 인해 출전 기회가 줄어들 위기에 놓였다. 결국 첼시는 그를 이적 대상에 올렸고, 아스날이 손을 내민 것이다.
문제는 이후 벌어진 팬들의 반응이었다. 아스날 일부 팬들은 마두에케의 이적에 강하게 반발했고, 급기야 이적 반대 청원까지 온라인에서 돌기 시작했다. 수천 명이 서명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마두에케의 소셜 미디어에는 비난성 댓글이 이어졌다.
이에 대해 퍼디난드는 13일 자신의 소셜 미디어를 통해 "한 23세 선수가 이적을 앞두고 꿈을 이루려는 찰나, 일부 팬들의 조롱과 공격에 노출된 것은 정말 참담한 일"이라며 "그를 비난하는 것이 아니라 축하해 줘야 할 시점"이라고 일침을 날렸다.
그는 이어 "그의 부모라면, 친구라면 이 상황을 어떻게 받아들일지 상상해 보라. 누군가의 인생에서 가장 빛나는 순간을 이렇게 망가뜨리는 건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라고 덧붙였다.
퍼디난드는 팬들의 의견 표출 자체를 문제 삼은 것은 아니었다. 그는 "모든 팬은 이적에 대해 생각이 다를 수 있다. 하지만 그것이 선수를 향한 인신공격이나 집단적 배척으로 이어지는 순간, 선을 넘는 것"이라며 "청원까지 벌이는 건 정말 처음 본다"라고 경악했다.
"이런 행동이 당신의 가족에게 벌어졌다고 생각해보라. 형제, 친구, 자식이 저런 대우를 받는다면 견딜 수 있겠는가?"라고 되묻기도 했다.
끝으로 퍼디난드는 "이 발언은 모든 아스날 팬을 겨냥한 게 아니다. 단지 소수이지만, 목소리가 너무 커졌을 뿐"이라며 "나는 마두에케가 이적 후 이 모든 부정적인 목소리를 실력으로 잠재워주길 바란다. 무엇이 되든, 마두에케에게 행운을 빈다"라고 마무리했다.
첼시 출신 선수의 아스날 이적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조르지뉴, 카이 하베르츠, 케파 아리사발라가 등이 이미 아스날 유니폼을 입었으며, 지난 3년간 아스날은 첼시에서만 1억 파운드 이상을 지출했다. 하지만 마두에케의 경우는 유독 팬들의 반대가 거세다. 이적이 공식화된다면, 그 여진은 꽤 오래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reccos23@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