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계를 휩쓴 '위고비 다이어트'의 두 얼굴 [M-scop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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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HN스포츠,

2025년 7월 17일, 오전 11:19

(MHN 홍동희 선임기자) 요즘 연예인들의 SNS나 공식 석상 사진을 보면 깜짝 놀랄 때가 있다. 불과 몇 달 만에 몰라보게 날렵해진 턱선, 슬림해진 몸매로 나타나 대중의 감탄을 자아낸다. 혹독한 식단과 운동의 결과라고 하기엔 그 변화가 너무나 드라마틱하다.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이미 공공연한 비밀처럼 그들의 '비결'이 속삭여진다. 바로 '기적의 다이어트 주사'로 불리는 위고비(Wegovy)다.

할리우드에서는 킴 카다시안을 비롯한 스타들이 애용하는 것으로 알려지며 '셀럽들의 약'으로 유명세를 탔고, 그 유행은 삽시간에 국내 연예계로 번졌다. 컴백을 앞둔 아이돌, 몸매 관리가 필수인 배우들 사이에서 "효과가 확실하다"는 입소문이 돌면서, 위고비는 어느새 가장 뜨거운 '뷰티 아이템'처럼 여겨지고 있다. 하지만 과연 이 유행을 '똑똑한 자기관리'의 일부로만 봐도 괜찮은 걸까?

물론, 카메라 앞에서 1kg의 체중 변화도 민감하게 평가받는 연예인들에게 식욕을 억제하고 체중을 줄여주는 이 주사제가 솔깃한 유혹임은 분명하다. 하지만 한 가정의학과 전문의는 이 유행에 깊은 우려를 표했다.

전문의 A씨는 "위고비는 본래 고도비만 환자의 '치료'를 위해 허가된 전문의약품이지, 정상 체중 범위에 있는 연예인들이 미용 목적으로 쓸 약이 절대 아니다"라며, "메스꺼움이나 구토는 차라리 가벼운 부작용이다. 심각하게는 췌장염이나 장폐색 같은 응급질환으로 이어질 수 있고, 특히 젊은 층이 근손실을 감수하며 이 약에 의존하는 것은 장기적으로 건강을 망치는 지름길"이라고 강하게 경고했다.

더 큰 문제는 이를 무분별하게 조명하는 미디어의 태도다. 'A 여배우의 다이어트 비밀 병기', '아이돌 컴백 필수템'과 같은 자극적인 제목의 기사들은, 전문의약품을 마치 누구나 쉽게 맞을 수 있는 '트렌디한 시술'처럼 포장한다. 이러한 기사들은 그 자체로 거대한 '간접 광고'가 되어, 불필요한 사회적 수요를 폭발시킨다.

결국 이 문제는 연예인 개개인의 선택을 비난하기보다, 우리 사회 전체의 시스템을 돌아보게 한다. 비현실적인 마른 몸매를 강요하는 사회적 시선, 약물의 위험성을 제대로 알리지 않고 가십처럼 소비하는 미디어, 그리고 그 유행을 무분별하게 좇는 우리 모두의 책임은 아닐까.

카메라 앞에서의 완벽한 모습이, 보이지 않는 곳에서의 건강과 우리 사회의 의료 시스템을 담보로 얻어져야 하는 것일까. '기적의 주사'라는 달콤한 이름 뒤에 숨겨진 위험한 그림자를, 이제는 우리 모두가 직시해야 할 때다.

 

사진=유튜브 준호지민, SBS, 유튜브 성시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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