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콧 파커 이후 14년 만의 이적' 토트넘이 쿠두스를 1025억 원에 영입한 이유..."포터가 놓친 보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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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

2025년 7월 11일, 오후 03:00

[사진] 토트넘 홋스퍼 공식 소셜 미디어

[OSEN=정승우 기자] 토트넘 홋스퍼가 14년 만에 웨스트햄 유나이티드에서 선수를 영입하며 승부수를 던졌다. 그 주인공은 모하메드 쿠두스(24)다.

토트넘 홋스퍼는 11일(한국시간) 구단 공식 채널을 통해 "가나 대표팀 소속 공격수 모하메드 쿠두스를 영입했다. 워크 퍼밋(노동허가서) 발급을 조건으로 계약이 성사됐다"라며 "장기 계약에 합의했으며, 쿠두스는 등번호 20번을 배정받았다"라고 발표했다.

BBC는 11일 토트넘의 공식 발표 후 "토트넘이 웨스트햄에서 모하메드 쿠두스를 영입하며 14년 만에 양 구단 간 이적이 성사됐다. 토마스 프랭크 감독이 부임 후 처음으로 선택한 공격 자원이자, 5,500만 파운드(약 1,025억 원)의 장기 계약을 체결한 영입"이라고 보도했다.

2023-2024 '뉴커머'에서 2024-2025 '방황'까지… 롤러코스터의 두 시즌

[사진]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쿠두스는 지난 2023-2024시즌 프리미어리그 최고의 신입생 중 한 명이었다. 데이비드 모예스 감독 체제에서 리그 33경기 8골 9도움을 기록했고, 유로파리그 프라이부르크전에서 넣은 원더골로 구단 올해의 골에 선정되기도 했다. 시즌 종료 후에는 스카이스포츠 해설가 게리 네빌에게 '프리미어리그 최고의 뉴커머(best newcomer)'로 언급됐다.

2024년 1월, 훌렌 로페테기 감독이 경질되고 그레이엄 포터가 부임하면서 상황은 급변했다. 포터 감독의 윙백 시스템에서 쿠두스는 공격수나 중앙에 배치되며 본래 포지션인 윙어 자리에서 멀어졌다. 해당 자리에는 주장 재러드 보웬이 있었고, 쿠두스는 낯선 위치에 적응하지 못한 채 흔들렸다.

리그 32경기에서 5골 3도움. BBC와 통계 전문 매체 '옵타'에 따르면 드리블 시도는 리그 전체 최다였지만(198회), 성공률은 전 시즌 55.9%에서 47%로 급감했다. 수비 기여도 역시 떨어졌다. 2023-2024시즌 상대 진영에서 298회 볼을 탈취했던 그는 2024-2025시즌 148회에 그쳤다.

무엇보다 토트넘과의 맞대결에서 미키 반 더 벤과 파페 사르에게 연이어 손을 올리며 퇴장당했던 장면은, 그의 '최종 이별 선언'처럼 여겨졌다. 해당 퇴장으로 5경기 출장 정지 징계를 받았고, 이후 인터뷰에서 "매우 부끄러운 행동이었다"라고 고개를 숙였다.

히트맵으로 본 '위치 변화'… 오른쪽에서 전방까지, 점점 흐려진 존재감

BBC의 보도를 통해 보도된 쿠히트맵은 쿠두스의 변화된 활용을 극명하게 보여준다.

[사진] 2023-24시즌 쿠두스의 히트맵 / BBC2023-2024시즌 히트맵은 우측 하프스페이스에 진한 붉은색이 집중되어 있다. 이 시기 그는 명확히 '오른쪽 윙어'로 쓰이며 드리블과 크로스, 컷인 슈팅을 주무기로 삼았다. 총 1,595회 볼 터치를 기록했다.

[사진] 2024-25시즌 쿠두스의 히트맵 / BBC2024-2025시즌 히트맵은 훨씬 더 넓고 퍼져 있다. 특히 중앙과 좌측에도 일정한 밀도가 생겼지만, 결정적인 붉은색이 사라졌다. 즉, 자유는 늘었지만 영향력은 분산됐다. 볼 터치는 790회로 절반 이하로 줄었다.

통계로 본 쿠두스 vs 클루셉스키 vs 존슨

BBC는 토트넘의 기존 측면 자원들과의 비교도 제시했다. 2024-25시즌 기준 프리미어리그 통계는 다음과 같다.

[사진] BBC

드리블 성공률이나 기여 능력, 슈팅 시도 면에서는 쿠두스가 가장 뛰어나다. 그러나 창의성과 결정력 면에서는 클루셉스키나 존슨이 더 나은 효율을 보여줬다.

포터가 놓친 보석, 프랭크가 되살린다

전 웨스트햄 수석코치 에두 루비오는 "쿠두스는 오른쪽 윙어뿐만 아니라 중앙 공격수까지 소화 가능하며, 토마스 프랭크 감독의 4-3-3 또는 3-5-2 시스템에 적합한 자원이다. 브라이언 음뵈모처럼 속도와 강한 압박, 골 결정력을 동시에 갖춘 선수"라고 평가했다.

그는 "공을 갖고 있을 때의 판단력만 개선된다면 확실한 게임 체인저가 될 수 있다"라고 평가했다.

프랭크 감독의 브렌트포드 시절을 떠올리면, 적극적 압박과 빠른 전환이 핵심이다. 쿠두스는 이러한 요구에 부합하는 성향이며, 전방 압박과 볼 운반 능력 측면에서는 확실한 자산이 될 수 있다.

[사진]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BBC의 보도에 따르면 쿠두스는 가나의 유명 아카데미 'Right To Dream' 출신으로, FC 노르셸란을 거쳐 아약스로 향했고, 챔피언스리그에서의 활약을 바탕으로 웨스트햄에 입성했다. 2022-2023시즌 아약스에서 42경기 25공격포인트를 기록하며 주가를 끌어올렸고, 2023년 여름 이적시장서 아스날, 첼시, 브라이튼 등과 연결됐지만 결국 웨스트햄으로 향했다.

런던 스타디움에서의 첫 시즌은 반짝였고, 두 번째 시즌은 흔들렸다. 그러나 여전히 그는 만 24세. 부상 이력도 비교적 적고, 활약 포지션이 명확한 만큼 토트넘에서 ‘정위치’만 찾아도 충분한 반등 가능성이 존재한다는 것이 BBC의 주장이다. 

14년 만의 이적, 그리고 토트넘의 변화 신호

[사진]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쿠두스는 2011년 스콧 파커 이후 14년 만에 웨스트햄에서 토트넘으로 직행한 선수다. 다니엘 레비 회장이 런던 라이벌과의 거래를 피해온 오랜 관행을 깬 이적이라는 점에서도, 이번 영입은 단순한 전력 보강 이상의 상징성을 갖는다.

첼시와는 2009년 쿠디치니 이적 이후 거래가 없고, 아스날과는 2010년 윌리엄 갈라스가 마지막이었다. 토트넘은 이번 여름 공격 리빌딩을 예고했고, 쿠두스는 그 변화의 첫 단추다. /reccos23@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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