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대전, 조형래 기자] “선수들 확실히 승부욕 많이 생겼다.”
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의 주장 전준우는 올해 전반기 팀의 돌풍을 이끄는 중심이다. 주장으로서 선수들을 한데 뭉치게 하는 것은 물론 중심타선에서 해결사 역할까지 도맡았다. ‘윤고나황손’이라고 불린 지난해 혜성처럼 등장한 윤동희 고승민 나승엽 황성빈 손호영 등 젊은 선수들이 올해는 부상에 허덕이고 주춤하고 있다. 그러나 전준우는 부침도 없이 올해도 어김없이 꾸준한 활약으로 롯데의 버팀목이 됐다.
말 그대로 전준우의 오래된 별명 중 하나인 ‘전트란’이 입국한 듯 활약했다. 메이저리그를 대표하는 호타준족 선수였던 카를로스 벨트란의 별명을 빗댄 이 별명에 걸맞는 활약을 이어갔다. 올스타전에서도 구단이 준비한 뉴욕 메츠 유니폼을 본뜬 전트란 유니폼을 입고 등장했다.
팀 내 최고참으로서 88경기 출장해 타율 2할9푼4리(327타수 96안타) 7홈런 56타점 OPS .799, 득점권 타율 3할4푼의 활약을 이어가고 있다. 10개의 결승타를 뽑아내면서 리그 결승타 공동 2위에 올라 있다.
지명타자로 주로 나섰지만 주전 외야진의 줄부상 속에서 어쩔 수 없이 수비에 나서는 경기들도 많았다. 전준우마저 올해 기대 이하의 모습이었다면 현재 롯데의 전반기 3위 성적은 불가능했을 수도 있다.
올스타전이 열린 12일 대전 한화생명볼파크에서 만난 전준우는 “3등으로 맞춰서 좋은데 부상선수들이 빨리 돌아왔으면 좋겠다. 그 선수들이 오면 또 좋은 시너지가 일어나지 않을까 생각한다”라고 말하면서 “부상 선수들이 많았던 게 그래도 안 좋았던 것 같다”라고 전했다.
하지만 롯데는 이런 줄부상 행렬 속에서도 대체 선수들의 활약을 발견했다. 적재적소에 등장한 새얼굴들이 자리를 채워주면서 지금의 순위에서 버틸 수 있었다. 전준우는 이들에게 ‘잇몸’이라는 표현 보다는 ‘새로운 이’라는 표현으로 불리기를 원했다. 그는 “부상 선수들이 이탈했지만 우리 팀에 다른 선수들이 충분히 그 역할을 해줬기 때문에 이 성적을 낼 수 있었다”고 말했다.
스스로 백업에 머물지 않고 자신의 자리를 쟁취하기 위한 선수들의 의욕적인 모습에 주장으로서도 뿌듯할 수밖에 없다.전준우는 “선수들도 열심히 하고자 하는 목표 의식이 생겼다. 자리가 생기면 다른 선수들이 또 욕심을 내서 열심히 하더라. 그래서 더 좋은 시너지가 난다. 경기가 끝나고도 실내에서 연습량 채우려고도 많이 한다”고 전했다.
전반기 3위의 원동력은 선수들의 의지라고 볼 수 있다. 전준우는 “운도 좋은 것 같지만 선수들한테 목표의식을 가지자고 이야기를 많이 한다. 달라진 게 있는지는 사실 잘 모르겠다”라면서도 “그러나 확실한 건 이기려고 하는 승부욕이 많이 생긴 것 같다. 그런 부분이 많이 달라지지 않았나 생각한다”라고 힘주어 말했다.
황성빈이 복귀했고 윤동희와 고승민 손호영도 후반기 복귀를 위해 준비하고 있다. 완전체가 아닌 상황 속에서도 3위를 유지했기에 완전체가 되면 더 나아질 수 있다고 자신한다. 2017년 이후 8년 만의 가을야구도 꿈이 아니다. 전준우는 “지켜보시면 아실 것이다. 더 잘하지 않을까 생각한다”라면서 더 높은 곳으로 향하겠다는 의지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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