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1일 오후 경기도 안양 정관장 체육관에서 열린 하나은행 초청 2025 남자농구 국가대표 평가전 대한민국과 일본의 경기에서 안준호 감독이 작전 지시를 하고 있다. 2025.7.11/뉴스1 © News1 박정호 기자
한일전 승리를 이끈 안준호 농구대표팀 감독의 표정은 마냥 밝지 않았다. 50% 성공률을 자랑한 외곽포를 칭찬하는 것보다 리바운드 싸움에서 열세였던 것에 아쉬움을 표했다.
안준호 감독이 이끄는 농구대표팀은 11일 안양 정관장 아레나에서 열린 일본과의 첫 번째 평가전에서 91-77, 14점 차 승리를 거뒀다.
세대교체를 진행 중인 일본이 주축 선수를 빼고 젊은 선수들로 대표팀을 구성했지만, 세계랭킹 21위로 한국(53위)보다 32계단이나 높은 팀이다.
'아시아 최강'을 상대로 기분 좋은 승리를 거뒀고, 내달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열리는 2025 국제농구연맹(FIBA) 아시아컵을 준비하는 데 큰 자신감도 얻었다.
경기 후 안 감독은 "모든 선수가 '원팀 코리아'로 하나가 됐다. 다들 팀을 위해 희생하며 몸을 내던졌다"고 선수들의 투지 넘치는 플레이를 칭찬했다.
이날 한국의 승리 원동력은 외곽포였다. 3점 슛 36개를 던져 무려 18개를 성공시켰다. 일본은 3점 슛 13개를 넣었으나 성공률이 33.3%에 그쳤다.
한국은 리바운드 31개를 잡아 39개의 일본보다 8개가 적었다. 문제는 일본에 공격 리바운드를 17개나 허용했다는 것이다.

11일 오후 경기도 안양 정관장 체육관에서 열린 하나은행 초청 2025 남자농구 국가대표 평가전 대한민국과 일본의 경기에서 이현중이 일본 나카무라 타이치와 리바운드 다툼을 벌이고 있다. 2025.7.11/뉴스1 © News1 박정호 기자
안 감독은 "냉정하게 말해 이런 모습이라면 희망이 없다. 한국은 국제대회에서 '최단신 팀'이다. 제공권에서 밀리면 어렵다"고 지적했다.
또한 그는 "대표팀 경기에서 3점 슛 성공률 50%를 기록한 것은 처음이다. 그러나 슛은 굴곡이 있어 항상 잘 들어가지 않는다"고 짚었다.
이어 "결국 수비로 상대가 슛하기 어렵게 만들고, (실패한 슛을) 리바운드해서 소유해야 한다. 그래야 득점할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그런 부분을 보완하지 않으면 국제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기 힘들다"고 덧붙였다.
안 감독은 수비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우리 대표팀은 주전 베스트5가 없다. 수비에 대한 열정이 없고, 팀을 위해 헌신하지 않는다면 기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단호하게 말했다.
또한 안 감독은 "2쿼터에서 너무 쉽게 뚫렸고, 1대1 수비도 안 됐다. 다행히 3~4쿼터에서 선수들이 집중력을 되찾아 수비를 잘해줬다. 우리가 해야 할 농구는 '상상할 수 없이 강한 압박'이다. 그렇게 상대 슛 성공률을 낮추고 리바운드 싸움에서 대등하게 맞설 수 있어야 한다. 여기에 빠른 공수 전환을 펼쳐야 한다"고 강조했다.

11일 오후 경기도 안양 정관장 체육관에서 열린 하나은행 초청 2025 남자농구 국가대표 평가전 대한민국과 일본의 경기에서 안준호 감독이 작전 지시를 하고 있다. 2025.7.11/뉴스1 © News1 박정호 기자
'해외파' 이현중(일라와라 호크스)과 여준석(시애틀대)은 43점 12리바운드를 합작하며 기대에 걸맞은 활약을 펼쳤다.
안 감독은 "(미국 무대에서 농구하는) 이현중과 여준석의 합류가 대표팀에 선한 영향력을 끼쳤다. 미국에서는 수비를 안 하면 즉각 교체해 버린다. 그래서 두 선수가 미국에 가서 (수비가 중요한) 그런 좋은 점을 많이 배워왔다. 이를 대표팀에서도 지향하고 발전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패장' 일본의 톰 호바스 감독은 "한국이 전체적으로 경기를 잘했다. 홈 이점도 잘 살려 좋은 에너지를 받았다"며 "우리는 3점 슛 싸움에서 밀렸다. 현재 젊은 선수들로 대표팀이 구성됐는데, 많은 걸 배웠다"고 했다.
농구대표팀은 13일 오후 2시30분 같은 장소에서 일본과 두 번째 평가전을 치른다.
rok1954@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