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독시', 쉬운 스토리·300억 실감나는 스케일..韓에 없었던 영화 [Oh!쎈 리뷰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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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

2025년 7월 16일, 오전 04:30

[OSEN=하수정 기자] '전지적 독자 시점'(전독시)은 분명 지금까지 한국 영화계에서 본 적 없는 작품이다. '판타지 소설 속으로 빨려 들어간 주인공이 2시간 내내 게임 퀘스트를 깨는 내용이 과연 어떻게 완성될까?' 반신반의하는 시선도 있었지만, 결론적으로 말하면 기대 이상의 결과물이다. 후속편을 충분히 기다려볼 만하다. 

영화 '전독시'(감독 김병우, 제공 롯데엔터테인먼트·스마일게이트, 배급 롯데엔터테인먼트, 제작 리얼라이즈픽쳐스㈜, 공동제작 MYM 엔터테인먼트·스마일게이트리얼라이즈·㈜더프레젠트컴퍼니)는 10년 이상 연재된 소설이 완결된 날 소설 속 세계가 현실이 되어 버리고, 유일한 독자였던 김독자(안효섭 분)가 소설의 주인공 유중혁(이민호 분), 그리고 동료들과 함께 멸망한 세계에서 살아남기 위한 판타지 액션 작품이다. 총 제작비 약 300억 원이 투입된 대작으로, 동명의 인기 웹소설이 원작이다. '더 테러 라이브'(2013), 'PMC: 더 벙커'(2018) 등을 연출한 김병우 감독이 7년 만에 내놓은 신작이고, 쌍천만 '신과 함께' 시리즈를 만든 리얼라이즈픽쳐스가 제작했다.

학창시절 왕따와 학폭을 겪고 계약직 회사를 마지막으로 출근한 독자는 10년 넘게 읽은 소설의 결말을 비난하면서 작가에게 메시지를 보낸다. 타인을 희생시키고 본인만 살아남은 소설 주인공 유중혁의 엔딩이 마음에 들지 않았기 때문. 독자는 작가에게 배신감마저 느끼는데, 이때 독자의 메시지를 읽은 작가의 답장이 도착한다. 작가는 독자에게 결말을 직접 바꿔보라고 제안하고, 그 순간 소설 속 세계가 현실로 변하면서 독자는 미래를 내다보는 예언자로 활약하게 된다.

특히 원작 소설 '전독시'는 글로벌 누적 조회수 3억 뷰를 돌파할 정도로 엄청난 팬 층을 거느리고 있다. 이 독창적이고 방대한 스토리와 거대한 세계관을 고작 2시간 짜리 영화 한 편에 모두 담기란 불가능하다. 이로 인해 선택과 집중이 필요했고, 김병우 감독은 판타지 세계와 게임 서사라는 어려운 각색 숙제를 '최대한 쉬운 스토리'로 풀어낸다. '독자가 자신이 아닌 모두를 위해서 동료들과 함께 퀘스트를 하나씩 해결해나간다'에 방점을 찍었고, 관객들이 몰입할 수 있도록 돕는다. 화려하고 속도감 있는 전개에 쉬운 스토리를 더한 감독의 역량이 돋보인다.  

물론 원작의 팬이라면 한국의 역사적 위인들이 배후성으로 등장해 그리스 신화의 인물들과 빌런을 처단하는 설정이 빠졌다는 점에서 아쉬울 수 있다. 그러나 이번에 김병우 감독이 집중한 것은 원작의 좋은 가치들 중에 '함께 한다'였다고. 독자를 비롯해 주요 캐릭터들을 소개하고, 그들이 어떻게 만나고, 이기주의를 버리고 동료가 되어가는지 등을 보여 준다. 원작을 보지 않았다면, 위의 설정이 빠진 부분은 크게 신경 쓰이지 않는다. 그만큼 과감한 선택이 통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또한 '전독시'의 최고 볼거리는 지하철 3호선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독자 일행과 괴수들의 어마어마한 전투 신이다. 전체 컷의 80% 이상이 VFX(시각특수효과) 컷으로, CG와 후반 작업 등에 굉장한 공을 들였다는 후문이다. 이 세계관을 구현하기 위한 괴수, 도깨비, 성좌, 어룡 등이 몰입도를 한껏 끌어올린다. 

이와 함께 안효섭을 중심으로 이민호, 채수빈, 신승호, 나나, 블랙핑크 지수, 아역배우 권은성까지 캐릭터를 부족함 없이 소화했고, 안효섭은 첫 스크린 데뷔작임에도 극을 이끌며 고난도 액션으로 깊은 인상을 남겼다.

짧은 쿠키 영상은 후속작을 기대케 하는데, 이번 편에서 생략된 원작의 다양한 설정과 사회적 문제들이 향후 나올 수 있을지 궁금해진다.

7월 23일 개봉, 15세 이상 관람가, 117분.

/ hsjssu@osen.co.kr

[사진] 영화 포스터 및 스틸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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