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고성환 기자] 바람 잘 날이 없다. 이번엔 중국 축구대표팀이 선수단의 수하물 논란에 대해 해명하고 나섰다.
중국 '소후'는 10일(이하 한국시간) "최근 동아시안컵에 출전한 남자 축구 대표팀은 한국에 짐을 너무 많이 싸서 갔다는 지적을 받았다. 일각에서는 '열등생이 문구류만 많다'라는 소문이 돌고 있다. 대표팀은 이에 대해 140개의 가방을 맡겼으며 그중 56개는 팀 장비 수하물이라고 밝혔다"라고 보도했다.
중국은 한국에서 열리고 있는 2025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E-1 챔피언십(동아시안컵)에 참가 중이다. 남자부와 여자부로 진행되는 이번 대회는 지난 7일 한국과 중국의 개막전을 시작으로 16일까지 치러진다. 남자부에선 한국과 중국, 일본, 홍콩이 우승을 놓고 다툰다.
대회를 앞두고 중국에서는 기대감이 적지 않았다. 데얀 주르예비치 임시 감독이 젊은 신예들을 중심으로 이변을 쓸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곤 했다. 국제축구연맹(FIFA) 주관 A매치 기간에 열린 대회가 아니기 때문에 한국과 일본이 해외파 없이 국내 선수들로 팀을 꾸린 점도 자신감을 더했다.
실제로 홍명보호는 옥석 가리기 및 실전 테스트에 초점을 맞췄다. 홍명보 감독은 '깜짝 스리백'을 기반으로 여러 선수를 실험했다. 김문환이 지난해 11월 이후 처음으로 출전했고, 박승욱도 처음으로 A매치 선발 기회를 받았다. 김봉수는 아예 A매치 데뷔전이었다.
그럼에도 중국은 전혀 상대가 되지 못했다. 한국은 한 단계 수준 높은 움직임과 빌드업으로 중국의 강한 전방 압박을 풀어내며 손쉽게 기회를 만들었다. 선제골도 일찍 터졌다. 전반 8분 이동경이 환상적인 왼발 감아차기로 포문을 열었다.
이후로도 일방적인 경기였다. 한국은 전반 21분 이태석의 크로스에 이은 주민규의 강력한 헤더로 추가골을 뽑아냈고, 후반 12분 김주성의 A매치 데뷔골로 3-0까지 달아났다. 반면 중국은 후반 들어 브라질 출신 귀화 선수 사이 얼지니아오(세르지뉴)를 비롯해 여러 교체 카드를 활용했지만, 90분 내내 유효 슈팅을 하나도 기록하지 못하며 실력 차이를 절감했다.
사실상 한국 2군에 패한 셈. 중국 팬들 사이에선 압도적인 패배에 불만이 터져 나왔다. 해설가 리우젠홍도 "한국 축구는 아시아 일류고, 중국 축구는 아시아 삼류다. 이번 경기는 일류 팀(한국)이 정상적으로 잘하고, 삼류 팀도 자기 수준대로 한 거다. 중국의 0-3 패배는 당연한 결과"라며 "한국은 K리그 선수만으로도 중국을 가볍게 제압할 수 있다"라고 한숨을 내쉬었다.
경기 이후 중국 대표팀의 많은 짐도 논란을 빚었다. 소셜 미디어 웨이보에서 중국 선수들이 공항에서 수많은 캐리어를 들고 이동하는 모습이 포착되면서 비판을 산 것. 일부 팬들은 선수들이 한국으로 쇼핑하러 놀러간 게 아니냐고 비웃었다.
비판 여론이 커지자 중국 대표팀이 빠르게 해명에 나섰다. 소후는 "대표팀 성명에 따르면 이번 동아시안컵에 참가한 남자 축구 대표팀 인원은 총 51명으로 위탁 수하물 140개를 보유하고 있다. 그중에서 84개가 개인 수하물, 56개가 팀 장비 수하물이었다. 장비 수하물은 모두 팀 훈련과 대회 참가에 필요한 물품"이라고 전했다.
또한 매체는 "대표팀 선수들은 한국에 도착한 뒤 짐 운반을 편리하게 하고 공항 체류 시간을 단축하기 위해 소량의 개인 수하물을 휴대할 뿐만 아니라 팀원들의 장비 운반을 돕는 등 좋은 팀워크 의식을 보여줬다. 팀은 대회 기간 동안의 훈련과 경기력, 재활 치료 등을 보장하기 위해 대량의 장비를 동시에 휴대할 수밖에 없다"라고 설명했다.
한국에 열흘 이상 체류해야 하는 만큼 선수단과 코칭스태프의 짐은 많을 수밖에 없었다. 중국 대표팀은 필드 훈련 사용 장비 21개, 경기용 장비 9개, 기술 분석 장비 3개, 의료용 수하물이 23개라고 상세한 내역까지 공개했다.
그럼에도 팬들의 시선은 여전히 곱지 않다. 중국 팬들은 "축구는 별로다. 대중의 자원을 이렇게 많이 차지한다", "그 많은 돈을 돼지 사육에 쓴다면 돼지고기 가격을 조금 내릴 수 있을 것", "내 아들과 마찬가지로 성적도 나쁘고, 가방도 가볍지 않다", "만두 몇 개와 생수 몇 병이면 충분하다. 어차피 성적도 안 나온다" 등의 댓글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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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중국 대표팀, 소후 홈페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